9월 28일까지 사전컨설팅 뒤 한 달간 신청

수도권에서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3,300㎡ 이상 유휴부지를 정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5,000억 원 규모로 미리 사들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에 대비해 9월 8일부터 ‘2026년도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 매입’ 첫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실제 토지 매각 신청은 9월 29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 달간 받으며, 확보한 토지는 향후 도심 주택공급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 8월 13일 발표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다. 그동안 공공토지 비축은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의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미리 확보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이번에는 주택시장 안정에 필요한 토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수급조절용 비축까지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은 향후 공공사업이나 주택공급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토지를 시장에서 미리 매입해 필요한 시점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주택을 짓기로 결정한 뒤 토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활용 가능한 부지를 사전에 확보해 두면 사업 착수 단계에서 토지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토지 확보 수단으로 이 제도를 처음 시범 적용하는 이유다.
공모 대상에는 공공기관과 기업뿐 아니라 개인 토지 소유자도 포함된다. 신청일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 또는 개인·법인 명의로 등기된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면 기본적인 신청 자격을 갖출 수 있다. 다만 실제 매입 여부는 공익사업 활용 가능성과 공공비축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결정한다.
토지가 있다고 모두 신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청일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3,300㎡ 이상 토지여야 한다. 약 1,000평 이상 규모의 주거 개발 가능 토지를 대상으로 하는 셈이다.
제외 조건도 명확하다.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토지와 근저당이나 압류 등이 설정된 토지는 매입 대상에서 빠진다. 취득이나 이용에 제한이 있는 농지와 임야 등도 대상에서 제외돼 실제 신청 전 토지의 용도와 권리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매입 규모는 총 5,000억 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선정한 2명의 감정평가사업자가 각각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한 금액 이내에서 토지 소유자와 협의해 최종 매입가격을 결정한다. 본인 소유 토지와 비교해보면 단순히 희망가격을 제시해 매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감정평가 결과가 가격 협의의 기준이 된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매입 절차는 사전컨설팅부터 시작된다. 9월 8일부터 28일까지 수도권에서 사업 활용이 가능한 유휴토지를 가진 기관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사전컨설팅이 진행된다. 토지가 기본적인 매입 조건에 해당하는지 미리 살펴볼 수 있는 단계다.
정식 신청은 9월 29일부터 10월 28일까지 한 달간 받는다. 토지 소유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수도권 4개 본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한국토지주택공사 누리집을 이용해 매각신청서와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다.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제출서류는 9월 8일부터 게시되는 ‘2026년도 수급조절용 공공비축토지 매입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청이 끝나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매각 희망토지의 활용 가능성과 비축 적정성을 심사한다. 적격 여부는 2026년 12월 통보할 예정이며 이후 2027년 1월 측량과 감정평가, 가격 협의 절차가 이어진다. 최종 계약 체결 시점은 2027년 2월로 계획돼 있다.
이번 공모의 핵심은 단순한 토지 매입보다 수도권에서 실제 공동주택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부지를 미리 확보하는 데 있다. 도심에서 주택공급 사업을 추진할 때 토지 확보가 늦어지면 전체 사업 일정도 함께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전에 확보한 토지를 향후 주택공급 수요가 발생하는 시점에 신속하게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서울·경기·인천에서 3,300㎡ 이상의 개발 가능한 유휴토지를 보유한 개인과 법인에는 새로운 공공 매각 경로가 생겼다. 다만 건축물 존재 여부와 근저당·압류 등 권리관계, 농지·임야 여부 등에 따라 신청 가능성이 달라지는 만큼 매각을 검토한다면 먼저 공고문의 세부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9월 28일까지 진행되는 사전컨설팅을 활용하면 정식 접수 전에 토지의 적합성을 점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윤근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을 통해 수도권 내 확보된 토지가 도심 내 주택공급으로 신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주택공급을 위한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시행하는 첫 시범사업인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에서 토지 확보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게 된다. 주택 수요가 발생한 뒤 부지를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발 가능한 토지를 미리 확보해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는 방식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5,000억 원 규모의 첫 공모에서 실제 어떤 지역과 규모의 토지가 선정되고 향후 주택사업으로 연결되는지가 제도의 실효성을 판단할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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