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골디락스, 이명박 중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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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골디락스, 이명박 중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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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 없는 중도는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줄 것

 
   
  ▲ 지난 6월 16일 미 백악관에서 가
ⓒ Reuters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부정선거여부를 놓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내정간섭 시비를 피해 조용하고도 부드러운 발언을 접고 한 층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오바마는 23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시위사태에 대해 "지난 며칠 동안 협박과 구타, 그리고 투옥으로 공포스러우며 분노했다" 면서 "이란인 상당수가 이번 선거가 합법적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선거의 합법성에 대한 중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거론하며 이란 정부의 정통성을 문제 삼았다.

오바마는 이어 이란의 한 여성이 거리에서 총격을 받고 희생되는 장면을 보고 "가슴이 찢어지는 장면" 이라고 말하고 "이러한 손실은 (속이)쓰리고 고통스럽지만 정의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선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면서 시위대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이 같은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은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이란 비판이라면서 이란과의 화해를 추구한 오바마의 중동 전략은 당분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보도한 반면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Politico.com)는 오바마가 이란 정책을 '골디락스 법칙(Goldilocks Performance)' 이라고 평가하는 등 오바마의 대 중동 정책에 대한 미국 언론의 시각이 갈렸다.

골디락스란 영국의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Goldilocks and the three bears)"에서 유래된 말로 금발의 미녀(소녀) 골디락스가 숲 속을 헤매다가 아무도 없는 빈 집을 찾아 들어가 보니 식당에 죽 세 그릇이 있었다. 골디락스는 그중 너무 뜨거운 것도, 너무 차운 것도 아닌 적당한 것을 찾아 먹는다(not too hot, not too cold). 또 그 소녀는 세 개의 침대 중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푹신푹신하지도 않은 적당히 부드러운 침대에 누워 잠을 자다가 곰 가족들에게 들켜 도망쳐 나온다는 이야기이다.

오바마는 5월초 이집트 카이로대학에서 대 아랍권 화해 연설을 통해 아랍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아랍인들의 대 미국 이미지 개선에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오바마의 이 같은 강온 전략 즉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골디락스 법칙에 입각한 전략이 앞으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보수를 기반으로 한 중도로 가겠다는 이른바 근원적 처방의 하나를 들고 나왔다. 박형준 대통령실 홍보기획관은 이것을 두고 이른바 '트라이앵귤레이트(triangulate)' 라고 칭하고 보수와 진보가 맞나는 삼각형의 꼭지점이라고 규정했다. 양쪽을 모두 아우른다는 면에서는 그럴듯하지만 자칫 양쪽 모두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소지가 없지 않은 매우 조심스러운 꼭지점이며 이는 오바마의 골디락스 법칙과 전혀 다른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22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무식의 극치다. 피아식별 기능이 마비된 듯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강화'에 대해 신랄하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누가 공동체인 대한민국의 적이고 동지 인지를 구분하는 게 이념" 이라며 "이념을 포기한 이 대통령은 피아식별 기능이 마비된 듯하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이른바 진보진영의 인사들로부터는 "중도 강화는 참 잘 한 것" 이라는 환영의 글 한 줄 없었다.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줄곧 국정 운영에 강경기조를 유지해오며 공권력을 더욱 강화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정책을 기조로 삼아왔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재수입을 놓고 벌어진 촛불정국, 올 예기치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조문 정국, 미디어법 6월 강행 처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어렵게 구축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트라이앵귤레이트' 라는 중도 강화 기조는 누구를 위해, 무엇으로, 어떻게 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립 서비스인 '구두선' 에 그칠 공산이 커 보이는 것은 왜일까. 모두를 아우른다는 참으로 그럴듯한 서류상의 정책기조는 될지언정 국민들에게 진성성이 보이지 않는 지금까지의 행보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이것 또한 '언어의 유희(talk only)'에 지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국사회는 마치 한국상회(Korea Business Corp.)인양 과거 건설회사 최고경영자(CEO) 마인드로 한국 사회를 이끌려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나아가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캐캐묵은 낡은 법이나 이제는 버려야 할 서랍 속에나 있어야 할 이념을 꺼내어 먼지 털고 써먹으면서 한국사회를 과거로 자꾸 되돌리려하고 있다.

어쩌면 사소한 것 같지만 2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994년에 이미 사라진 "대한늬우스(대한뉴스)"를 다시 극장에서 상영한다는 것이다. 1분 30초 길이의 이 'MB판 대한늬우스' 의 내용은 '4대강 살리기 홍보' 라고 한다. 내 돈 내고 즐겁게 영화 보러 극장에 들러 보고 싶지도 않은 일방적인 '4대강 살리기 홍보 늬우스' 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은 어떨까? 국민들의 선택권을 앗아가는 과거의 폐습이 현 정권의 뇌리에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나 하나뿐일까?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과거' 가 미래를 이겨본 적이 없다. 아니 이길 수가 없는 현상이다. 과거는 미래를 내다보는 하나의 수단은 될지언정 미래 자체를 변화시키거나 압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미래로 뚜벅뚜벅 나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는 과거의 망령들이 가로막고 서서 미래를 망치게 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 같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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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저 2009-06-25 14:59:32
마저, 청아대에는 살찐 곰들로

허참 2009-06-25 15:04:54
곰 발바닥 요리는 비싸다며?

익명 2009-06-25 17:40:25
MB. 한마디로 뜨뜻미지근한 인간

곤두박질 2009-06-25 18:02:25
대한늬우스 ? 거 좋지......

오타 2009-06-27 10:00:46
쾌쾌묶은을 캐캐묵은 으로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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