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고통은 정치인 부자의 길” : 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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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고통은 정치인 부자의 길” : 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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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정부와 네포 베이비들의 탈선 타도를 위한 네팔의 Z세대의 시위 

“정치인들은 우리가 고통받는 동안 부자가 된다. 그래서 나는 48시간 만에 우리 (네팔)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주었다.” 네팔의 Z세대 시위대는 48시간 만에 정부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 승리는 큰 대가를 치렀다.

영국의 BBC 뉴스는 17일(현지시간) 네팔의 Z 세대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네팔의 이 Z세대 시위 주최자 중 한 명인 타누자 판데이(Tanuja Pandey)는 “우리는 자랑스럽지만, 트라우마, 후회, 분노가 뒤섞인 감정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정부 시위 도중 72명이 사망한 지난주, 히말라야 국가 네팔에서 수십 년 만에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시위였다. 관공서, 정치 지도자들의 관저, 그리고 2024년 7월 개장하는 힐튼 호텔과 같은 고급 호텔들이 방화, 파손, 약탈당했다. 전직 총리의 아내는 자택에 불이 난 후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수석 고문 아시시 프라단(Ashish Pradhan)은 이번 시위가 “수십 년간의 부실한 통치와 국가 자원 착취에 대한 네팔 현 정치권의 전면적인 거부”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정부 서비스 피해가 “약 9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5년 지진 피해에 버금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괴는 수도 카트만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최소 300개의 지방 정부 사무실이 피해를 입었다. 카트만두 포스트에 따르면, 재정적 손실은 3조 네팔 루피(약 29조 5,200억 원)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네팔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절반에 해당한다. 또, 사무실들은 군중의 공격을 받고 방화됐다.

* 힘 있는 네팔 정치인들의 자녀, 네포 베이비(Nepo babies)

지난 9월 8일 치명적인 시위가 발생하기 이틀 전, 24세 환경 운동가인 타누자 판데이 는 이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산맥 가운데 하나인 추레(Chure)지역의 광산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그녀는 네팔의 자원은 “정치인들의 유한회사”(politicians' private limited companies)가 아니라 “국민의 것”(belong to the people)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부패와 국가 부의 오용에 맞서 행진”할 것을 촉구했다.

아시아의 많은 청년 운동과 마찬가지로 네팔의 Z세대 시위는 지도자 없이 진행되었다. 네팔 정부가 현지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로 26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금지하기로 결정 후, 다른 사람들도 판데이 씨와 비슷한 호소를 했다.

수개월 동안, 모든 계층의 강력한 힘이 있는 정치인들의 자녀인 “네포 베이비”(nepo babies)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는데, 이들은 소셜 미디어(SNS)에서 ‘설명할 수 없는 부를 과시’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가장 화제가 된 사진 중 하나는 지방 장관의 아들인 사우갓 타파(Saugat Thapa)가 루이비통, 구찌, 까르띠에 등 명품브랜드 상자로 만든 크리스마스트리 옆에 서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에 그는 “부당한 오해”라며 “아버지는 공익 활동으로 번 돈을 모두 지역 사회에 돌려주셨다”고 반박했다.

판데이 씨는 “네포 베이비 콘텐츠”를 거의 다 시청했지만, 정치인 가족의 호화로운 삶과 걸프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평범한 젊은 네팔인의 삶을 대조시킨 한 영상이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교육받은 청년들조차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임금보다 훨씬 낮은 임금으로 인해 나라를 떠나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네팔은 젊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10년간의 마오쩌둥주의(모택동주의) 주도 내전으로 1만 7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후, 2008년에 공화국이 되었다.

하지만 약속했던 안정과 번영은 실현되지 않았다. 지난 17년 동안 네팔에는 14개의 정부가 들어섰지만, 5년 임기를 완전히 마친 지도자는 하나도 없다. 네팔의 정치는 마치 의자 뺏기 게임(game of musical chairs)과 같다. 공산당과 중도파 네팔 의회가 번갈아 가며 통치하고 있다. Z세대 시위로 사임한 KP 샤르마 올리(KP Sharma Oli) 총리를 포함한 세 명의 지도자가 여러 차례 권력을 되찾았다.

네팔의 1인당 GDP는 1,500달러 미만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남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가 되었다. 인구의 약 14%가 해외에서 일하고 있으며, 가구 3가구 중 1가구는 송금을 받아 겨우 연명한다.

판데이 씨는 네팔 동부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고, 아버지는 은퇴한 공무원이다. 3년 전, 그녀는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현재도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비 때문에 가족은 거의 파산 직전이 되었고, 언니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호주로 이주했다.

시위가 시작되기 전, 판데이 씨는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비폭력과 존중을 강조하고 참가자들에게 ‘납치범’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상기시키는 지침을 만들었다.

9월 8일 아침, 그녀는 친구 몇 명과 함께 카트만두 중심부에 있는 거대한 교통섬인 마이티가르 만달라(Maitighar Mandala)에 도착했다. 그녀는 기껏해야 수천 명 정도만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군중은 계속 불어났다.

26세 시위자 아크리티 기미레는 처음에는 평화롭고 공동체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자리에 앉아 옛 네팔 노래를 불렀다. 슬로건을 비롯한 모든 것이 너무 재밌어서 즐거웠다. 그리고 나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이 우리를 방해하는 차량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다."

판데이 씨와 기미레 씨는 모두 정오 무렵, 군중이 의회가 있는 뉴 바네슈워(New Baneshwor)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위험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하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판데이 씨는 이 사람들이 Z세대 시위대의 평균 연령보다 더 높아 보였다고 말했다.

기미레 씨는 그들이 침입자였다고 생각한다. “평화로운 시위대, 즉 진정으로 무언가를 위해 온 사람들과 폭력을 행사할 의도로 온 사람들을 구별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가 의회 주변 경비를 뚫으려 하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그리고 총격을 가했다. 실탄이 사용되었다는 증거가 있으며, 경찰은 학생들에게도 총격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음 날, 혼란과 폭력이 만연했다. 시위대는 의회, 총리실, 그리고 다른 정부 청사들에 불을 지르며 보복했다. 판데이 씨와 기미레 씨는 모두 실내에 머물며 온라인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기미레 씨는 지도자들의 집이 파괴된 것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모든 일의 결과에 마침내 직면하는 것을 보고 정말 기쁘다”고 말했지만, “분위기는 곧 어두워졌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석유가 가득 든 병을 들고 있는 걸 봤다. 오토바이에서 석유를 훔쳐 왔다. 의회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위는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네팔 군 병력이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투입되면서 어느 정도 평정을 되찾았다. 며칠 동안 통행금지가 시행되었다. 그 주 후반에는 수실라 카르키(Sushila Karki) 전 대법원장이 임시 총리로 임명되었다. 그녀는 시위대의 지지를 받아 총리직에 임명되었다.

판데이 씨는 “나라를 효율적으로 이끌고, 정해진 시간 내에 선거를 실시하고, 국민에게 권력을 이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팔의 정치적 미래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컬럼비아 대학의 남아시아 전문가인 루멜라 센(Rumela Sen)은 “군대가 건전한 정신과 안정의 목소리로 전례 없이 미화되는 것을 보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군부의 초청으로 진행된 초기 협상에 두르가 프라사이(Durga Prasai)가 개입한 것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표하고 있다. 프라사이는 지난 3월 폭력적인 친왕정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는 인도로 도피했지만, 네팔로 송환되었다. Z세대 시위대는 그의 개입을 문제 삼아 협상장에서 퇴장했다.

이번에 시위에 참여했던 판데이 씨는 “네팔 Z세대에게 정치적 각성을 가져다주었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거나 불의를 용납할 생각이 없다. 이것은 단순한 부드러운 넛지(gentle nudge : 슬쩍 푹 찔러 보기)가 아니다. 수십 년간 권력을 독점해 온 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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