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주현이 페이소스 가득한 열연으로 히로인으로 등극했다.
박주현은 KBS 2TV 수목드라마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연출 조웅/극본 허성혜, 이하 ’너가속‘)에서 활력 넘치는 선수 박태양과 정을 목말라하는 인간 박태양의 온도차 넘치는 모습을 완벽히 소화하며 ’괴물 배우‘로서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그 중 인간관계 속 애정에 대한 갈증을 절절히 그려내며 ’너가속‘의 히로인으로서 박주현이 남긴 명장면들을 되짚어 봤다.
# “그니까 삼 년 동안 문자 한 통 없었겠죠” (5회)
의문의 사건 이후 태양은 배드민턴계를 떠나게 되고, 양 아버지이자 코치인 박만수(전배수 분)와의 연락 또한 끊기게 된다. 유일하게 연락이 되었던 때는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았던 순간 뿐.
이후, 복귀한 태양의 재기를 향한 박만수의 그칠 줄 모르는 다그침에 태양은 “알아요. 운동 안 하는 딸은 딸도 아닌 거. 그러니까 삼 년 동안 문자 한 통 없었겠죠”라고 서운함을 내비쳤다. 박주현은 홀로 씹어 삼킨 박태양의 깊고 짙은 서글픔을 그렁그렁한 눈빛과 서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왜곡 없이 촘촘히 전달했다.
# “나 사랑해줘서 고마워“ (10회)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 박준영(박지현 분)과의 풀리지 않는 오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태양. 기댈 곳 없는 마음에 친엄마를 찾아 갔지만 위안은커녕 더 큰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차오르는 감정을 혼자서만 달래야 했던 하루, 유일한 내 편인 박태준(채종협 분) 앞에서 결국 참았던 눈물을 보이고, 괜찮다며 달래주는 첫 위로에 “나 사랑해줘서 고마워”라며 서러움을 쏟아내고 만다.
토닥이는 다정한 손길에도 서러움을 표현하는 것이 익숙지 않은 듯 감정을 꾹꾹 눌러 삼키려다 이내 토로하듯 흐느끼는 박주현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태양의 감정에 동화시키기에 충분했다.
# “날 왜 안 사랑했어?“ (11회)
결국 과거의 잘못을 세상에 고백한 후 친엄마를 다시 찾아가고, 왜 자신을 버렸냐고 묻는다. 너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엄마의 말에 태양은 “사랑에 돈 들어? 핑계 대지마. 그냥 날 안 사랑 한 거야. 날 왜 안 사랑했어? 내가 안 예뻤어? 귀엽지도 않았어? 날 왜 사랑 안했어 왜 나를 버렸어” 라며 오열한다. 매사 씩씩한 모습만 보여줬던 태양의 속내가 처음으로 드러난 순간, 시청자의 몰입도는 절정에 달했다.
이처럼 폭발하는 감정선에서 박주현의 짜임새 높은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서러움, 미움, 애정, 연민에 이르기까지 상대를 향한 다채로운 감정의 폭포 속에서 박주현은 이를 영리하게 조절하며 페이소스 가득한 연기로 보는 이들을 드라마 속 상황으로 빨려들게 했다.
이렇듯 빼곡히 자신만의 연기세계를 펼치고 있는 박주현. 스스로 존재를 증명해내는 박주현이 앞으로 종영까지 3회를 남기고 있는 ‘너가속’에서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킬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는 KBS 2TV에서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된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