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무수리기간 내년 4월 임박...부품수급 등 안정성 우려 대두
인천교통공사가 바이모달트램(Bi-modality Tram, 전천후 자동조향 유도버스)을 지향하며 도입한 '청라 GRT(Guided Rapid Transit, 이하 GRT버스)'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운행을 시작한 GRT버스는 잦은 고장으로 올해 7, 8월 두 차례 운행을 중단한 데에 이어 약 두 달간의 점검 및 수리를 거친 후 운행을 다시 재개했다. GRT버스 사업은 대당 16억여원씩 총 4대의 버스 구매에 60억원이 넘는 금액이 투입됐다.
GRT버스의 완성도와 안전성에 대한 의혹제기가 이어지자 교통공사는 지난 27일 GRT 차고지에서 언론사와 주민을 대상으로 ‘청라GRT 바이모달트램 운행재개’ 설명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교통공사의 이날 설명회에서도 불완전한 조치사항이 드러나 재조사와 인천교통공사의 책임회피식 설명에 불가한 모호한 답변이 이어져 오히려 부실버스 논란만 더 커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GRT버스의 차량 상부에 있는 배터리함은 빗물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천막으로 덮어놨고, 기어박스는 윤활유가 누수돼 실리콘으로 씰링을 했으나 기어박스에서 누유는 계속 진행 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인천교통공사측은 지속적으로 윤활유를 보충하면서 운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또한 습기가 발생해 교환했다는 전면램프도 여전히 습기가 찬 채 장착되어 있어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통공사는 중요 구조물인 차체하부의 경우 균열부위를 용접하고 전체적으로 보강재(사진 주황색 부분)로 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균열이 발생하면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주민들이 애초에 완벽하지 않은 차량을 구매한 이유를 묻자 교통공사는 "주민들이 신속한 도입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A씨는 “우리가 요구한건 멀쩡한 차량이었다”며 “우리가 하자투성이의 차량을 원했다는 말이냐?”라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GRT버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디젤과 배터리로 구동되고 있다. 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고, 배터리가 충전되면 엔진이 구동을 멈추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GRT는 원활하지 않은 작동으로 현재 디젤 엔진이 상시 구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RT버스의 의무수리 기간은 내년 4월까지다. 하지만 잦은 고장과 원할치 못한 부품 수급으로 이후 운행시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GRT버스의 제작사는 AS기간 중인 현재에도 전체부품을 예비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로, 의무수리 기간 이후에는 부품수급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GRT버스가 애초 목표로 삼은 '무인운전 전자동 굴절버스'의 실현 가능도 현재로서는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교통공사마저 “무인운전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도 않았으며 언제 개발될 지도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첨단 교통수단이 도시를 활보하는 국제도시 청라를 꿈꾸며 GRT 비용을 분담한 청라 주민들이 현재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A씨의 “본인들 돈이라면 이런 차량을 구매했겠냐?”며 “차라리 전부 폐기하고 일반버스로 바꾸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 같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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