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김선일 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도 기형적인 한미동맹이 부른 비극이다. 진작에 아프간에 탈레반 세력이 확장되도록 적극 기여한 미국이 대테러전쟁이라는 명목으로 탈레반을 축출하고 다시금 미국 입맛에 맞는 정부를 세워 아프간의 내전을 격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미국 혼자 짊어지기 싫은 침략의 부담을 연합군이라는 이름으로 덜어내기 위해서 미국의 령을 거역할 수 없는 나라들에게 파병을 강요했다.
물론 한국정부에겐 굳이 강요할 필요도 없었다.
한국정부는 미국이 요청하는 것이라면 100% 관철해야 한미동맹이 흔들림 없고 국민의 잠자리가 편하다고 신앙 이상으로 믿어왔다.일이 이렇게 된 마당에도 무모한 대테러전을 끝내자는 말 한 마디, 저 악화일로를 치닫는 중동의 상황을 어쩔 것이냐는 항의 한 마디, 미국정부를 향해 하지 못한다. 어차피 미국의 제가 없이는 포로석방 하나 할 수 없는 아프간 신정부에게 전화나 하는 것은 무용한 몸짓일 뿐이다.
한국인 포로가 생존해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미군이 여전히 아프간에서 탈레반 축출을 위한 군사작전을 강행했고 그로 인해 탈레반 수 십 명이 사망했다. 보복에서 보복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예측하면서도 ‘완전히 토벌하면 된다’, ‘대테러전에서 몇 명의 목숨 쯤 은 희생해도 상관없다’는 자세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군사행동을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함구하고 있는 것은 또 뭔가.
한국사회에서 가장 심각하게 재고해야할 ‘맹신’은 바로 ‘한미동맹’을 향한 그것이다. 미국이 하는 것이라면 대부분 옳고, 다소 그른 것이 있더라도 동의하는 것은 한미관계에서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부른 후과는 이렇게 걷잡을 수 없다.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외친다.
돌아오라! 침략전쟁에 동원된 한국군들.
돌아가라! 남의 영토를 타고 앉아 분노를 부추기는 제국주의의 군대들.
2007년 7월 26일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황선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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