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 도둑놈이 귀 막고 종 떼 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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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 도둑놈이 귀 막고 종 떼 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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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자의 엄이도령은 축출 감

 
   
  ▲ 엄이도령  
 

한 나라의 통치자 치고는 졸부보다도 못한 현실인식이다.

노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광주·전남 노사모 회원들과 가진 간담회 발언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전체가 22일 공개됐다는데 가관이다.

이 녹음 파일을 한 회원이 노사모 홈페이지에 공개했다는데, 55분 분량으로 김모 노사모 대표가 몰래 녹음한 것이라 한다.

이 녹취록에 의하면, 당시 노 대통령은 경제 문제와 관련,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중 빨간 불이 켜진 곳은 없다’며 ‘성장은 빨간 불이 아니다. 세금은 국민 부담 보험료를 포함해도 낮다’고 했다”하니, 경천지동할 일이다. 현실인식이 가히 혼자만 블루오션이다.

이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23일,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중 빨간 불이 켜진 곳은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분노, “노 대통령은 색맹(色盲)인가”라고 일갈했다. 너무나 당연한 비판이라 생각된다.

대한민국 현실은 양극화의 심화와 하루 30~40명이 자살 하는 등 OECD국가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희망이 없어 죽어가는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고작 한다는 소리가 정신 나간 노빠 몇 명 불러다 놓고, 그래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중 빨간 불이 켜진 곳은 없다”고 말을 할 수가 있는가?

총체적으로는 수출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대기업 위주의 편중된 실적에 불과하며, 소득의 양극화 심화는 천당과 지옥처럼 벌어져 국민 간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을 정도다. 모든 것이 아마추어 국정운영에 기인하는 바 크기 때문이다.

가진 자는 더욱 아파트 등의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높여갈 때 직장인들은 평생 집하나 사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참여정부를 저주하는 데, 뭐? “빨간불 켜진 곳은 없다”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로다.

중소기업은 하루도 내다보지 못하는 아마추어 경제정책에 실망하여 한국 탈출러시를 이루고,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못 믿을 불안한 정책으로 쌓인 돈을 풀지 않고 쟁여놓고 있는 상황이니, 나라가 더욱 힘들어짐은 불문가지다.

이에 백성들은 여기저기서 ‘참여정부’ 욕하면서 곡소리 하느라 바쁜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을 부러워하면서 ‘똑 같이 일하고도 반도 못 받는 급료’에 서글픔을 넘어 한숨 쉬고, 그도 부럽다고 올려다보는 20, 40대는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현실 속에서 희망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그런데 샥스핀 즐기며 탱자 탱자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중 빨간 불이 켜진 곳은 없다”고 국민 염장 지를 수 있는가? 과연 제 정신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실정으로 성난 민심에 의해 쫓겨날지도 모를 아주 심각한 레임덕에 걸려 있음에도 상황인식을 제대로 못하고 있음은 가히 이승만 정권을 쏙 빼 닮았도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부속실장, 기획조정비서관(1급)을 거쳐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를 지낸 고재방 광주대 교수(법정학부)가 주장하는 '레임덕론'처럼 “내일 당장 정권이 끝난다 해도 장.차관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수백 명”이 있어 그들과 술 마시고 밥 먹으니 레임덕이 아닌 줄 알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고 교수 말처럼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임기 말 권력 누수)은 관료사회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공무원을 지휘하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청와대 참모들만 레임덕 현상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현재의 노무현정권을 정확히 지적하는 말인 것 같다.(23일 중앙일보 인터넷 판 참조)

올바른 현실 인식을 주지시켜 정확한 정책 대응을 하도록 해야 할 청와대 비서실 및 주변 인물들은 어떠한 보고를 올리기에 이처럼 현실감각이 무디고 구름 위에서 ‘고추를 말리는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사시게 하는가?

혹시 방귀를 뀌셔도 어느 정권 때처럼 “아주 시원하시겠습니다. 샥스핀냄새처럼 향기롭습니다”라고 십상시(十常侍)와 같은 간신배 오도 방정 떨듯 하는 자들이 빽빠지 입고 넙죽 기분 맞추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

쌍꺼풀 수술을 하여도 “장동건이처럼 대한민국 최고의 미남이십니다”라고 아부의 극치를 이루는 자들이 없고서야 어찌 레임덕 속에서도 눈이 멀어 빨간불을 보고도 ‘블루오션’을 찾고 파란불이라 억지주장을 펴는가?

아무리 천하의 진시황이 죽었어도 그렇지, 조고(趙高)라는 내시환관이 전권을 휘두르며, ‘사슴을 가리켜 말이다’라고 지록위마(指鹿爲馬)하더라도 인지가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 아직도 “예. 사슴이 말이고 말이 사슴입니다”라고 엉터리 보고를 할 수 있는가?

벌거벗은 임금이 ‘자기 귀를 막고 종(鍾)을 망치로 깨서 훔쳐가는 엄이도령(掩耳盜鈴) 식’ 도둑놈이 아니고서야 어찌 ‘자신의 귀를 막고 듣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듣지 않을 것처럼 어리석은’ 발언을 하는가?

‘여씨춘추(呂氏春秋)’에 의하면, 진(晋)나라의 고관대작인 범(范)씨가 다른 네 사람의 빽빠지 입은 간신배들의 모함에 걸려 망하자, 설상가상으로 혼란한 틈을 타 한 도둑놈이 무거운 종을 훔쳐가려했다. 종이 너무 무거워 망치로 깨서 가지고 가려고 종을 후려치자, “때앵~때앵~~”하고 소리가 워낙 커 이웃주민들이 들을 것을 염려했다.

그리하여 어리석은 도둑놈이 궁리한 끝에 나름대로 신출귀몰한 방법을 발견했으니, 바로 자신의 귀를 막고 종을 깨자는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아뿔사! 귀를 막고 쇠망치로 열심히 종을 깨서 훔쳐 가지고 가다가 주민들에게 들켜 망신당하고 맞아죽었다는 의미 있는 고사 성어다.

작금 올바른 진언으로 국정을 바르게 도모해야할 측근들이 노대통령의 오기와 센 고집과 같은 개인적 성향 때문에 제대로 현실상황을 보고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여씨춘추’에 보면, 자기 귀 막고 종을 깨서 훔쳐 달아나는 어리석은 엄이도령을 빗대 통치자를 꾸짖었듯이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적 인품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를 보좌해야할 인물들도 매우 올곧고 현명해야한다.

‘여씨춘추’에 능력 있고 똑똑했던 명군(明君)으로 위문후(魏文候)를 예로 들면서 바른말 하는 신하들을 소중히 여겼다한다. 일례로 당시에도 권력의 주변에는 빽빠지 입고 임금의 좋은 점만을 얘기하는 아부꾼과 십상시 같은 간신배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그러한 간신배들 중에도 임좌(任座)는 달랐다. 임좌는 임금의 숨은 약점을 일부러 들춰내어서 얘기했다. “임금께서는 중산(中山)을 멸한 뒤에 공이 큰 아우를 그곳에 봉하지 않고 나이어린 태자를 그곳에 봉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십니다”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였다. 간신배들이 들으면 귀가 막히고 곧 임좌가 맞아 죽거나 쫓겨나거나 유배지로 떠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의(義) 곧은 신하가 있었으니, 바로 적황(翟黃)이 또다시 아뢰었다.

“우리 임금님은 밝으신 분입니다. 옛말이 임금이 어질어야 바른 말을 할 수 있다 했습니다. 방금 임좌가 바른말 하는 것을 보고 임금께서 올바르고 밝으신 임금님이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하였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올바른 진언을 올리는 두 신하의 우국충정을 진심으로 파악하고 위문후는 기뻐하면서 그들의 말을 따라 나라를 평안케 했다. 그 임금에 그 신하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참으로 한탄스럽고 개탄스럽다. 십상시와 같은 간신배들만 날뛰는지 ‘빨간불도 파란불’로 보이는 어리석은 세태가 되고 말았다.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의 청와대에서는 이러한 올바르고 입 바른 진언 한마디라도 올릴 수 있는 참 신하(측근)가 있기는 있는 것인가? 아니면 엄이도령 하는 임금에 지록위마 하는 신하들만 득실대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코드 맞는 유유상종의 정저지와(井底之蛙)들만 개굴개굴 샥스핀 즐기며 ‘가는 세월 그 누가 붙잡느냐’고 세월만 탓하면서 계속 ‘빨간불도 파란불’이라고 억지 부리며 엄이도령과 같은 짓만 하고 있는가? 어찌 빨간 불을 보고도 파란불이라고 정신병자처럼 지록위마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는 위문후와 같은 현명하고 어진 임금과 임좌,적황 같이 입바르고 올곧은 진짜 충신들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저 시대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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