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늘어난다는 얘기에 굳이 배 아파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 편하게만 이 소식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자신의 부가 늘어나는 만큼 과연 이들 부유층들이 자신의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세금이다.
2005년 말 국세청에서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4년을 기준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신고한 연간 4000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을 신고한 사람의 수는 23,986명으로 확인되었다. 금융자산 100만불, 약 10억원이 넘는 여윳돈을 굴리고 있는 86,700명 중 28% 정도만이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를 하고 나머지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누진세율 적용을 받는 종합과세대상자에서 빠져나간 셈이 된다.
또한 해당 조사결과를 발표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의 부유층이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증가한 이유가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소득세법상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식보유자들의 얻은 주식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은 보유주식이 비상장주식이거나 주식 지분율이 3%이상 또는 지분총액이 1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과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식매각을 통해 얻은 대부분의 시세차익에 대해서는 한 푼의 세금부담도 없이 고스란히 자신의 몫이 되는 것이다.
결국 현재 한국의 조세제도상 대부분의 부자들은 자신이 얻은 막대한 금융소득에도 불구하고 그 소득의 극히 일부분인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서만 14%의 단일세율로 세금을 내고나면 어떠한 부담없이 마음껏 자신의 부를 불려나갈 수 있다. 더군다나 이들 86,700명의 백만장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가 2천3백억 달러, 230조원에 이르고 있지만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금융재산에 대하여는 한 푼의 보유세도 부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도 한국의 조세제도가 유달리 부유층에 관대한 또 하나의 증거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한국의 부자들의 과연 자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 조사결과를 접하면서 대다수 서민들이 느낄 수밖에 없었던 허탈감, 부자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탓할 수 있겠는가?
부자들이 자신의 부와 소득에 걸맞는 세금납부를 이행하지 않은 한 조세정의, 조세형평성을 얘기할 순 없다. 국민 모두가 헌법 제38조에 규정되어 있는 ‘납세의 의무’를 자신의 신성한 사회적 책무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부유층에게 지극히 관대하기만 한 현행 조세제도는 시급히 개선하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이 이미 2004년에 국회에 제출한 바 있는 소득세법 개정안은 시급히 처리되어야 한다.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를 전면 도입하고, 현행 4000만원으로 되어 있는 금융소득종합과세 적용기준을 1,000만원으로 대폭 인하하여야 한다. 또한 부유층들의 절세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는 금융자산에 대한 수십 종의 비과세감면규정도 시급히 정비되어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정상적으로 세금이 부과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현재 부동산에 대해서만 낮은 세율로 부과하고 있는 보유세 체계를 금융자산 등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해 부과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세율도 현재보다는 누진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자신의 부와 소득에 걸맞게 누진적으로 세금을 납부토록 하는 것이 부유세의 정신이자, 바로 조세정의이다.
2006년 10월 11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의장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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