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족오 심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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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 심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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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의 중간은 삼각형의 한 각일 수도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하나 안에 온통이 있고 여럿 안에 하나가 있네.
하나가 곧 온통이듯 여럿은 곧 하나일세.

- 의상의 화엄일승법계도 중에서 -

다음은 3-2-1-0 공간차원 이동이다. 세모뿔은 입체 중에 가장 단순한 꼴이다. 세모뿔을 위에서 보면 삼각형이다. 삼각형을 앞에서 보면 양끝이 닫힌 일직선이다. 직선을 옆에서 보면 점이다. 점은 위치는 있는데 크기가 없다.

있는데 없다(有而無), 즉 무한소(無限小)이다. 그러나 무한소가 줄서서 양극(兩極)을 이룬다. 양극에서 있다는 없다가 아니며(有非無), 없다는 있다가 아니다(無非有). 그런데, 위에서 내려다보니까 양극은 삼각형의 한 부분이었다. 알고 보니, 양극 사이의 어느 한 곳은 세 번째 극의 그림자였다. 이때 제3극의 다른 한 끝은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다(非有非無).

반도체(半導體)는 제3의 전기재료이다. 한 60년 전만해도 도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절연체도 아닌 반도체는 한마디로 어설픈 존재였다. 기껏해야 수동적으로 전류의 크기를 제한하는 저항체 재료로 사용됐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은 잘 알다시피 전자회로의 핵심인 트랜지스터를 반도체로 만든다. 이것은 반도체의 에너지 공간이 상온에서 독특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다.

무한소는 비이(非二)로, 그 구조를 심플렉스(simplex)로 볼 수 있다. 그러면 양단은 유무(有無)이며, 그 구조를 듀플렉스(duplex)라 할 수 있다. 이때 비유비무의 극까지 포함한 평면 삼각형은 멀티플렉스(multiplex)의 한 장치일 수 있다. 그렇다면 입체 세모뿔은 컴플렉스(complex)이며, 여기서 형성된 제4 극은 비비무 비비유(非非無 非非有)가 될 것이다.

불가(佛家)는 순환을 믿는다. 비이(非二) 심플렉스는 본연(本然)의 공(空)이다. 그러면 유무(有無) 듀플렉스(duplex)는 속념(俗念)의 색(色)이다. 이때 비유비무(非有非無) 멀티플렉스(multiplex)는 해탈(解脫)의 정각(正覺)이다. 그렇다면 비비무 비비유(非非無 非非有) 컴플렉스(complex)는 열반(涅槃)의 중도(中道)가 될 것이다. 컴플렉스는 다시 심플렉스로 잇는다.

옛적 우리민족은 마을 어귀 큰 기둥 위에 새를 조각하여 올려놓았다. 즉 솟대이다. 오늘날까지 농촌에 남아있는 솟대는 주로 물새인 오리 모습이나 경남 해안 일부와 제주도만큼은 산새인 까마귀 모습이다. 그래서 솟대의 원래 모습은 한민족의 상징이었던 삼족오(三足烏)일는지 모른다.

삼족오는 세 발 달린 거룩한 새이다. 태양에 살면서 태양의 불을 먹고 사는 신(神)의 사자(使者)이다. 태양은 바로 하늘을 상징하는 것으로, 환(桓)이며 배달(밝달)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손족(天孫族)임을 믿었던 우리 조상들은 천(天)과 지(地), 신(神)과 인(人)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주는 이원이차(二元二次) 삼족오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 같다.

그런데, 삼족오가 두 발에서 추가로 세 번째 발이 요구된 것은 웬 까닭일까? 어쩌면 그것은 세모뿔의 컴플렉스 구조를 갖추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두 발 까마귀가 단순히 천(天)과 지(地) 사이의 듀플렉스 전령이라면, 삼족오는 천지인(天地人)의 멀티플렉스 전령인 셈이다. 삼족오는 천, 지, 인 삼극(三極)의 중간에서 서로 역통(逆通)하게하는 컴플렉스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삼족오를 통하여 우주와 만물의 온전한 질서가 드러난다. 세 발 달린 솥, 삼족정(三足鼎) 역시 삼족오와 닮았으며 단군시대부터 우리의 제기(祭器)로 사용한 유물이다. 삼족오는 결국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상징한 통치이념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신시(神市)를 지탱한 파워(power)일 수 있다.

삼족오는 특별히 고구려 벽화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 "세 발 달린 까마귀"는 고조선 단군왕검 때부터 전래된 왕가의 문양이었을 것이다. 삼족오는 삼부여(三扶餘), 삼한(三韓), 삼국(三國)으로 이어진 민족의 코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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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2006-05-29 22:10:37
교수님의 지난 칼럼을 검색하며서 문득 생각난것이 있었습니다.
지난 강의가 바로 반도체였지요, 직선을 위에서바라본 평면도는 삼각형과 같다라는 말씀의의미를 좀더 이해할수있었습니다.또한 삼족오의내용즉 천지인의삼극 중간에서 서로 역통하게 하는 컴플렉스의 상징이다라는 말씀은 그 의미와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학업에 연장된 좋은 내용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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