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훔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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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훔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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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강아지가 배고파서 울고 있다고 할머니에게 거짓말을 했다. 귀머거리 할머니는 밖으로 나갔다. 형은 사탕을 한 움큼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고무 달린 노랑 연필을 사겠다고 했다.

선반 쪽으로 몸을 돌렸다. 형은 그때를 놓치지 않고 도적질을 했다.
"연필을 훔쳤습니다."
"연필이 아니고 돈이야,"
"돈은 어디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형은 고무 달린 노란 연필과 크레용이 갖고 싶었다.

크레용은 팽이를 만들 때 쓰려고 했다. 누과도 먹고 싶었다. 아이들이 할머니를 삥 둘러싸고 서있었다. 빨간 사탕을 훔쳤다. 아이들은 바람잡이가 됐다. 형은 훔치는 일을 했다.

주범과 공범이 같이 있었지만 모든 것을 형이 뒤집어썼다.
"돈을 훔쳐서 무엇을 했나?"
"돈은 안 훔쳤습니다. 엿이 먹고 싶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나? 너는 돈을 훔쳤어,"
순경은 형의 말을 믿지 않았다. 공책, 지우개, 필통, 왕 사탕, 그런 것들이 전리품이다. 분배에 공정을 기했다.

공정하게 나누었다는 것으로 양심이 살아 있다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순경은 비웃었다. 산타클로스를 생각했다.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산타클로스는 정말 멋있다. 왕 사탕의 유혹은 반복되었다. 몸집이 형보다 큰 주인 아들이 어느 날 눈치를 챘다. 형의 멱살을 움켜 줬다. 발로 차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얼굴에 왕방울이 생겼다.

형은 죄를 진자라도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똥싼 사람도 성을 낸다는 속담도 있다. 형은 갑자기 가게 주인 아들의 사타구니를 걷어차는 기습 공격을 했다. 병원으로 실려 갔다.

며칠 후 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로 또 갔다. 어린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형은 칭찬을 하는 줄 알았다. 아버지는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아이가 철이 없어서 한 짓이라고 했다. "하는 짓마다 피해자가 생겼어?" 조그만 녀석이 당돌하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당돌' 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알밤을 한대 먹었다. 빚을 얻어 사타구니 치료비를 물어주었다. 아직 어려서 봐주는 것이라고 했다. 가게 주인 아들은 못 마땅한 얼굴로 노려봤다. 먼저 때리는 놈이 나쁜 놈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급습을 해야 한다. 준비가 철저한 자는 절대로 죽지 않는다.

"세인" 의 주인공인 '아란낫트' 도 죽지 않기 위해서 준비한다. 강한 자에게 지지 않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를 할 것이다. 상대가 공격을 하면 재빠르게 공격을 할 것이다. 형은 너무 빨리 상대성 이론을 알았다. 그게 늘 문제가 됐다.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 아버지를 닮았다고 어머니는 늘 말했다.

순경은 그 사건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하는 일마다 죄질이 나쁜 어른들을 흉내 내고 있다고 했다. 순경은 조서를 쓰기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보여주고 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그게 형이 처벌을 받은 이유의 전부다.

성호는 아이들은 그렇게 일을 저지르며 큰다는 점을 김 형사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김 형사는 아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바른 교육을 시키지 못해서 문제가 되었다고 했다. 아버지에게 화살이 돌아가자 성호는 화가 치밀었다. 우리 아버지는 농사일도 했지만 한문학자였습니다.

누구보다도 아들의 교육을 위해서는 열심이었다는 점을 말했다. 그러나 김 형사는 아이들의 교육은 인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양육 과정에서 올바르게 길들여지는 것임을 말했다.

성호는 '왜 그렇게 잘 알면 교육자가 되지 않았느냐,' 고 반문했다. 교육이란 필요한 것이지만 상대성이 있다는 점과 받아들이는 반응도에 따라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말했다.

김형사는 형의 전과 기록을 이 잡듯 뒤져보았었다. 다소 소홀히 다룬 점이 있지만, 사고를 친 아이를 어리다고 처벌하지 않았다면, 더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말했다.

그러나 성호는 아이들은 일을 저지르고 큰다는 점만을 강조하려고 했다. 형의 죄는 처벌보다는 교육적인 점을 더 고려했어야 옳았다고 주장했다. 성호는 형을 두둔하는 말을 장황하게 했지만 김 형사는 흥미를 보이는 것 외에는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비는 더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김 형사는 난감했지만 몇 시간만 있으면 날이 밝아질 것으로 보아 기다리고 있었다. 성호의 변명 섞인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 형사는 피곤해 잠을 자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어서 참고 있었다.

심하게 취한 성호는 오랫동안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하지만 더 할 말이 없어지자, 그 자리에 꼬꾸라지더니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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