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평화’시위, ‘파병동의안 철회’시위로 확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반전 평화’시위, ‘파병동의안 철회’시위로 확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개 대학생 단체, 본격적인 도심 시위 돌입

국회에서 이라크전 파병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반전 평화 시위’는 조금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반전 평화 시위를 벌려온 시민단체와 대학생들은 ‘이라크전 파병 동의안 철회’로 반전 평화 시위의 범위를 확대시키고 있다.

 

 
   
  ▲ 서총련의장인 박재익 씨를 비롯한 각 학생단체 대표들이 반전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태우
 
 

4월 4일, 오후 4시 30분 경 서울 종묘공원에서 15개 단체가 연합하여 ‘청년학생반전위원회’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주관한 ‘제1차 대학생 행동의 날’이 개최되었다. 종묘공원 정문 앞, 무대차에서 수원대 새내기 율동팀 피이스 메이커(peacemaker)의 사전 공연이 끝나고, ‘무고한 이라크 시민의 죽음’을 애도하는 묵념을 하면서, 이날 시위는 시작되었다.

시위가 시작되면서 조용했던 종묘공원의 분위기는 한 순간에 바뀌었다. 각종 반전위원회와 대학의 깃발이 나부꼈고, 학생들의 손에는 ‘전쟁중단, 파병철회’라고 적힌 하늘색 풍선이 들려있었다. 성신여대생들은 붉은 색으로 ‘No War’라고 적힌 하늘색 보자기를 바지에 두르고 나왔다.

각 단체 대표, 한목소리로 “반전 평화, 이라크 파병 철회” 외쳐

발언에 나선 각 단체의 대표들은 “반전 평화, 이라크 파병 철회”를 외쳤다. 12일째,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금식기도회를 한, 한국기독학생연합회(이하 한기연) 회장인 김바울 씨는 수척한 얼굴로 마이크를 잡았다.

김 씨는 “식사 때마다 밥을 먹는 대신 기도를 했다”면서, “목숨은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할 수 없는 문제다. 그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외쳤다. 무대에서 내려온 김 씨는 “4일부터는 한기연 전간부가 릴레이 형식으로 금식 기도회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대 총학생회장인 최지선 씨는 ’한국 이라크 평화팀’의 일원으로 이라크를 다녀온 배상현 씨의 국적 포기 논란을 언급하며 “ 최 씨는 “파병을 한다고 해도, 파병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내 이름으로는 하지 말라(not my name)”고 외쳤다. 또한 최 씨는 브레히트의 ‘앞으로 일어날 전쟁은’이라는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한국기독학생총연맹 부의장인 박현정 씨는 “전범국의 국민으로서 평생을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또 살인과 전쟁을 지지한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외쳤다.

무대를 내려온 박 씨는 기자와의 짧은 대화를 통해 “’시청 앞에서 친미 반북을 외치는 기독교인들을 보면, 과연 그들이 믿는 주님과 내가 믿는 주님은 같은가’ 라는 의심이 든다. 기독교 정신은 평화와 생명이다”라고 말했다.

 

 
   
  ^^^▲ 이날 시위에 참가한 이라크 3형제. 팔한(29), 하비(31), 매지드(28) (왼쪽부터)
ⓒ 김태우^^^
 
 

”반전시위 참가자들이 희망이다”

이날 발언에서 가장 눈길을 큰 시위참가자는 4번째 발언자로 나선 바그다드 출신인 이라크인 3형제였다. 마이크를 잡은 막내 매지드 씨(28)는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생사를 확인한 게 2주일 전이었다”고 말했다. 매지드 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Stop the war. Stop the Iraq people”를 외쳤고, 시위참가자들은 매지드 씨의 선창을 따라했다.

무대에 나오는 이라크인 3형제를 기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취재했다. 다음은 매지드 씨를 비롯한 3형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 가족은 어떻게 되는가. 마지막으로 가족과 통화한 것은 언제인가.

“우리 가족은 형제 7명과 자매 2명이다. 2주일 전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는데, “너무 많은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 후로는 통화가 안 된다.”

- 파병안 통과와 반전 시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정부가 북한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파병을 결정한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반전 시위도 알고 있다. 그래서 반전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먼저 염두해 두고 있다. 한국의 반전 시위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 이날 시위에 참가한 이라크 3형제. 팔한(29), 하비(31), 매지드(28) (왼쪽부터)
ⓒ 김태우
 
 

- 한국의 반전 시위가 어떤 면에서 인상적이었나.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과 고통을 함께 느낀다.”

-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전쟁은 사담 후세인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라크 내부 문제는 부시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 부시는 단지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핑계를 대고 있는 것 뿐이다.”

- CNN뉴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CNN에서 보여주는 것은 명확(clear)하지 않다. CNN은 꾸미고 거짓말하는 방송이다.”

- 국내에는 몇 명의 이라크인이 있는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15명 정도 있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사람들에게 고맙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반전 시위 참가자들에게. 바로 이런 사람이 우리의 희망이다”

도심으로 진출하기 위해 전경과 대립

오후 5시 40분 경, 서총련 의장인 박재익 씨가 ‘반전결의문’을 각 단체 대표들과 함께 외치고, 시위대는 거리로 진출하기 위해 대열을 움직였다. 전경들과 몸싸움이 치열해지면서, 쌀쌀한 봄날 저녁 바람이 다시 불어오기 시작했다.

전경에 막혀 거리로 진출하지 못한 시위 참가자들은 일부는 YMCA로, 일부는 명동성당의 반전캠프로, 일부는 광화문으로 이동했다.

 

 
   
  ▲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반전 시위참가자 전경에 가로막혀 거리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 김태우
 
 

 

 
   
  ▲ 행사가 끝나고 거리로 진출하려고 하는 시위 참가자들을 정경들이 저지하고 있다.
ⓒ 김태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