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밀실행정이 선택한 청계천의 올덴버그, 시민의 이름으로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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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밀실행정이 선택한 청계천의 올덴버그, 시민의 이름으로 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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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공공미술이 무엇인지 아는가?

서울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구설에 오르내리던 청계천의 상징조형물로 결국 올덴버그의 ‘스프링(Spring)’이 선정되었다고 밝히며 12월22일 작품 시안을 공개했다.

총 340만달러(약34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이 작품은 국내 공공 조형물 제작비로는 최고가품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투여되는 액수도 놀랍거니와 공산품을 수천배 확대하여 산업자본주의에 대한 숭배를 표현해 온 작가로 알려진 미국 작가 올덴버그를 그가 작품을 제출하기도 전에 이름만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유명작가의 명품을 도심한복판에 세우고 싶다는 졸부적 행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내년 상반기중 올덴버그의 작품이 설치되면 외국인 관광객만 매년 150만~200만명이 찾아오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밝힌 서울시 의 언급은 이명박 시장의 천박한 자본주의적 허영심이 빚은 선택임을 선명히 드러내 준다. 같은 장소에 이미 세워진 전태일 흉상이 청계천에서 쓰여진 소중한 우리 현대사의 한자락을 가슴 깊이 새길 수 있게 한다는 면에서 모든 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정의 비민주성이다. 서울시가 최대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실제로 시민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서울의 새로운 상징 청계천에 막대한 예산을 들인 공공미술품을 설치함에 있어서 시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민주적인 절차가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수차례에 걸쳐 시민단체들이 투명한 절차와 자료의 공개를 요구해 왔으나, 담당 공무원조차도 그 내막을 잘 알지 못하고 소위 윗선의 결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며, 그 당사자로 알려진 부시장은 현재 뇌물수수로 구속 상태이다.

공공미술은 공공장소에 놓여진 미술작품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공공장소에서 놓여질 예술작품은 시민과 소통하고 호흡하면서 창조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하며 작품의 선정과정이 시민의 참여와 호응 속에 이루어질 때, 소통의 폭이 커질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시민단체의 끈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밀실 행정으로 버티며 일방적으로 작품을 부과하는 독재적 행태를 거듭하는 서울시는 과연 공공미술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서울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파리시는 사회당 출신의 들라노에 시장의 주도로 지난해에 레알 지구 리모델링 공모사업(Project les Halles)을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축제로 치러낸 바 있다. 공개모집을 통해 선정된 4명의 건축가의 시안을 레알지구 내에 석 달간 전시하여 무려 12만5천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방문하여 미래의 레알지구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를 함께 고민하였고, 1만2천600여명의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여, 자신이 사는 도시 설계에 참여할 수 있는 기쁨을 맛보았다.

서울문화재단 설립, 청계천 복원사업에 이어 공공미술 사업까지 어김없이 우리는 서울시 문화행정 절차의 독단을 보아왔다. 혹 결과가 만족스럽다 해도 더 이상 우리는 공무원들이 주는 대로 받아먹는 식의 구태를 용인할 수 없다. 폭력을 동원하는 것만이 독재가 아니다. 이제는 우리도 절차의 아름다움을 누릴 때가 되지 않았는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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