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을 보면, 어수선하기가 가히 ‘노벨 어수선상’ 감이다. 참여정부의 대쪽같이 보이던 개혁 드라이브는 온데간데없고, 국가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온 나라의 땅 값 인상을 초래하고, 정치권은 자기 지지층을 보호한다며 기실 자신들 보호에 여념이 없다.
모처럼 미래 한국을 이끌어 가고 노벨 의학상 감이라며, 난치병 환자들의 미래 희망이라며 숨죽여 살고 있던 수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가져온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세상에 빛을 발하기가 무섭게 MBC ‘PD수첩’이 생명윤리문제제기에서부터 급기야 논문 자체의 진위 문제를 야기 시켰다.
대한민국을 수렁으로 빠뜨릴 듯한 분위기속에서 4일 MBC 뉴스데스크가 첫 꼭지로 대국민 사과방송을 하며, 이른바 황우석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언론의 책무를 여기서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PD수첩은 그동안 많은 국민들에게 고발 시사 프로그램으로 문화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이라 할 정도로 심도 있게 사회 문제에 접근하면서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러던 PD수첩이 어찌된 일인지 이번 황우석 교수의 연구 업적에 대한 주도면밀한 준비과정이 위압적 취재과정을 통해 방송을 타는 바람에 결국 방송사 자체의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 내는 희귀한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황교수의 업적이 아무리 뛰어난들, 혹시라도 그의 연구에 대한 생명윤리 문제 및 연구결과의 사기성(?)에 대한 의혹이 있다면, 이를 알권리, 진실의 차원에서 과학적이고 검증 가능한, 그리고 취재윤리에 맞춘 취재과정을 거친 정확한 방송보도가 됐던들 이를 나무랄 사람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PD수첩이 그동안의 시사 고발이라는 명제에 함몰돼 고도의 과학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결여, 철저하고 치열한 검증 과정에 대한 인식부족, 이른바 국익이라는 차원에서의 언론 자세 등을 사전에 좀더 숙고하고 방송을 했더라면 이러한 엉뚱한 방향으로까지 사태가 발전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화방송이 4일 대국민사과방송을 하자, 많은 언론과 국민들은 MBC 경영진이나 보도국 측에서는 ‘앓던 이’ 하나 빠진 듯한 느낌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는 보도와 얘기를 하고 있다. 자신의 문제를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다른 방송사인 와이티엔(YTN)이 미국 현지에서의 두 연구원에 대한 취재 방송이 나오자마자 그 같은 느낌을 가졌다면 MBC 자체의 취재 및 방송 능력에 큰 오점을 남기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과학자나 PD나 기자나 일반인 모두 어떤 경우에는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있기 마련인 실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자세이다. 그 실수가 하찮은 것일 경우 이는 뉴스로 등장하지 않을 것이며, 실수가 국내외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당연히 뉴스의 핵으로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황 교수의 세계적 업적에 대한 취재진의 접근 자세는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해봐도 성급하거나 자신의 프로그램에 대한 과잉 충성에서 비롯된 과학이 주장하는 검증주의에 너무나 소홀히 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까지 일게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문화방송 자체의 치열한 성찰과 PD수첩 팀의 처절한 반성이 뒤따라야할 것 같다.
우리는 흔히 세계 최초니 최대라는 말들을 자주 한다. 최대보다는 최초라는 말이 상징하듯이, 최초라는 그 업적 자체를 이루는 과정도 최초인 경우가 허다하다. 즉 지금까지 존재하던 그런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통해 최초의 업적이 나온다고 볼 때, 기존의 방식으론 최초의 업적 달성 과정을 검증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점에서 PD수첩의 무지의 일면을 드러낸 사태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PD수첩 사태는 우리 국민들에게 심한 정신적 갈등을 초래하게 했으며,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위대한 업적에 대한 흠집을 내고 말았다. 한국의 이러한 좌충우돌식 논란 속에서 세계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1등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속속 드러내고 있다. 한편으론 미국 일부 과학자는 “제발 황 교수가 실패하면 좋겠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등 우리들이 생각하기 조차 싫은 그런 발언들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은 언론이 잘해주기를 희망해왔고 잘된 방송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곤 한다. PD수첩의 이번 보도행태에 대해서 일일이 여기서 따질 필요는 없지만, 지금까지의 취재 내용을 재검토하고, 과학적 업적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공부를 더 하면서 새로운 수첩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오길 기대한다. 방합(조개)과 도요새가 다투는데 어부가 다가와서 방합과 도요새를 다 쓸어가 버린다는 즉, 제 3자를 이롭게 한다는 방휼지쟁(蚌鷸之爭)사태는 몰고 오질 않기를 바랄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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