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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둠에 쌓인 전직 안기부장들 ⓒ 아이캔뉴스^^^ | ||
진실 속에 들어있는 어떤 독소가 두려웠기에 그는 꼭 입을 닫고 죽어야 했을까? 살얼음 끼기 시작한 입동지절에 옷섶을 파고드는 불황의 냉기로 얼어붙은 민심의 한가운데로 깊은 시름의 그림자가 일렁거린다. 전직 국정원장 두 사람을 옥에 가둔 상황에서, '이수일 전 국정원 차장의 자살' 그게 또 다시 정국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예보가 여기저기에서 앞다투어 나온다.
검찰의 안기부(국정원) 도청(盜聽)수사가 넉 달째 긴 꼬리를 물고 이어가고 있는 참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치가 떨릴 일 아닌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가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꿰어보고 있어서, 사생활에 대한 비밀이 낱낱이 누설되고 있다면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이 나라에 그런 일이 오랫동안 벌어지고 있었다니, 허탈하거나 분통만 터질 일이 아니라 잠을 못 자야 마땅할 일이다. 그렇게 바깥에서는 안 보이고 안에서만 보이는 불공평한 거울형 선팅 유리창을 통해서 누군가가 남을 낱낱이 엿보고 있었다니....?
사생활에 대한 비밀 낱낱이 누설 기가 막힐 일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따져보아야 할 대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도 권력을 결정해온 절차에 대한 공정성 판별에도 시비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 그거야말로 다 같이 눈 가리고 하기로 돼 있는 게임에서, 한 쪽 편은 눈뜨고 한 경기와 다를 게 없어서 혀를 찰 노릇인 것이다.
더욱이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유력한 정치인과 언론인들에 대한 불법 도청이 이뤄졌다는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민심은 심상치 않게 흔들려가고 있다. "대통령 당선이 부인될 중 차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몹쓸 타산도 간간이 터져 나오고 있는 판이다.
관음증(觀淫症)에 빠진 도착환자의 일반적 병증(病症)이 아니라, 권력집단의 유리한 게임을 위해서 정보기관이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이라는 차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는 총칼보다도 더 비열하고 더러운 정치권력의 횡포에 속한다.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게임이다. 일제시대 멀쩡하게 잘 지내던 지식인들이 말년에 친일로 돌아선 변명의 핵심이 "해방될 줄 몰랐다"였다면, 승부를 조작하는 일로 망한 과거 권위정권 문제의 핵심은 정권이 이내 망할 줄 모른 '과잉충성'이었다.
승부조작의 교활한 유혹 벗어나게 할 방도 찾아야
이슈는 흔히 정치의 도마 위에 오르면 타협의 칼날에 진상조차 부서져 버린다. 이번 '도청(盜聽)'문제는 그렇게 풀어서는 안 된다. 여당이 현존하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견강부회하는 논리로 욱대기고 나서서는 안 된다. 야당 또한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정부여당 매도할 요량으로 과대포장에만 재미 붙여서도 안 된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정말 필요한 절차가 무엇이며, 무엇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냉정하게 파 헤집고 들어가야 한다. 언제부터 시작이 되었든지 간에 '도청'을 권력의 프리미엄으로 알고 살아온 관행부터 뿌리 잘라야 한다.
따지고 보면, 오늘날 여당이건 야당이건 불법도청과 불법자금의 책임으로부터 아주 자유로운 정치세력은 없다. 소 잡는 칼이냐, 닭 잡는 칼이냐를 시비할 겨를이 어디 있는가? 무엇보다도 권력을 좇는 사람들이 승부조작의 교활한 유혹으로부터 영영 벗어나게 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게 끝내 용이치 않다면, 성난 민심은 결국 겁도 없이 승부를 조작하여 역사를 모독하는 권력머신 모두를 아주 부수어 버릴 지도 모른다. 그 가없는 천심의 혼돈과 손 내저음의 파괴적 냉소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 시린 이 겨울이 그 나마 아주 춥지 않도록.
아이캔 뉴스 안재휘 기자 ajh-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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