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 하루살이야 내일 다시 놀자.
하루살이 : 내일! 내일이 뭔데?
잠자리 : 응 오늘 밤 자고 나면 내일이 와. 그러면 내일은 또 오늘이 되고, 또 내일은 생기는 거지.
잠자리가 내일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을 해봐도 하루살이는 내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죽어갔다.
하루살이가 죽어버리자 잠자리는 개구리와 놀기 시작하였다. 하루 이틀 재미있게 놀다보니 어느덧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개구리 : 나 이제 겨울잠을 자러 가야 되, 잠자리야 내년에 다시보자.
잠자리 : 내년! 내년이 뭔데?
개구리 역시 내년을 설명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생떽쥐베리는『어린왕자』에서 비행 중 기계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후 어린왕자를 만났다.
생떽쥐베리 : 꼬마야, 너는 어디에서 왔니? 너의 집은 어디니?
어린왕자 : 응, 지구인들이 ‘B-612’라고 이름을 붙인 소혹성에서 왔어. 난 거기에서 살고 있어.
이번에는 어린왕자가 나에게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디에 살고 있냐고 물어왔다. ‘나는 수천억 개의 밤하늘의 별들이 떠있는 이 우주 가운데에서 지구라고 하는 조그만 행성에서 태어났으며, 지금은 서울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고 개구리급 수준의 대답을 하였다.
그러다 문득 유치할지도 모를 잠자리급 수준의 생각에 빠져 들었다. 사실 나는 내가 스스로 태어난 것인지, 아니면 타의에 의해서 태어나져 진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어쨌든 내가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지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살아가고 있다. 백성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도 자기만 배부르게 살아가고 있는 떠오르는 태양이라는 ‘지도자’라는 사람도 있다. 더 나아가 그런 사람을 ‘영웅’이라고 칭하는 배를 곯아보지 않은 ‘철부지 교육자’도 있다.
백성들은 목마르다고 하는데 오만과 독선의 생수로 자기 목만 축이는 사람도 있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여 놓고도 성전(聖戰)의 전사(戰士)란 이름으로 천국에 간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도롱뇽을 살리고자 천하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는 자기 목숨을 담보로 거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지 저마다 다 자기만이 옳다고 떠들어 대며, 예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독기어린 목소리만 키우고 있는 사람들도 또한 많이 있다. 약자의 권익을 위한다고 해놓고 이들을 이용해 치부하는 자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겸허히 귀 기울 일줄 아는 최소한도의 겸손함과 진정성을 지닌 예의를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가 없다는 사실이 하루하루의 힘든 삶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절망을 느끼게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그 뒤엔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오고 흙으로 돌아가서는 아무 흔적조차도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떠들어 봐도 너와 나는 불쌍한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만약에 죽은 다음에 심판이나 있고, 그 심판 또한 피할 길이 없다면 그러기에 더욱 불쌍한 존재들인 것이다.
이 불쌍한 너와 나를 위로해 주고 잠시 쉬게 해줄 수 있는 안식처는 과연 없는 것일까? 이런 영혼 저런 영혼들의 독소들을 제거해서 평화의 공존지대를 만드는 ‘영혼의 항독소’는 없는 것일까? 그 안식처가, 그 항독소가 ‘불쌍히 여기는 자비심’이라 한들 어떻게 이 하루살이들에게 이해시킨단 말인가?
중생들을 연민해서 해탈의 길을 가고자 출가한 왕자 출신의 부처도 있고, 자신의 죄를 모르기에 더욱이 불쌍한 이 인간들을 다시 태어나게 하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십자가 위에서 버린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도 있다.
인생의 깨달음으로 자타(自他)를 위하고자 속세를 떠나 출가한 이가 있고, 나를 위하여 이 우주보다도 더 귀하고 가장 소중하다고 하는 목숨을 버린 이도 있다면, 내일을 잘 모르고 내년을 잘 모른다 한들 좀 어떻겠는가? 이런 사람이 떠들고 저런 사람이 잘난 척해서 살맛나지 않는 세상이라 한들 좀 어떻겠는가?
이제 유치한 잠자리급의 생각들을 접어버리고 어린왕자급의 수준이 되어서 나의 길을 떠나야 겠다. 태어난 목적을 찾아서, 선택한 그 길을 찾아서, 한 걸음 한 걸음 그 분을 의지해가며 걸어갈 것이다.
‘자비의 샘물’로 목을 축이고 돌아서는 귓가에는 ‘하 ~ 루 ~ 살 ~ 이 ~ 때 ~ 앵’ 종소리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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