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강북지역에는 사유지가 많기 때문에 현행법상 원가연동제나 채권입찰제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강북지역의 공영개발을 위한 법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법 아래서는 민간이 소유한 지역에 공영개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법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 개정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헌 시비에 대해서 “잘 생각해서 정책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는 참고자료를 통해 서울 강북지역과 같이 기존 도시의 낙후된 지역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해 기반시설에 대한 집중적 투자, 재정비사업의 공공성 강화, 개발이익 환수 등을 효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재경부는 강북 재개발이 현행법상으로는 소규모 개별사업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살기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으며 특별법을 제정해 이를 뒷받침하면 좀더 쉬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별법이 제정되면 기반시설에 대한 집중적 투자, 재정비사업의 공공성 강화, 개발이익 환수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黨政發 부동산쇼크 오나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공영개발 및 원가연동제 확대, 채권입찰제 실시 등의 해법에 대해 주택건설업계가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같이 1990년대로 회귀하는 제도가 시행될 경우 과거의 예로 볼 때 주택의 품질 저하는 물론 수익성 악화에 따른 민간의 주택공급 의지를 약화시켜 결국 민간 주택공급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채권입찰제 재도입이나 민간 분양주택의 감소 등이 오히려 집값을 재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집값 안정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 되고 있다.
당정 협의 주요 내용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지난 3일 5차 부동산 고위 당정협의를 갖고 아파트 분양가와 분양받은 자의 단기 차익 환수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집값 안정을 위한 카드로 △판교 등 모든 공공택지에 건설하는 아파트에 대한 원가연동제 적용 △중대형 평형의 채권입찰제 부활 △최장 10년간 전매제한 등을 내놓았다.
또 △일부 공공택지(판교는 25.7평 초과분만)의 주택공영개발제 적용 △중대형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판교 내 중대형 물량 확대 등도 제시했다.
주택 공영개발 확대
당정은 공공택지 가운데 투기가 우려되거나 주택정책 목적상 공공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한 곳에는 주택공영개발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주택공영개발이란 건물을 대한주택공사 등 공공부문이 직접 맡아 짓는 것을 말하는데,공영개발을 통해 민간이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 거품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당정은 또 주택공영개발로 건설되는 주택의 임대 및 분양 비율은 시장 수급 상황과 입지 특성을 감안해 정하기로 했다.
주택공영개발 지역에 짓는 임대주택의 중대형 일부는 보증금만 내고 임대료를 내지 않는 전세형으로 공급하고, 시장이 공급 부족으로 불안해질 때 일반에게 분양하는 데 활용키로 했다.
공공부문이 언제든지 분양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재고’를 비축하겠다는 의미다.그러나 이 같은 공영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한 실정이어서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병엽 열린우리당 부동산 대책 기획단장은 “공영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국민연금 및 금융기관 자금들과 연계하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택지 아파트 원가연동
당정은 모든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에 대해 원가연동제를 적용키로 했다. 지금은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25.7평 이하 주택에만 원가연동제를 적용하면서 원가의 일부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25.7평 이하 아파트는 물론 중대형 아파트도 원가연동제를 적용받게 된다.
당정은 또 199년 7월에 폐지된 채권입찰제를 적용하여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주택채권을 발행해 처음 분양받은 사람의 시세차익을 환수하기로 했다.
전매제한도 대폭 강화
당정은 원가연동제를 적용받는 주택에 대한 전매제한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수도권 과밀억제 및 성장관리권역에서 5년, 기타 지역에서 3년으로 정해진 전매제한 기간을 각각 10년, 5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전매제한 기간 내에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이 나오면 주공 등 공공부문이 우선 매수할 권리를 갖는다.이때 매수가격은 시세가 아닌 분양가에 정기예금 이자 정도만 얹어 주는 수준이다.
판교지구 중대형 확대
당정은 판교의 25.7평 초과 중대형 주택에 대해서도 주택공영개발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물량 중 일부를 전세형 임대주택으로 건설하고 건설물량을 10%(2,680가구) 가량 늘려 중대형아파트 공급을 확대키로 했다.
여기에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단독택지를 일부 아파트 용지로 바꾸고,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판교의 25.7평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이미 택지를 계약한 민간업체의 권리를 존중해 주택공영개발 방식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울러 판교의 모든 평형에 대해 원가연동제를 적용하고 중대형에 대해서는 채권입찰제를 적용해 처음 분양받은 사람이 얻는 주변시세와 분양가의 차익을 환수할 방침이다.
또 판교의 모든 주택은 전매제한 기간이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이같이 하려면 법령 정비가 필요한 만큼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내년 중반이나 하반기에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건설업계 우려 증폭
먼저 공영개발 확대는 민간의 주택공급시장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민간 주택건설업체 대부분이 공영택지를 공급받아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공영개발 확대는 민간 주택공급을 감소시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민간 주택건설업계는 또 관리지역 세분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어 개발할 수 있는 택지를 고르기가 쉽지 않은 데다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등으로 민간 택지개발 관련 제도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 실제로 필요한 택지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그나마 주택공급을 해 왔는데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 등 관련 제도가 강화되면서 이마저도 신통치 않다고 밝힌다.
따라서 공영개발이 확대되면 공공택지 공급 감소와 재개발·재건축 위축 등 2중 악재가 겹치면서 민영 주택건설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주택건설업체들은 또 공사물량 확보차원에서 확대된 공영개발의 시공에 참여, 단순 시공사로 전락하는 것과 동시에 지금과 같은 계약제도 아래서는 출혈 시공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주공 공사 입찰에 대형건설업체가 참여를 기피하고 있는 것은 적자 시공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영개발 확대에 앞서 적자시공을 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공영개발단지 주변 민간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여러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 공영개발 확대의 실효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원가연동제 확대에 대해서는 아파트 품질 저하를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주택건설업체들은 앞다퉈 아파트 평면을 개발하고 자재의 고급화와 환경 친화적인 공법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러나 원가연동제 아래서는 자재나 조경의 고급화를 통한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쓰기보다는 원가에 맞춰 시공하기에 급급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로 인해 기술개발 마인드가 크게 위축되면서 판상형의 획일화된 아파트와 하향 평준화된 주택 건설로 품질이 크게 떨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주택건설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주택건설업계는 따라서 원가연동제가 시행되더라도 현실과 동떨어진 표준건축비 현실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25.7평 이하 아파트 표준건축비를 약 30~40% 정도 올려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는 실정”이라며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이 지금까지 자재의 고급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였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표준건축비로는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며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건설업체들이 공공택지 내 아파트 건설시장에서 등을 돌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표준건축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아파트 입주 때만 되면 뜯어 고치는 현상이 재발, 국가 차원에서 자원 낭비와 사회적 비용을 크게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외에도 “민간의 창의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분양가 자율화를 시작한 지 몇 해 되지 않아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고급 주택을 원하는 수요층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부동산시장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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