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월 11일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운동이 2월 26일부터 시작되었다. 농·수·축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뽑는 이 선거는 이전에는 각 동네마다 치루는 선거로서 관심이 덜했지만, 이번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을 받아서 전국에서 동시 실시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전국에 있는 1,326개의 조합장을 뽑는 대규모 선거로 커지게 되었다. 선거권자는 280만명이나 된다.
무엇보다도 선거는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조합장 선거가 그동안 돈으로 얽힌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준 예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더 이번 동시 선거를 계기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조합장의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고, 이럴 때 마다 새로운 조합장을 뽑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했다. 이번에 동시선거를 치르게 된 이유도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부정이 많아 법을 개정하여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하게 된 것이다. '5당 4락' 이라고 5억원 쓰면 당선되고 4억원 쓰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조합장 선거에 그동안 불법행위가 많았던 것은 조합장이 가지고 있는 큰 영향력, 즉 경제력과 명예, 권력 때문이다. 조합장이 되면 웬만한 기관장 못잖은 권한을 가지게 되는데 조합 인사권은 물론 예금 대출과 같은 신용사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나로 마트와 같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경제 사업에도 관여하며 더 나아가서는 기초의원이 될 수 있는 하나의 길로도 인식되고 있다. 조합장으로 근무하며 인지도를 쌓아서 시나 군의원으로 출마하여 당선된 조합장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게다가 조합장의 연봉이 5천에서 1억원 수준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업무추진비까지 합쳐 1억넘는 연봉에 차량과 운전기사까지 제공되는 곳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어민 등 조합원들에게 힘이 되어야 할 조합장이 그 역할을 하기는커녕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선거에 가짜 조합원을 동원하는 행위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행동은 돈으로 표를 사는 것과 같다. 가짜 조합원은 오랫동안 조합장 선거에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오고 있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무자격 조합원 정비사업결과 조합원 자격이 상실된 조합원수는 17만 4,456명이다. 가짜 조합원들이 이렇게 많은데도 정비 조사를 할 때마다 계속 적발되고 있고, 정비 조사를 하고서도 소수만 조합원 자격을 상실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경기도 농협의 경우 정비 조사 결과 1,000명을 적발했는데도 정작 조합원 자격을 박탈한 사람은 25명에 불과했다.
조합원 자체도 그 민낯을 들여다보면 각종 혜택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려고 한다. 각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조합원들은 저금리 대출과 함께 고금리의 저축에 가입할 자격이 주어지고 여기에 비과세 혜택도 볼 수 있다. 명절 때 선물을 받는 조합원들도 있고, 해외여행까지 보내주는 파격적인 곳도 있다. 조합원의 자녀들은 지역 농·축·수협에 취업할 때 가산점이 부여되었는데, 이 제도는 2013년까지 유지되었다. 농·축·수협도 무자격 조합원들을 계속 끌어 안으려는 것은 이들이 조합장 선거의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한 동네에 살아 얼굴을 알고 있다 보니 조합에 나가달라 하기도 어렵고, 그들의 표도 중요하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선거가 진행되면 결국 농어민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이번에 부정을 막고자 동시 선거를 치르는 만큼 민의가 잘 표현된 선거로 마무리 되어야 할 것이다.
글 :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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