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침공, 재선 그리고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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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침공, 재선 그리고 그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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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민족정서 종교 문화에 대한 변화 없인 인류평화는 요원

^^^▲ 저항세력의 근거지로 알려진 팔루자의 미군 전투
ⓒ http://english.aljazeera.net^^^
1979년 12.12는 우리에게 익숙한 숫자다. 그런데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숫자인 또 다른 12.12가 있다.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전쟁 침공 이후 올 12월 12일 현재 미군 사망자수가 1289명으로 밝혀졌다. 그것도 지난 해 5월 1일 부시 미 대통령은 주요 전쟁 승리를 선언했음에도 그 이후 더 많은 인명이 숨져갔다.

1289명의 사망자 중 최소 1007명은 전투 과정에서 숨졌으며, 이중 3명은 미군속 민간인이라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이라크 군 및 이라크인 사망자에 대해서 미국의 그 어느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생명은 지고선(至高善)이요 이라크인들의 생명은 보잘 것 없는 천덕꾸러기인가? 미국은 그저 "우리는 시체 수를 세지 않는다"며 "점령군은 제네바 협정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만 말하고 있을 뿐이라며 '제네바협정'만을 들먹이고 있다.

보다 못한 세계의 일부 비정부 기구의 보고서 및 의학잡지 <란셋(Lancet)>의 보도에 따르면, 최소한 이라크인은 10만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조사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꽤 근거 있는 조사 방법을 통한 통계수치로 대체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치이다. 조사에 의하면 10만이 아니라 20만명의 이라크인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망자(亡者)의 수를 두고 비율을 따지는 것이 좀 어색하며, 망자에 죄송스럽기까지 하지만, 최소 10만 명의 이라크인 사망자 대 1289명의 미국인의 사망비율을 보면 미군 사망률은 1.28%에 지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이라크인 사망자수는 미국에 비해 77.58배나 된다.

이라크 침공

미국은 이라크 후세인 전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확보하고 있거나 개발하고 있으며, 테러집단과 연계 돼 있어 세계 평화를 위협하려 한다며 유엔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물론 미국은 침공이 아니라 "대 테러전쟁"이라 하지만, 세계는 부시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과 함께 무자비한 이라크 침공을 극렬하게 비난했으며 지금도 그 비난은 유효하다.

어떤 이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를 두고 "석유찬탈목적''이라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친 이슬라엘 중동국가 만들기"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미국식 민주주의를 이라크에 이식하려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좀 아는 사람은 대부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목적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그들만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소위 독재자 후세인을 제거한다면서 무고한 일반 국민들, 특히 여자와 어린이들의 아까운 생명이 신음 한마디 세계를 향해 내지 못하고 조용히 세상을 등지게 했다.

중동의 평화를,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외치면서 평화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일들이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평화는 구호로만 확보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아니 부시가 외쳐대는 평화구호는 그래서 허무맹랑한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라크 침공은 이와 같이 인권을 부르짖으면서 인권을 파괴하고, 평화를 외치면서 평화를 못살게 하고, 민주주의를 심겠다면서 부시 독재주의로 몰아가고, 외교적으로 문제 해결을 하겠다면서 군사적으로 몰아 부치며, 부시와 그의 일단을 위해 세계의 평화를 유린하고 있다. 이라크 침공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거짓말

올 거의 1년에 가까운 세월을 11월2일 미 대통령 선거에 부시는 시간을 보냈다. 대선 캠페인 동안 부시 대통령과 그의 참모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 파견 미군의 수를 늘릴 필요가 없다고 공언했다. 늘릴 필요가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이라크 군인을 조속히 양성하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이라크 군인은 미군의 지원을 받는 꼭두각시 군인이라는 현실적 계산을 잘못한 것 같다. 근무지는 미군과 같을 지라도 이라크 군인들의 생각은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했을 것이다.

그와 같은 공언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최근 미군은 저항세력의 근거지라 할 수 있는 팔루자 대 공습과 내년 1월 30일 선거를 앞두고 필요한 미군의 수가 예상 밖으로 많이 필요하게 됐다. 그래서 1만2000여명이라는 미군을 증파하게 됐다. 그래서 이라크 주둔 미군의 수는 15만명에 이르렀다. 이는 이라크 침공 이후 최대의 미군인 것이다.

또, 미국은 이라크 침공 전에는 이라크 점령에는 수만명의 군대만 있으면 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미 장성인 에릭 신세키와 토마스 화이트의 말이었다. 그러나 럼스펠드와 울포위츠는 그들을 조롱하더니, 그들을 자리에서 쫓아 내 버렸다. 네오콘들의 군사 만능주의 사고의 일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초 부시 행정부는 2003년 말까지 이라크에 5만명의 미군만 파견한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포위츠는 의회에서 "이라크는 우리를 해방군으로 환영할 것이 분명하므로, (이라크에)군대를 많이 보내는데 여러분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라크인들은 현재 미군을 해방군이라 보지 않는다. 점령군으로 보고 있다. 이것 또한 거짓말이다.

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 분명히 대량 살상무기가 있다고 공언하며 전쟁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대규모 이라크 조사단의 조사 결과 이라크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그렇게 줄기차게 대 테러 전쟁이라며 부추겨온 부시는 아직도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지 못하고 있다. 안 잡는 것인지 못 잡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사담 후세인이 테러집단인 알 카에다와 연계됐다는 사실도 오리무중이다. 또 하나의 거짓이다.

지난해 주요 전쟁이 끝났다고 군복 입고 나와 발표했던 부시 대통령이었지만, 지난 12월 2일 82 공습사단에 근무중인 <워싱턴 포스트>의 리드(Reed)는 미군은 아마도 이라크에서 5년내지 10년은 더 유지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선

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와 현직의 부시 대통령간의 대통령 선거전은 부시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네오콘들의 승리이다. 승리의 원인에 대해 여러 견해가 섞여 있다. 미군 총 사령관으로 대 테러전쟁을 수행하는 부시의 '지금은 테러전쟁중'이라는 말을 미국국민들이 인정했다는 견해, 미국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승리라고 하는 견해 등 다양하지만, 동시에 미국을 제외한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 평균 80%가까운 사람들이 만일 투표를 한다면, 부시를 찍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의 인식과 미국 부시와 그 일단의 인식차이가 대단히 큼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2기 부시는 크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아직 2기 내각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2기 대통령직 취임에 아직 시간은 남아 있지만, 그나마 온건파로 알려진 콜린 파워 국무장관만 현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부시의 재선에 세계는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가 1기와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를 일방적으로 기대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라크 문제, 북핵문제, 이란 핵 개발 문제 등 그의 정책의 기조는 크게 변화될 것 같지는 않다. 각국은 이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을 갖추어 나가기에 바쁠 뿐이다.

실질적 종전은 ?

문제는 이라크에 미군 숫자만을 대폭 늘리는 것이 과연 이라크 평화, 나아가 중동평화를 일궈낼 수 있느냐이다. 그리고 미국식 민주주의의 대 중동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인가 이다.

더 많은 군인, 더 많은 살상무기의 투입, 일방적인 대대적 공습으로 과연 이라크 문제가 풀어질까? 이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데 동의한다.

그리고 이라크 침공의 이유가 거짓임이 백일하에 드러난 이상, 거짓을 뉘우치고, 부시의 일방적 정책 수행의 변화, 다른 민족의 정서, 종교, 문화에 대한 철저한 이해, 인권을 존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의 자세 변화 등, 뜯어고칠 부분을 과감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이라크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문화, 종교에 대한 몰이해 및 일방적 게임으로 문제 해결을 추구하려는 강압방식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방식이다. 우리는 베트남 전에서 미국의 지리한 전쟁을 보았다. 그때도 한국군도 파병됐다.

부시가 지난해 크로포드 목장에서 친구와 말했다는 "제기랄, 이라크 문제 골치 아파"라는 악몽같은 이라크 문제를 푸는 열쇠는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라크를 진정으로 대하는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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