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는 가능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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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는 가능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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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회 세계사회포럼

매년 이맘때면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세계경제 포럼)에 대항하는 의미에서 지난 3년 동안 그와 비슷한 시기에 프라질의 포르투 알레르레에서 열려왔던 세계사회 포럼이 이번에는 인도에서 열렸다. 브라질이라는 한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개최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세계사회포럼이 지향하는 반세계화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서 개최지를 옮겨가며 여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때문에 이번 해로 4번째를 맞는 세계사회포럼은 인도의 붐바이에서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열리게 되었다. 이 행사에는 우리나라 대표단을 포함해서 전 세계의 132개국으로부터 무려 8만여 명의 인파들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루었다. 참가한 단체의 수만도 2000개가 넘는다고 한다.

행사의 규모에 걸맞게 노벨상 수상자부터 시작해서 여러 유명단체의 대표들이 연설을 했고 수많은 취재단이 취재를 위해 모여들었다. 엄청난 규모만큼이나 다양하게 여러 가지 행사와 퍼포먼스와 공연들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모여든 사람들이 주장하는 모인 사람들의 다양성만큼이나 다양한 것 같다.

반세계화란 결국 각 사회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독자적이고 존엄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자는 뜻도 되는 만큼, 이들의 다양한 모습자체가 오히려 세계사회포럼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 각 사회나 집단이 처한 여러 가지 문제만큼이나 그들이 주장하는 것들도 다양하다.

티벳 독립의 요구에서부터 팔레스타인의 자주성, 인도사회의 폭력적인 계급제도의 문제성과 이라크 침공에 대한 규탄. 농업보조금 폐지에 대한 반대와 환경파괴에 대한 반대. 그리고 다국적기업에 대한 반대 등 이 세상의 모든 평화에 대한 반대운동들이 총집합된 박람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것이 이 포럼의 구호인 만큼 다양한 세계의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 다양한 다른 세계를 하나의 공통분모로 묶어서 구체적인 힘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세계사회포럼은 많은 경비를 소모하는 한풀이성 행사에 지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곳에 모든 사람들 모두가 반세계화를 주장하지만, 역설적으로 반세계화 운동의 세계화와 조직화가 요청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들이 주장하는 ‘다른 세계’를 이루는 방법론일 것이다. 그러나 길은 멀기만 하다.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은 조직적인 반 다국적기업운동을 벌이자는 것에서부터, 어떤 형태든 세계화는 나쁜 것이므로 지역화와 전통적인 삶의 고수를 주장하는 운동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회로 접어든 세계사회포럼이 발전적인 대안과 다양한 생각으로 모여든 이들의 대부분을 납득시킬만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어놓지 못한다면, 점차 반세계화 운동에 대한 기대감으로 세계로부터 몰려들었던 힘과 생기를 잃어갈 것 또한 틀림없는 일이다. 이제 세계사회포럼은 단순한 힘의 과시와 한풀이를 떠나서 기본적인 행동강령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직은 이세계의 여러 나라 여러 민족 사람들에게 다른 세계가 필요하다는 계몽적인 운동이 좀 더 필요할지도 모르고, 어쩌면 아직도 반세계화 운동에 대한 인식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욱 필요한 것은 그런 인식을 확산시키는 과정에서도, 반세계화 운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이 구체화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세계화 운동이 난장을 벌이고 한풀이를 하는 사이에도 세계는 빠른 속도로 세계화, 신자유주의화 되어가고 있고 그 질서에 맞도록 재편되어 가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정립하고 행동을 실행하는 시기가 늦으면 늦을수록 그 모든 폐혜를 되돌리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서로 모여 얼굴을 확인하고 서로의 어께를 두드리며 격려를 한 후 서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모두가 보다 넓어진 시야와 보다 강한 연대의식으로 보다 구체적인 활동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반대세력의 세 과시와 서로의 존재확인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성과들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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