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20년] ‘제국주의와 마리오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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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20년] ‘제국주의와 마리오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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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이라도 무력으로 다른 나라 체제를 바꿀 수 없다
- 국내의 불만을 강권으로 억제하는 최고지도자들은 역사에 진지하게 접할 필요가 있다
- 결코 역사수정주의는 심판받을 것이다
- 일본 : 과거 한반도 강점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이나 자기검증과 공개가 없음이 유지되고 있음
힘이 어느 정도만 있어도 결코 마리오네트가 될 수 없지만, 지도자에 따라 '있는 힘'을 모르고 약자인 마리오네트에 불과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합리적 이성을 바탕으로 한 개인이나 단체가 있는가 하면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며 악마적인 개인이나 단체도 있기 마련이다. 국가 단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최고다. 나 없으면 나라가 안 된다. 나는 하늘에서 내린 사람이어서 오류가 있을 수 없다.“며 외치면서 저돌적(猪突的)으로 돌진하는 지도자도 있다. 그러한 지도자는 무슨 일이든 개인화하는 습성이 있다. 역사도, 국민의 주권도, 민족의 정체성도 모두 최고지도자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집행되는 경향이 있다.

자기 멋대로 이유를 들이대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휘두르며 자국 내에서는 국내법을, 꾹제적으로는 국제법을 깡그리 무시하고 내적으로는 국민들의 인권을 짓밟기도 하고, 외적으로는 다른 나라의 영토를 무작정 쳐들어가는 무지막지한 지도자도 있다.

시야를 넓혀보면, 강대국들의 횡보를 생생히 목격할 수 있다. 과거나 지금이나 강대국들의 횡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교묘해지거나 악랄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023년 3월 현재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인 2003년 3월 20일에 시작된 이라크 전쟁의 교훈은 지나쳐서는 안 될 일이다. 당시 3월 20일 미국과 영국 등이 이라크 공습 개시로 대(對)이라크전 개전이 됐다.

전쟁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과 이에 부시 대통령의 ‘푸들’이라는 비야냥까지 듣기도 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라크 전쟁에 가담하는 등 유지+연합이 시작됐다.

1990년 8월 2일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된 걸프전쟁은 1991년 2월 28일 다국적군의 승리로 끝났고, 2001년 미국의 상징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들이닥친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침략과 테러위협을 인정하고 결의로 무력사용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서는 안보리 결의도 없었고, 당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에 비추어 (이라크 전쟁은) 위법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은 1개월 만에 붕괴되었고, 이라크는 진흙탕 내전에 빠져들어 잔인한 테러조직 이른바 ‘이슬람국가(IS=Islamic State)'을 낳았다. 폭력과 공포에 질려 온 중동과 아프리카 사람들에게는 강대국들의 편의주의(opportunism, 기회주의)에 대한 불신이 깊게 배어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유럽의 분쟁이며, 이 같은 야만적인 전쟁의 핵심 근거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 전략적 입지를 위한 제국주의 전쟁”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일부 시각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적 위선을 드러낸 것으로, 미국은 유엔의 승인도 없이 이라크를 침공했는데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강대국의 무소불위(無所不爲)를 지적한 것이다.

러시아 정보기간 KGB요원 출신 블라디미르 푸틴이 지배하고 있는 러시아에 의한 위법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누구라도 비판할 수 있고, 또 비판해야 마땅하기도 하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이 부과하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흔쾌하게 동참하는 국가가 많은 편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제재불참 국가의 수가 훨씬 많다. 개도국이나 신흥국의 상당수가 러시아 침략을 비판하면서도 제재 동참에 선뜻 나서지 않는 이유가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를 꼽을 수 있다.

물론 강대국이라 해서 자기검증이나 반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정부 조사에서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 개발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은 정부로부터 독립한 위원회가 7년 동안 실시한 조사에서 “(영국의 이라크 전) 참전은 잘못이었다”고 인정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1일자 사설에서 일본에 대해서 따갑게 지적했다.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고, 현지에 자위대를 파견한 일본은 어떠한가?”라고 묻고, 당시 일본 민주당 정권은 ‘검증은 골자만 공개되었을 뿐 초라함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기검증과 반성을 통한 투명한 공개가 없었다는 것이다. 사설의 이 같은 날카로운 지적은 과거 한반도 강점기,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이나 자기검증과 공개가 없음이 유지되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강대국이나 약소국이나 잘못은 잘못이다. 그 잘못이 시간과 함께 사라지는 게 아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역시 위법적인 사악한 것으로 러시아의 부당성(injustice)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대의 없는 전쟁의 승부수는 앞으로 막중한 무게로 덤벼들 것이다.

미국의 브라운대 자료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에 투입된 전비는 참전용사 치료비 등을 포함해 8조 달러(약 1경 467조 원)에 이른다. 미군 7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적병과 시민도 9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등 전쟁의 대가는 막대했다.

피폐해진 미국 사회에서는 전쟁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정치의 내향화의 가속에 의해 국제사회에서의 미국의 존재감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다. 오늘날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을 더 이상 도전자가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동맹국이나 파트너들과 어깨동무를 해 떠오르는 국제세력을 짓누르려 하고 있다, 힘없는 나라는 어쩔 수 없이 강대국의 손에 놀아날 수밖에 없는 마치 ‘마리오네트(marionette)’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힘이 어느 정도만 있어도 결코 마리오네트가 될 수 없지만, 지도자에 따라 '있는 힘'을 모르고 약자인 마리오네트에 불과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아무리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이라도 무력으로 다른 나라 체제를 바꿀 수 없다.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미국산(産) 민주주의가 절대 전능(Almighty)한 시스템이 아니다. 그렇다고 보편적 민주주의 가치가 없다는 게 아니다. 만능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동안 미국의 국력과 위신은 무참히 훼손됐다.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사실이 바로 이라크전쟁이 펼쳐 보이는 가장 큰 교훈일 것이다. 부정한 전쟁이 어떤 말로를 걸어 갈 것인가. 국내의 불만을 강권으로 억제하는 최고지도자들은 역사에 진지하게 접할 필요가 있다. 결코 역사수정주의는 심판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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