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Pandemic)기간에 이어 지금까지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물가를 정밀하게 분석, 적절한 방향타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FRB는 정책금리(기준금리)를 0.25%인상해, 연간 4.50~4.75%로 하기로 결정했다. FRB는 2022년 3월 금리 인상을 시작, 6월 이후에는 통상의 3배가 되는 0.75%의 인상을 계속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금리 인상폭을 0.50%로 다소 누그러뜨렸고, 이번에는 0.25%로 더욱 축소시켰다.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신장률은 그 이후 6개월 연속으로 낮아져, 12월에는 6.5%까지 내려갔다. FRB는 그러한 추세에 따라 금리 인상폭을 유연하게 변경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FRB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실제로 미국의 물가동향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일단락되면서, 휘발유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물류(공급망) 혼란 등에 따른 공급 제약이 완화되고, 중고차와 정보통신기기가 가격이 떨어지는 등 물건 전체의 가격 상승은 둔화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을 떠난 근로자들이 음식점 등 서비스업으로 충분히 돌아오지 않아 여전히 인력 부족으로 임금 인상 압력이 강하기 때문에, 서비스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아직은 물가동향 파악이 극히 어려운 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잡기에 승리했다고 선언하기에는 너무 시기상조라고 강조, 금리인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FRB는 정책금리의 최종 도달점을 5%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해제한 중국에서 자원과 식량 수요가 회복되면서, 세계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는 더 필요하다.
한국은행(한은)은 소비자물가가 2월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5.2%는 석유류가격 오름폭이 축소됐으나 전기료 인상, 한파에 따른 농축수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전월보다 다소 높아졌는데, 이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며, 소비자물가는 2월에도 5% 내외의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은이 2일 밝혔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현재 3.5%에서 동결하는 대신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FRB가 앞으로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물가상승률마저 반등해 추가 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 둔화와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기 어렵지만,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와 물가에 대응하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유럽보다 늦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4% 올라 41년 만에 처음이다. 그 가운데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책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따른 비용 증가가 주요인으로 임금 상승을 동반한 고물가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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