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 3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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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 3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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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채도 1949년 이래 최악의 해로
- 하지만 향후 투자 리턴(Return)은 상승한다
-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찾게 된다.
- 인덱스 투자가 문제시되기 시작한 이유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 주가가 더 심한 상황에 빠진 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자산시장이 동시에 급락하는 경우는 드물다. 투자자들은 미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어서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영국의 경제 전문 매체인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타격은 강렬하다. 미국 주요 기업들로 구성된 S&P 500종 주가지수는 연초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시점에서 지난해 말 고점보다 무려 25% 가까이 떨어져 시가총액으로 10조 달러(약 1경 2,958조 원) 이상 날아갔다.

* 미국 국채도 1949년 이래 최악의 해로

평소 같으면 주식으로부터의 피난처 역할을 해야 할 국채시장도 침체되어 있어, 미국 국채로서는 1949년 이래 최악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주식과 미국국채가 6대 4로 구성된 ‘투자 포트폴리오’는 올해 10월 중순 기준 1937년 이후 어느 해보다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집값도 캐나다 밴쿠버에서 호주 시드니까지 곳곳에서 하락하고 있다. 암호자산(가상화폐)도 폭락했고 금도 빛을 발하지 않았다. 상품시장만 활황이지만 그 한 원인은 ‘전쟁’이라 기뻐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저(低)인플레이션에 익숙해져 있었던 만큼 충격이 크다. 2007~2009년 세계 금융위기에 따라 세계 중앙은행들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금리를 일제히 인하했다.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동결되자 각종 자산 가격은 급등해 '전면 강세장'이 됐다.

S&P500은 2021년 고점 때 2009년 저점의 7배가 됐다.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여러 가지 잡다한 신흥기업에 전례 없는 규모의 자금을 선뜻 제공했다. 미공개 주식인 사모펀드(PE)를 중심으로 부동산과 인프라까지 포함한 세계 사모시장 규모는 4배로 커져 10조 달러에 달했다.

이 강세장이 올 들어 극적으로 역전된 계기는 금리 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는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렸고,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따랐다.

하지만 자산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근본적 이유는 인플레이션 재연이다. 선진국에서는 지난 40년간 가장 빠른 속도로 소비자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 하지만 향후 투자 리턴(Return)은 상승한다

금리가 높은 시대에는 투자자들은 자산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현실을 이해하면서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려고 필사적이다. 이때 유의해야 할 점이 세 가지가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제안했다.

첫째는 예상 리턴은 상승한다는 점이다. 2010년대 강세장 시기에는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미래 투자수익을 대신해 큰 자본이득이 생기는 형태가 됐다. 가격 상승은 예상 리턴 저하라는 마이너스 측면을 동반한 셈이다.

대조적으로 올해 가격 하락에 따른 캐피털 손실에는 밝은 요소도 있다. 대신 예상 실질 리턴은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물가 연동 국채(TIPS)를 생각하면 알기 쉽다. TIPS의 이율은 사실상 리스크 프리(risk free)로 얻을 수 있는 리턴(return)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10년물 TIPS 수익률은 지난해 -1% 또는 그 이하였지만, 올해는 약 1.2%다. 이 기간 동안 10년물 TIPS를 보유한 투자자는 매각하면 상당한 캐피털 손실을 입지만, 계속 보유하면 이율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 실질 수익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물론 큰 폭으로 하락한 자산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등의 법칙은 없다. 시장은 FRB의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뭔가 단서를 얻으려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 기업들의 이익은 급감하고 위험회피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 저명 투자자 '워런 버핏'이 과거 지적한 대로 앞으로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은 주가가 떨어지면 기뻐할 것이고 높은 주가를 기뻐할 것은 매각을 예정했던 투자자들뿐이다.

겁에 질린 투자자나 수중 현금 부족에 빠진 투자자들은 저점에 팔아 후회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투자 스킬과 배짱과 자금을 가진 투자자는 예상 리턴 상승을 능숙하게 살려 이익을 내게 된다.

*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성과를 찾게 된다

둘째, 투자자들은 기존보다 단기간에 성과를 찾게 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들은 참을성이 부족해지기 쉽다. 미래 투자수익의 현재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일이 미국 테크 업체들의 주가에 타격을 주고 있다. 테크 기업들의 사업 모델은 이미 낡아 보이기 시작했는데도 이들은 먼 미래에 큰 이익을 가져다주겠다고 약속해 왔다. S&P500에 포함된 5대 테크 기업의 주가는 올해 40%나 하락했고, 게다가 5개 기업은 S&P500 전체 시가총액의 20%나 차지했다.

투자 대상의 관심은 신흥기업으로부터,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겨졌던 비즈니스 모델로 가는 노포 기업(유럽의 은행 등)으로 옮겨, 그러한 기업이 살아날 것 같다.

스타트업이 모든 것이 자금 조달로 좌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달할 수 있는 액수도 횟수도 줄어들 것이다.

투자자는 고액의 선행투자를 필요로 하고, 또한 이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기업에는 종래와 같이 참지 않게 된다. 확실히 미국 테슬라(Tesla)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이제 유리해진 곳은 전통적 자동차회사다. 이들은 과거 투자에서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신흥기업은 창조적 파괴를 이룰 수 있지만 향후 자금조달은 어려워질 것이다.

* 인덱스 투자가 문제시되기 시작한 이유

셋째는 투자전략이 바뀐다는 점이다. 2010년대 이후 유행한 전략은 공개시장에서 패시브 인덱스 투자를 하고 프라이빗 시장에서는 적극 투자를 해 나가는 조합이다. 그 결과 거액의 자금이 프라이빗 시장으로 흘러들어갔고 정점에는 1조 달러에 달했다. 미국의 공적 연기금은 투자액의 약 5분의 1을 미공개주와 부동산에 투자해 왔으며, M&A(합병인수) 총액의 약 20%는 PE와 관련됐다.

이 전략의 액티브 투자는 불안정해 보이지만 운용 관계자의 상당수가 최근 들어 이 전략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것이 이유가 아니다.

오히려 인덱스 투자야말로 실수라고 한다. 시가총액에서 가중치를 부여하다 보니 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인덱스 투자가 없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수한 투자자에게 시장 평균 리턴을 제공하는 저렴한 수법이기 때문이다.

엄격하게 음미해야 할 것은 수수료가 높은 프라이빗 자산 투자다. 그 운용 실적은 활발하게 떠들썩하게 되어 왔다. 한 추계로는 S&P500이 22.3% 하락했을 때 세계 PE펀드는 보유 기업의 가치를 3.2% 높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환상이다. 정의상 PE펀드에 포함된 자산은 공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운용자산의 가치평가는 펀드매니저의 자유재량에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투자처 기업의 평가절하가 늦기로 악명 높다. 이는 아마도 수수료 수입이 운용자산액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상장사의 주가 하락은 결국 비공개 기업에도 미친다. 공개시장 폭락을 잘 모면했다고 생각해도 사모펀드 투자자들도 조만간 낭패를 볼 것이다.

이리하여 그동안 적극적이었던 투자자들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자본을 기존처럼 쉽게 구할 수 없는 새로운 투자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쉽지 않지만, 장기적 시점에 서는 것이 있을 것이다.

새로 도래한 '뉴노멀(New Normal)'이야말로 역사적으로는 노멀이다. 안이하게 자금이 몰리는 저금리 시대가 오히려 이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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