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모호하다는 북미 공동합의문의 속사정
애매모호하다는 북미 공동합의문의 속사정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8.06.14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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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사용의 내막

▲ 다음 주부터 시작될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당국자 회담에서 북한 측이 주한 미군 기지 사찰, 미군 철수 등을 꺼낸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만일 그렇게 되면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을 곧바로 무효화됨과 동시에 군사적 압박이 다시 가해질 것이다. ⓒ뉴스타운

* 일본인 납치문제 언급, 대신 일본 자본 북한 지원토록 유도

* 3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각각의 해석

* 애모호한 표현의 속사정

* 김정은이 트럼프를 속였을까? 그렇다면 군사적 행동 가시화

*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사용의 내막

* 할아버지, 아버지와 다른 김정은, 대일청구권 자금 겨냥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위치한 ‘카펠라 호텔’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70여 년간 적대 관계에 놓여 있던 세계 최강 미국과 은둔의 국가이자 고립국가 겸 독재국가인 북한의 최고지도와의 정상회담이 열렸기 때문이다.

미-북 두 지도자는 역사적인 공동합의문을 만들어 서명식을 가졌으며, 이 합의문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다음 주부터 북한 당국자와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에 대한 협의에 들어간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 서울에서 합의문에는 C와 D(Complete, Denuclearization, 완전한 비핵화)만 적혀 있지만, 그 내용에는 V와 I (Verifiable, Irreversible,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V와 I가 없으면 어떻게 완전한 비핵화가 되겠냐며 이 같이 강조했다.

* 일본인 납치문제 언급, 대신 일본 자본 북한 지원토록 유도

공동합의문에서 이 같이 C와 D만 있다며 북한 김정은의 승리이며, 트럼프의 미국이 패배했다는 보도도 적지 않다. 북한과 미국은 합의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실현에서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이 말이 미국의 의도대로 이뤄질 경우 북한은 대폭적인 경제지원을 받아 부강한 국가로의 탈바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 문제를 의제로 상정, 북한 김정은에게 말했고, 그 대가로 북한의 대일청구권 자금과 더불어 일본의 막대한 경제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속셈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의 큰 돈 들이지 않고 북한 경제부흥을 해 주겠다는 것이다.

* 3가지 시나리오에 대한 각각의 해석

당초 많은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3가지로 요약했다. (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보해 모든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폐기처분 한다 (2) 트럼프 대통령의 어설픈 핵 문제 합의로 끝난다 (3) 회담이 결렬되고 지난해 10월 상황, 즉 군사적 긴장상태로 되돌아 간다.

이 같은 3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현 단계에서는 위 (3)번은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 공동합의문은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작성되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는 (1)번이라고 해석을 할 것이고, 김정은 측에서는 (2)으로 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특히 김정은 시간벌기에 성공을 했으며, 완전한 비핵화는 궁극적으로 막아냈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과 북한 양측이 자기 편한 대로 해석을 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이다. 공동합의문(성명)은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굳은 결의를 재확인했다”와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한다”와 같이 2번 이 문장을 사용했다.

* 애모호한 표현의 속사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할 경우, 이미 1990년대 초 한국에서 미군의 핵을 철수했으니 남은 것은 북한의 핵무기 완전 폐기를 뜻한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북한에서의 해석은 상식과는 크게 다르다.

지난 2016년 7월 6일 북한 정부 대변인은 “북의 비핵화” 궤변은 한반도 비핵화의 전도를 더 험악하게 할 뿐“ 이라는 발표문을 내놓은 적이 있다. 북한이 주장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은 북한 당국이 핵무기가 있을지도 모르는 주한 미군 기지를 사찰도 하고, 핵 탑재 가능한 전략전폭기, 항공모함, 잠수함 등 전략무기의 한반도 접근 금지, 주한 미군 철수를 포함하고 있었다. 이 것이 2년 전의 북한의 입장이었다.

이번 공동합의문에 나타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는 두가로 해석될 수 있다. 북한 김정은이 2년 전의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인지, 아니면 2년 전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속인 것인지, 이번공동 합의문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만으로는 판별하기 불가능하다.

* 김정은이 트럼프를 속였을까? 그렇다면 군사적 행동 가시화

그러나 북한의 속임수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따라서 북한 김정은 측이 북한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존 볼튼 앞에서 속이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또 미국 측도 호락호락 속지도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 낸 김정은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트럼프의 ‘북한에 대한 체제 아전보장’이라는 말을 교환한 것에는 속임수가 끼여 들었기 보다는 오히려 큰 진전이라는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의 상호 약속이 체제안전보장과 비핵화이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당국자 회담에서 북한 측이 주한 미군 기지 사찰, 미군 철수 등을 꺼낸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만일 그렇게 되면 북한 체제 안전 보장을 곧바로 무효화됨과 동시에 군사적 압박이 다시 가해질 것이다.

*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사용의 내막

미국은 왜 ‘북한의 비핵화’라는 말 대신 ‘한반도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하도록 허용했을까? 북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미국으로 빼돌릴 결단을 했지만, 북한 국내 및 중국 등의 동요를 막으려고 자신들이 과거에 사용했던 말과 같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을 수도 있다.

미-북 정상회담 전날인 11일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고 말했다. 용어 선택은 이 같이 겉으로 애매모호하게 해 상대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면서 속내로는 미국이 양보하지 않은 양국 간의 은밀한 거래가 있는지도 모른다.

* 할아버지, 아버지와 다른 김정은, 대일청구권 자금 겨냥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 이후, 아버지가 하지 못한 일본과의 과거청산 자금(대일청구권 자금)을 획득해 아버지의 권위를 뛰어넘어보겠다는 뜻이 있다는 내부 정보도 있다. 이 같은 정보를 달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를 이용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대규모 경제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일본 자금을 투입하고 미국은 큰돈을 들이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일본 입장에서 보면,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문제가 거론된 것은 외교적인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압박을 벗기면서 일본인 납치문제를 논의해 일본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국면으로 전환한 일이다. 일본도 미-북 회담에서 이른바 일본 패싱(Japan Passing)에서 벗어나 일정 정도 역할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일정 정도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잘만 되면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을 열어 문제해결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일본의 역할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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