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과 정치적 폭력의 ‘트럼프 시대의 미국’
막말과 정치적 폭력의 ‘트럼프 시대의 미국’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7.06.0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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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과격파 테러’와 ‘백인우월주의’는 동일선상에서 대응해야

▲ 폭력행위 등을 연구하는 전문가, 사회학자들은 “미국에서 사회규범의 변화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 사회에서는 현재 “(정치적 폭력이) 사회적으로 정당성 있는 행동으로 수용되고 있다고 느낌으로써 개인들이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추세”라고 진단하고 있다. ⓒ뉴스타운

‘정치적으로 폭력적인 막말은 이제 정상적인 상황인 것처럼 되어가는 미국의 트럼프시대’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의 언행이 도마 위올려져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거센 말투로 인해 촉발된 상황이 지지자들은 물론 진보성향의 사람들에게까지 ‘이제 폭력은 다소 용인되어도 된다’는 풍조가 등장하고 있어, 조금만 더 이러한 풍조가 확산되면 무시할 수 없는 미국의 골치 아픈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들의 지적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기간 동안 수많은 연설에 참여한 지지자들에게 “여기에서부터 (우리 모두를) 드러내자 !”고 호소하면서 청중들의 일체감을 유도해냈다.

2016년 3월 남부 켄터키 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폭력을 당한 흑인 여자 대학생은 소송을 냈고,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향한 폭력적 막말은 지지자들로 하여금 실제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폭발성을 지녔던 것이다. 피해자뿐만이 아니라 가해자인 트럼프 지지자도 트럼프를 고소할 지경에 이르렀다.

뉴욕타임스(NYT)는, 켄터키 주 재판 결과와 관련, “(지지자의 폭력은) 트럼프의 지지에 따라 행동한 것이며, 피해자에게 부상을 입힌 책임은 트럼프에게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고 전하면서,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 또한 지난 4월 트럼프에게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고 전했다.

가해자인 트럼프 지지자는 “트럼프가 ”그 녀석을 후려갈기면, 그 소송비용은 내가 부담 하겠다”고 한 발언을 근거로 트럼프에게 소송비용 지불을 요구했다는 보도이다.

또 중서부 인디애나 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백인지상주의(white supremacy)를 주창하는 단체를 창설해 인권단체로부터 “헤이트 그룹(Hate Group, 증오집단)”으로 낙인찍히고 있다. 백인들의 이익을 지키는 후보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최근에는 ‘배신당했다“는 심정으로 마음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관련 웹 사이트에는 ”트럼프는 결국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국가안의 국가‘라는 꼭두각시였다는 글이 올라와 있기도 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최근 서부 애리조나 주에서 선출된 공화당 출신 모 하원의원을 사살하라는 전화가 오는 등 위협이 가해져 같은 주에 거주하는 용의자 한 명을 체포했다. 하원의원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사살하겠다는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과거 이 지역에서는 하원의원이 총격으로 치명적인 중상을 입은 적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의회전문지인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이번에 전화 살해 협박을 받은 의원을 포함하여 공화당 지지자 10여 명이 협박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설회장에서 자동차로 추적을 당한 의원도 있어 경호를 대폭 강화하는 등의 대응책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제1호가 의료보험개혁안인 이른바 오바마케어(Obamacare) 폐기였다. 이를 둘러싼 공화당의 타협에 대한 불만, 나아가 오바마케어의 폐기 자체에 대한 불만 등이 겹쳐지면서 다양한 협박의 이유가 되고 있다.

또 지난 5월25일 서부 몬태나 주에서 실시된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공화당 후보가 영국 기자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로 고발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경쟁 후보와 치열한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하는 파란이 있었다.

정치적인 폭력은 백인우월주의자나 일부 과격한 트럼프지지자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또 트럼프 반대자들도 역시 폭력은 진보주의자들의 전매특허가 아니다. 폭력은 그 어느 쪽이든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폭력적 언행이 보수든 진보든 ‘이제 폭력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쯤으로 여기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즉 ‘폭력의 정당화’가 미국 사회에서 큰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폭력행위 등을 연구하는 전문가, 사회학자들은 “미국에서 사회규범의 변화가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 사회에서는 현재 “(정치적 폭력이) 사회적으로 정당성 있는 행동으로 수용되고 있다고 느낌으로써 개인들이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추세”라고 진단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이 폭력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회적 규범의 변화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미국 내 테러와 마찬가지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행동’도 심각하게 여겨, 테러와 같은 수준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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