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 없는 여론조사가 특종이 되는 나라
신뢰성 없는 여론조사가 특종이 되는 나라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5.07.17 10: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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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여론은 중우정치의 폐해를 불러와

▲ ⓒ뉴스타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자 한 여론조사 회사에서는 그 즉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새누리당 차기 대권주자 중,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선 조사가 나왔다고 했고 종편에 출연한 평론가들은 이 여론조사를 들먹이며 유별나게 호들갑을 떨며 유승민의 위상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침이 마르도록 써먹기도 했다.

하지만 며칠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의 이름이 빠진 것도 있었고,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유승민의 이름을 포함시킨 조사도 있었다. 이처럼 여론조사 회사마다 장사가 된다 싶으면 특정인을 포함시키기도 하고 빼기도 하여 그때그때 입맛에 따라 들쑥날쑥하기도 한다. 응답율도 형편없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포함시키려면 잠재적인 대권주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나 반기문 유엔총장도 포함시켜야지 이들은 왜 뺐는지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를 하려면 새누리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하거나 보수우파를 대상으로 해야지 좌파세력의 역선택이 가능한 여론조사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가치도 없다. 언제부터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었다고 유승민의 이름이 대권 반열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모순되고 이상한 일이다.

어느 면을 보나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기에는 턱없이 모자랄 뿐 아니라 보수층 일부로 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고 있는 유승민을 대권주자에 포함시켜 여론조사를 실시한 그 자체가 바로 한편의 코미디에 다름없다. 그러나 왜 유승민이 여론조사에 포함시켰는지 알만 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이런 황당한 여론조사를 이용하여 유승민을 띄우는 척 해놓고선 사실은 해바라기성 저질 평론가를 앞세워 박 대통령을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여론조사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식이 끝나자마자 곧 바로 차기 대권 주자들의 선호도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나라가 우리나라 여론조사 회사들이다. 또한 선거 때라면 모르겠지만 평소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일주일 단위로 조사하는 나라도 우리나라다.

특히 일주일 전과 일주일 후가 다르면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다고 주간 단위로 여론조사를 하는지도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일주일 전에 비해 대통령의 지지율이 2%만 하락되어도 언론에서는 무슨 난리라도 난 듯, 별별 분석을 다 내놓고 있지만 다음 주가 되어 다시 2%가 오르면 그냥 입을 닫고 마는 것이 우리나라의 종편들의 행태다.

여론은 조변석개로 변하는 법이다. 아침에는 입맛이 달다가도 저녁에는 쓴맛을 내는 것이 바로 여론이다. 축구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골을 못 넣는 선수는 엄청나게 비난을 받지만 바로 그 선수가 경기 막바지에 멋진 중거리 슛으로 골을 넣어 승리를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영웅으로 돌변하는 것과 같은 것이 바로 여론이다. 그래서 여론은 춤춘다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이만하면 모든 것을 여론조사에 의해 결정하고 여론조사에 의해 춤을 춰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얼마나 여론조사에 함몰되어 있느냐 하면, 당 대표를 뽑을 때도 여론조사가 동원되고, 국회의원 공천심사를 할 때도 여론조사가 적용된다. 매사를 여론조사를 대입하다보니 정신 나간 새민련 문재인 대표는 심지어 국무총리 임명에도 여론조사를 실시하라고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 나와 조롱거리가 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여론조사 맹신하다가 망신당한 당사자들도 많다.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잘 틀리기로 유명하다. 아마도 오답을 도출하는데 있어 세계 최상위권에 들어가고도 남을 것이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막 투표를 끝나고 나온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방송사의 출구조사마저도 엉뚱한 예상치를 발표하여 망신을 당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한다. 또한 실제와는 반대로 응답하여 여론조사 주체를 골탕 먹이는 쾌감을 즐기는 부류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만큼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습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여론조사가 사실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제는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가깝게는 보수당의 압승으로 끝난 영국의 총선 전망도 틀렸으며, 찬성과 반대가 박빙이라던 그리스의 국민투표 여론조사 예측도 틀렸다. 미국에서도 지난 대선 때 틀린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 정도가 되면 새로운 방식과 기법을 개발하지 않는 한 여론조사로 먹고사는 회사들은 전업을 하거나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역색깔과 정치성향이 유별나게 강해 역선택이라는 전매특허가 발동되기도 한다.

지난 대선 때는 소위 뉴스 전문채널에서도 빗나간 출구조사를 발표하여 망신을 샀고, 작년 7.30 재보선 때도 틀렸으며, 올해 실시되었던 4.29 재,보선 때도 여론조사 예상치는 예외 없이 빗나갔다. 여론조사가 번번이 빗나가는 데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지나친 겸손(?)문화도 한몫하고 있다고 본다.

가령 집안 형편이 가난하여 끼니를 거르고 있는데도 이웃 사람이 식사를 했느냐고 물으면 꼭 했다고 대답하는 국민이 우리나라 국민이며, 가진 게 없어도 있는 척, 폼을 잡는 관습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모르면서도 아는 척을 하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잘못된 미덕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더구나 정치색이 가미된 여론조사는 요리저리 머리를 굴러가며 역선택이라는 부작용까지 더해져 여론조사가 잘 틀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니 제대로 맞는 여론조사가 나올 리가 없다. 그런데도 여론조사는 쉬지 않고 계속하고 있어 가히 여론조사 망국론까지 등장하는 실정이 되었다. 그런데도 이 같은 빗나간 여론조사가 발표될 때마다 일희일비를 하고 논쟁을 일삼는 것도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렇게 이루어지는 여론조사 속에는 언제나 왜곡된 여론이 스며들게 마련이므로 여론조사가 만능이 결코 될 수가 없다. 차기 대권주자 중 1위가 고작 20%대 지지율이다. 20% 대의 지지율 가지고 차기대권을 노린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다. 현재의 추이가 이렇구나 하고 지나가면 될 일인데도 유난히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이처럼 여론조사에는 함정도 있고 많은 논리적 모순도 존재하고 있다. 정치용어에 다수의 어리석은 민중이 이끄는 정치를 중우정치(衆愚政治)라고 하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의 단점을 안고 있는 정치가 바로 중우정치다. 여론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중우정치의 병폐는 그만큼 위험한 것이다. 세계적인 여론조사 회사인 '갤럽의 짐 클리프턴 회장도 최근의 여론조사의 맹점을 고백했다.

스마트 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아 특정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를 믿기 힘들게 됐다는 것이 여론조사의 난점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이 빅데이터 시대라는 것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여론조사 회사가 존재하고, 이런 여론조사를 활용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편향적인 평론가가 존재하는 한, 신뢰성 제로의 여론조사는 계속될 것이고 정치판 참새꾼들은 언제나 그렇듯, 중우정치를 위한 조미료로 활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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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블로거 '카사롤랑' 입니다 2015-07-25 04:18:38
그거 논설입니까요?
정신나간 문재인이,, 요리조리 머리굴리며,,, 참새꾼/ ㅋㅋㅋ
뭐 솔직표현이 재미 있군요
또물론 90% 이상 공감합니다
한가지만 공감 안하구요

그 한가지가 뭐냐하면,
유승민을 여론조사로 그리 띄우고 한 것은.
그 것은 박양의 반대쪽에서 박양을 공격하기 위함에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것,
바로 박양쪽에서 그렇게 했고 하고있는 것이라는 것,
님은 그것이며 그런 이유에 대해 아셔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