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댐과 사력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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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댐과 사력 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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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 피해 두려워 댐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면 서글픈 일

 
   
  ^^^▲ 사진은 미국 오로빌 댐. 오른 쪽 넓은 폭 구조물이 자갈과 흙으로 만든 댐이고 왼쪽이 스필웨이이다. ^^^  
 

연일 계속되는 폭우로 안동댐 수위가 만수위에 육박했음에도 4대강 사업 공사에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해서 방류를 하고 있지 않다는 논의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무리하게 물을 가두어 놓으면 안동댐이 붕괴할 수 있다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댐 관리 능력이 제고된 오늘날 댐이 붕괴하는 경우란 상상하기 어렵다. 댐이 붕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원자력발전소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경우보다는 자주 있었다. 로스앤젤레스 서북쪽에 있었던 프랜시스 댐이 붕괴한 사고는 많은 인명 피해를 냈고, 로스앤젤레스의 물 기근을 해결한 윌리엄 멀홀랜드의 명성을 무너뜨렸다. 멀홀랜드는 말년을 죄책감을 안고 불우하게 보냈다.

사람들은 댐을 구경하고 엄청난 시멘트 구조물에 탄복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댐의 내부가 외부처럼 시멘트 콘크리트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남한강에 있는 충주댐은 콘크리트 댐이지만 소양강 댐, 안동댐, 임하댐은 사력(砂礫)댐, 즉 자갈과 흙으로 댐을 쌓고 외부만 시멘트 콘크리트로 처리한 댐이다. 충주댐 같은 콘크리트 댐은 이론적으로는 대홍수가 나서 물이 댐을 월류(越流)해도 댐은 안전하다. 1990년 대홍수 때에 그런 위기에 처해있었는데, 서울의 피해를 막기 위해 충주댐은 방류를 최대한 지연시켰고 그 결과로 상류의 단양을 침수시키고 말았다. 댐 운영자는 ‘악마의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소양강 댐, 안동댐, 임하댐 같은 사력댐은 만수위에 다다르면 붕괴할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사력댐을 건설하는 이유는 그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사력댐이 경제적이라고 해도 입지 여건에 따라서 콘크리트로 건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소양강 댐은 접경지역이라는 안보상 이유로 사력 댐으로 건설했다고 한다. 콘크리트 댐은 폭탄을 맞으면 충격으로 폭발해서 붕괴하지만, 사력댐은 폭탄이 맞은 자리에 웅덩이가 생길 뿐이고 댐은 멀쩡하다는 것이다. 소양강 댐은 입지로 볼 때는 콘크리트 댐으로 건설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사력댐으로 건설한 데는 그런 안보상 이유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소양강 댐이 만수위까지 물을 담지 않고 미리 방류하는 것은 그것이 사력댐이기 때문이다.

1938년에 완공된 미국의 후버 댐은 높이가 221미터로 당시로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댐이었다. 후버 댐은 콜로라도 강 협곡에 건설한 아치형 콘크리트 댐으로, 미국 남서부에 물과 전기를 공급한다. 연방 내무부 소유인 후버댐은 60년 만에 전력을 팔아 얻은 이익으로 투자금액을 모두 뽑았다. 그랜드 캐년과 라스베이거스를 가는 경우에 들르게 되는 후버 댐은 관광 명소가 되었다. 후버 댐의 하부 구조에서 줄 서있는 20개가 넘는 거대한 터빈(발전기)을 보면 정말 압도되고 만다. 우리나라 댐 구조물 속에 있는 터빈은 거기에 비하면 장난감 밖에 안 된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댐은 1967년에 완공된 오로빌 댐이다. 중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이 댐은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건설한 것인데, 높이가 230미터에 달하는 사력댐이다. 댐 외부도 흙으로 되어 있는 오로빌 댐은 도무지 후버 댐보다 더 높아 보이지 않는데, 그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즉 후버 댐은 폭이 좁아서 더 높아 보이지만 오로빌 댐은 폭이 워낙 넓어서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것이다. 오로빌 댐은 주변에 도시가 없어서 구경을 하려면 일부러 찾아가야 한다. 오로빌 댐은 남부 캘리포니아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주 정부가 건설한 것이다. 오로빌 댐은 제한수위를 넘은 물이 흘러내리는 별도의 스필웨이(spill way)가 있는데, 그것을 보면 비로소 정말 높은 댐이라고 실감하게 된다. 스필웨이를 두는 것은 댐 붕괴를 막기 위함이다. (우리나라 댐도 스필웨이가 있다.)

요즘 수자원공사 직원들은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닐 것이다. 댐 운영과 광역수도 사업으로 흑자운영을 하던 우량 공기업이 이 정부 들어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으니 한심한 일이다. 홍수를 막는다면서 4대강 공사를 벌여놓고 홍수 피해가 두려워서 댐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면 정말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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