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표 ⓒ 뉴스타운 | ||
세종시를 둘러싼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예고된 일이라서 크게 놀랄 것은 아니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신경질적 반응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현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박 전 대표에 대한 반응은 단순한 반감을 넘어서 이제는 ‘공포 증후군’(‘fear syndrome’)으로 발전하고 있지 않은가 한다.
청와대에서 구태여 ‘박근혜 의원’ 이라고 지칭해 가면서 박 전 대표를 폄하하려고 드는 것이나, 강남 교회의 김성광 목사가 박 전 대표에 대해 거친 용어를 들어가며 공격을 하는 것도 그런 증후군 현상일 것이다. 박 전 대표를 우는 닭에 비유하면서 “잡아먹자”고 한 김성광 목사의 작년 12월 발언은 일종의 ‘저주 연설’(‘hate speech')이다. 종교적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의 ’저주 연설‘은 실제로 그런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광적(狂的)인 추종자가 독단적으로 그런 일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인데, 그런 예는 적지 않다.
한쪽에서는 ‘저주의 언어’를 퍼붓고 있지만 또 한쪽에서는 잊어버릴 만하면 박 전 대표에게 이명박 대통령을 도우라는 어색한 주문을 하고 있다. MB에게 세종시를 포기하고, 박 전 대표는 MB에 협력하라고 주문했던 조선일보의 사내칼럼과 사설이 대표적인 경우다. 2월 13일자 동아일보 사설 ‘이-박, 나라 장래 함께 생각하며 상생의 길을 찾아야’도 그런 식이다.
2월 13일자 동아 사설은 MB와 박 전 대표 사이의 불신은 여권 분열과 국정파탄으로 이어진다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손을 잡으라고 당부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박 전 대표가 세종시 문제를 양보하라는 말이니, 도무지 북핵과 세종시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런 것을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라고 하든가. 세종시 수정을 유난히 강조해온 동아일보의 이 사설을 읽다보면 MB가 말한 ‘강도’가 ‘북핵’ 이었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MB와 박 전 대표에게 상생을 권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론 북핵을 들어서 박 전 대표에게 양보를 주문한 셈이다. 조선은 MB에게 세종시 수정 포기를 주문하고 박 전 대표에게 국정협력을 주문한 데 비해, 동아는 북핵을 거론하면서 무조건 양보를 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김성광 목사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에 이르기까지 박 전 대표는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이들은 다음번 대선도 보수 대 진보로 치러진다면서 ‘보수 단합’을 외치고 있지만, 다음 대선이 보수 대 진보로 치러진다고 보는 것은 착시(錯視)에 불과하다. 가스통과 막말로 대표되는 요즘 한국의 ‘보수’에 대해 우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20-30대는 진저리를 칠 따름이다.
여론조사를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지만 미디어법,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PD수첩 판결 같은 국정사안에 대한 여론조사는 한결같이 60% 이상이 현 정권에 대해 부정적임을 보여 주고 있다. 20-30대에 국한해서 여론조사를 한다면 70% 이상이 현 정권이 집착해온 미디어법,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PD수첩 기소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다. 이런 민심의 소재를 무시하고 ‘보수 분열’을 읊조리는 것은 허망한 일이다. 더구나 4대강, 미디어법 등은 차기 정권에서 국정조사를 해야 할 ‘게이트’ 감이 아니던가.
박 전 대표가 현 집권세력과 그 주변에게 ‘골칫거리’를 넘어서 ‘공포’로 여겨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박 전 대표는 빚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빚진 데가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행보를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집권을 하는 경우에 원칙을 세울 수 있을 것이며, 그래서 그들은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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