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 완화 법 개정, 법을 어기겠다고 선언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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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무효 완화 법 개정, 법을 어기겠다고 선언하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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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어물전 생선 맡긴 국회 '정치개혁특위'

정부 여당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정신이 나가도 한창 나간 모양이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현행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 벌금 기준인 100만원을 300만원이나 500만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의 한 의원이 지난달 15일 “국민의 투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100만원의 벌금으로 당락이 좌우되는 것은 민의가 왜곡될 수 있다”며 “이 기준을 올릴 필요가 있다는 데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당선무효를 대폭 줄이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인 것이 드러난바 있다.

당선무효 벌금(정치자금법 제49조) 인상은 민주정치의 퇴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정치자금법 위반 시의 당선무효기준을 현행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이기로 합의하고 이를 원내대표 협상 안건으로 넘겼다. 100만원 벌금 기준이 10여 년 전에 만든 것이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가도 공공요금도 껑충 뛰었는데 당선무효의 갈림길이 되는 벌금기준만 오르지 않은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300만원으로 올린다면 웬만큼 불법 탈법을 저질러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얕은 속셈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법 위반 행위와 정치자금법상 선거비용관련 위반행위(정치자금법 제49조)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취소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법원의 항소 과정을 거치면서 당선 취소 벌금액을 피해 50만~90만원 사이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이른바 '봐주기 식 판결’이 많은 것도 사실인데 또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럴 바에야 벌금에 의해 당선무효가 되는 일이 없도록 아예 그 조항을 없애면 어떨지 반문하고 싶어진다. 정개특위는 지난 연말에도 불법 정치자금 수수 정치인에 대해 형사 처분을 면제·감경하는 법 조항을 신설하려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바 있다. 그런데도 당선무효기준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리는데 정치개혁특위에서 합의할 정도이니 국회차원의 정치개혁은 물 건너 간 일이다.

이러니 정개특위의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기형적인 기초의원 소선거구제를 고치려고 정개특위에 들어왔는데 당리당략과 집안싸움 때문에 선거구제 하나 고치지 못하고 있다. 정치개혁으로 한 발짝도 못나가는 정개특위야 말로 개혁 대상”이라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 아니겠는가.

100만원 기준에 걸려 금배지를 잃은 국회의원이 15대 국회 7명, 16대 10명, 17대 12명, 18대 16명이었지만 300만원으로 올린다면 벌금기준에 걸려 당선무효가 되는 일은 좀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당선무효 형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정치문화가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국회의 질을 높일 생각이라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합리적이다.

당선무효기준 300만원 상향문제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원내대표 간 협상에 넘겨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하니 양 당 중진들의 의견을 취합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개혁에 대한 시각을 파악할 좋은 기회다. 불법타락을 조장하는데 18대 국회가 기여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이런 발상은 과감히 폐기해야 한다.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신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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