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알고 통장·보안카드 제공한 12명 검거·2명 구속
경찰, 계좌 양도 행위도 사기 범행 가담으로 엄정 대응

[뉴스타운 김국진 기자] 쌀과 과일 등을 판매한다고 속여 전국에서 1천명이 넘는 피해자를 양산한 인터넷 사기 범죄의 배후 자금세탁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자금세탁 전문조직을 운영하며 사이버 사기조직의 범죄수익금 4억3천만원 상당을 세탁한 총책 등 조직원 8명을 검거해 전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수사는 쌀과 과일 등 농산물 판매를 빙자한 인터넷 사기 신고에서 시작됐다. 경남경찰청은 전국에서 유사한 피해가 잇따르자 동종 사건의 책임수사관서로 지정받아 관련 사건 1,161건을 병합한 뒤 자금 흐름과 범행 계좌를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지난 4월 20대 자금세탁책을 검거한 것을 시작으로 수사를 확대해 9월 초 총책을 포함한 조직원 8명을 모두 붙잡았다.
이들은 총책과 모집책, 자금세탁책, 영업실장 등 역할을 나눈 뒤 자금세탁 전문조직을 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익명성이 강한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사기조직을 상대로 범죄수익금을 세탁해 주겠다고 광고했으며, 직접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대신 일정 비율의 세탁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계좌와 보안카드 등 접근매체를 고의로 넘기고 수수료를 받은 계좌 제공자 12명도 검거해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 수사 과정에서 총책의 도주를 도운 피의자 1명은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송치했다. 특히 범죄에 이용될 사실을 알면서도 대가를 받고 계좌를 제공한 행위를 단순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아닌 조직적 사기 범행을 가능하게 한 중대한 가담 행위로 보고 엄정하게 처리했다.
피해자 한 명당 피해액은 대부분 십여만원 수준이었지만 짧은 기간에 1천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하고 범죄수익이 전문 자금세탁 조직을 통해 은닉됐다는 점에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민생 침해형 악질 사기범죄로 판단했다. 개별 피해액이 적어 신고나 수사가 쉽지 않다는 점을 노려 다수에게 반복적으로 범행한 만큼 관련 사건을 한데 모아 조직원과 계좌 제공자까지 추적했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조직적인 사기 범행을 가능하게 하는 통장과 접근매체 양도 행위를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겠다”며 “보안 메신저와 익명 사회관계망서비스의 발달로 사이버 사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거래 전 판매자와 계좌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경우 송금하지 않는 등 예방수칙을 숙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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