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스크롤 이동 상태바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 700억 원이 투입된 여수섬박람회의 거문도 뱃노래 이벤트에 등장한 트럭 배. 트럭에 배 모양 장식을 단 조잡한 모습으로 관람객들로부터 ‘도대체 예산을 어디에 쓴 거냐?’라는 비판을 받았다/채널A 뉴스화면 캡처
약 700억 원이 투입된 여수섬박람회의 거문도 뱃노래 이벤트에 등장한 트럭 배. 트럭에 배 모양 장식을 단 조잡한 모습으로 관람객들로부터 ‘도대체 예산을 어디에 쓴 거냐?’라는 비판을 받았다/채널A 뉴스화면 캡처

5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부어 흥행에 참패한 여수 섬박람회가 논란이다. 과연 이것이 한 박람회의 문제일까?

현재 전국에는 매년 수백 개의 지자체 축제와 박람회가 열리고, 1천 개가 넘는 전시관과 테마공원이 있다. 작은 체험관, 체험장까지 치면 1만 개가 될 것이다. 현장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경북 안동의 한 박물관에는 1주일에 7명의 방문객이 온다고 한다. 여행객들이 이 시설을 보기 위해 찾는 게 아니라 인근에 여행하다가 들르는 정도이다.

절간처럼 조용하고, 최고급 조경시설로 단장된 이 시설들은 관리 직원들의 휴양시설이다. 하나같이 수백억 원이 투입됐고, 1천억 원 넘게 투자한 테마파크도 많다.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이다.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는 시설을 세워 국민의 돈을 낭비하는 공무원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들이 진짜 국부를 갉아먹는 곰팡이들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너도나도 이런 짓을 할까? 실적을 위해서? 방문객이 거의 없을 거란 사실을 아는데도? 전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박물관이나 축제가 거의 없다는 걸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 관광이라는 목적의 흥행에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본질적인 의심은 건축업자와의 이해관계 결탁이다. 전국을 돌며 박물관 건축이나 인테리어 오더를 협의하는 기업들을 나는 잘 안다. 그들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담당 공무원들이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사업을 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실적에서는 참패하고, 욕을 먹으면서도 꼭 해야 할 이유를 우리는 짐작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세태에 편승해 박물관 하나를 더 지은 공무원들의 문제라기보다 이런 유행이 생겨 전국적인 병폐가 되도록 방치한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이렇게 썩어나간 세금을 합치면 수조 원이 넘을 것이다. 이 모두가 국민이 땀 흘려 번 돈으로 낸 세금이다.

외부 전문가들이 좋은 사업을 제안해도 공무원들이 배척하는 이유를 아는가? 그런 사업들은 자신들이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지자체들이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세금을 뭉칫돈으로 버리기 위해 수많은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축제 흥행을 위해 온갖 단체들이 동원되고 있다.

우선 흥행에 실패한 축제는 폐지해야 한다. 손님이 없는 축제를 계속 열 이유가 있는가? 방문객이 없는 관광시설들은 실용적인 방향으로 용도를 전환하고, 담당 공무원을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 탁상행정에 매달려 온 공무원들이 관광 서비스나 이벤트와 같은 영역에 결정권을 행사하는 패턴을 바꿔야 한다.

전문 자문단의 평가에 의해 정책을 결정하지 않으면 줄줄 새어나가는 세금의 누출을 막을 수 없다. 썩어 나간 세금을 지역 특색 요리 개발이나 주민 복리사업에 썼다면 지방이 이토록 처참하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세금 낭비, 당장 멈춰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핫이슈포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기획특집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