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대구·경북 유일의 지역 독서축제 ‘2026 포항독서대전’ 성황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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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대구·경북 유일의 지역 독서축제 ‘2026 포항독서대전’ 성황리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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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사람을 만나다’ 주제로 6개 분야 40개 프로그램 성료
- 박용선 포항시장, 화려한 개막식 대신 시민들과 현장에서 소통
- 김애란 작가 등 작가와 독자 만남·북마켓 등 큰 호응
사진=포항시 제공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독서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포항에서 열린 지역 독서축제에 이틀간 시민 5천여 명이 찾았다. 책을 단순히 빌리고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작가와의 만남과 공연, 체험, 전시를 결합한 도서관 프로그램이 독서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지역 문화정책의 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포은중앙도서관 일원에서 열린 ‘2026 포항독서대전’에 시민 약 5천 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독서대전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열리는 지역 단위 독서축제로 올해는 ‘책, 사람을 만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강연·북토크와 북마켓, 체험, 공연, 전시, 특별이벤트 등 6개 분야에서 모두 40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도서를 판매하고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기존 독서행사에 가족 체험과 공연까지 결합해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책과 접하도록 구성했다.

최근 국내 독서지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종이책이나 전자책, 오디오북 가운데 한 권 이상을 읽거나 들은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로 집계됐다. 2023년 43.0%에서 4.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학생의 종합독서율은 94.6%로 성인과 큰 차이를 보였다.

연령과 소득에 따른 독서 격차도 뚜렷했다. 2025년 기준 20대의 종합독서율은 75.3%였지만 60세 이상은 14.4%에 그쳤다.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 계층의 독서율도 13.4%로, 500만원 이상 계층의 56.1%와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독서가 개인 취향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령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접근성이 달라질 수 있는 문화격차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책을 읽기 어려운 이유로는 시간 부족과 다른 미디어 이용이 주요하게 꼽혔다. 특히 성인의 24.3%는 책 이외의 다른 매체와 콘텐츠 이용을 독서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답했고, 10.9%는 다른 여가·취미활동을 이유로 들었다. 스마트폰 영상과 각종 디지털 콘텐츠가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상황에서 독서행사 역시 책만 진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연과 체험 등 다른 문화활동과 결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포항독서대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반영됐다. 포항시 올해의 책 저자인 김애란 작가를 비롯한 작가들이 시민과 만나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는 전국 16개 출판사와 서점이 참여한 북마켓이 운영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자개 책갈피 만들기와 버블 바이크, 보드게임, 아날로그 타자기 글쓰기, 캐리커처 등 체험 프로그램을 곳곳에 배치해 책을 직접 읽는 활동뿐 아니라 책과 연결된 놀이와 창작을 경험하도록 했다.

공연도 도서관의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과학 뮤지컬 ‘가자! 우주로!’와 이예숙 작가의 1인극 ‘이상한 동물원’, 비올라·피아노 듀오 콘서트 등이 열렸다. 독서대전 캐릭터 ‘포부기전’과 ‘강아지 당당이’ 원화 전시, 지역작가 14명이 참여한 전시도 진행됐다.

도서관이 책을 빌리는 시설에서 지역 공동체의 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흐름은 전국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기준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은 1천328곳으로 전년보다 2.5% 늘었고, 한 해 동안 전국 공공도서관을 찾은 방문자는 약 2억3천만 명에 달했다. 정부도 공공도서관을 독서뿐 아니라 교육과 문화활동, 지역사회 교류가 이뤄지는 공동체 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포항시 제공

2024년 통계를 보면 공공도서관 한 곳당 연간 방문자는 평균 17만3천 명으로 전년보다 8.7% 늘었으며 독서·문화 프로그램 참가자 역시 도서관당 2만2천366명으로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도서 대출량도 한 곳당 11만3천227권으로 3.3% 늘었다. 독서율 자체는 떨어지고 있지만 도서관의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찾는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는 흐름이다.

포항독서대전이 작가 강연과 도서 판매 외에 공연과 체험, 지역작가 전시 등을 크게 늘린 것도 이 같은 도서관 이용 변화와 맞닿아 있다. 책을 읽는 사람만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평소 독서량이 적은 시민도 도서관을 방문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별도의 대규모 개막식 대신 박용선 포항시장이 현장을 찾아 시민들과 만나고 행사장을 둘러보는 방식으로 축하 행사를 대신했다.

서양진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이틀 동안 도서관이 시민들이 웃고 대화하는 축제 공간으로 운영되면서 도서관의 역할이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에서 한층 넓어졌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내년에도 책과 사람, 지역이 함께 어우러지는 독서행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인 10명 가운데 4명도 1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 독서환경에서 지역 독서축제의 성과는 단순 방문객 숫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이 이후 도서관 이용과 도서 대출, 독서모임 등 일상적인 독서활동으로 이어지는지, 특히 고령층과 저소득층 등 독서율이 낮은 계층의 문화 접근성을 얼마나 높이는지가 지역 독서정책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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