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88개 공약·4개 구청 신설 추진…정명근 시정, 민선 9기는 시민 체감 성과가 관건
만세·효행·병점·동탄구 시대 개막…균형발전·미래산업·광역교통으로 이어질 화성의 변화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화성특례시의 지난 4년은 도시의 외형과 행정체계가 동시에 바뀐 시간이었다. 인구 100만을 넘어 특례시가 출범했고, 2026년에는 만세·효행·병점·동탄 등 4개 구청 체제로 전환되면서 광대한 행정구역을 생활권 중심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민선 8기 정명근 시장은 88개 공약을 5대 비전 아래 추진하며 급성장한 도시 규모에 행정의 속도를 맞추는 데 주력했고, 특히 오랫동안 논의됐던 일반구 설치를 공식 공약으로 관리해 실제 출범까지 연결했다. 이제 민선 9기의 과제는 분명하다. 민선 8기에서 구축한 행정과 산업, 교통과 균형발전의 기반을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결과로 전환해야 한다.
정명근 시장의 민선 8기를 ‘추진력’이라는 단어로 평가하려면 먼저 화성의 성장을 특정 시장 한 사람의 성과로 돌리지 않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오늘의 화성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규모 산업기반과 동탄신도시 등 장기간 이어진 도시개발, 기업 유입과 주택 공급, 교통망 확충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만들어졌다. 인구 100만 진입 역시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인 만큼 정 시장의 평가 지점은 ‘100만 도시를 만들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를 어떤 행정체계로 받아내고 다음 단계로 연결했느냐에 맞춰야 한다.
그 대표적인 변화가 4개 구청 체제다. 일반구 설치 논의는 민선 8기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라 민선 7기부터 이어졌으며, 화성시의회 회의록에도 2019년 당시 3개 구청 설치 추진 이후 4개 구청 설치 논의로 확대된 과정이 남아 있다. 정 시장은 이를 민선 8기 공식 공약에 포함해 전담조직 구성과 연구용역, 구획안 마련, 시민 의견수렴 등 행정절차를 이어갔고, 결국 화성특례시는 2026년 2월 1일 만세구·효행구·병점구·동탄구 등 4개 구청 체제로 전환됐다. 오랫동안 논의돼 온 행정구역 개편을 실제 행정체계 변화까지 연결했다는 점은 정명근 시정의 추진력을 평가할 수 있는 분명한 대목이다.
그러나 구청 설치 자체가 성과의 종착점은 아니다. 시민에게 중요한 것은 구청 간판이 하나 더 생겼다는 사실이 아니라 행정이 얼마나 가까워졌고 민원 처리가 얼마나 빨라졌느냐다. 화성시는 구청 출범과 함께 일부 업무를 각 구청으로 이관하며 권역별 행정서비스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민선 9기에는 이 변화가 실제 민원 처리시간 단축과 행정 접근성 개선, 지역 현안의 신속한 해결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4개 구청 출범이 민선 8기의 성과라면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는 것은 민선 9기의 책임이다.
민선 8기 88개 공약 역시 같은 기준에서 바라봐야 한다. 화성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포용적 복지도시 29개, 스마트 미래도시 17개, 친환경 생태·문화도시 15개, 지역상생 기업도시 14개, 균형발전 특례시 13개로 구성됐으며 신규사업 60개, 계속사업 28개로 분류됐다. 임기 내 완료 대상으로 설정된 사업은 80개, 임기 후까지 이어지는 사업은 8개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규모지만 공약의 개수가 시장의 추진력을 곧바로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완료된 사업과 진행 중인 사업, 행정절차 단계의 사업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실제 시민에게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확인해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병점역 복합환승센터와 광역철도, 동탄트램, 내부순환도로망 등 시민 관심이 높은 대형사업은 ‘추진’과 ‘완료’를 엄격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정 시장에게 유리한 성과는 충분히 평가하되 착공이나 행정절차 단계의 사업까지 완성된 성과처럼 포장해서는 안 된다. 모든 사업을 성과라고 나열하면 홍보에 머물지만, 완료와 진행을 구분한 뒤 그 과정에서 행정이 실제 무엇을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면 정명근 시장의 추진력도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화성특례시 출범 역시 같은 맥락이다. 화성은 인구 100만을 넘어 특례시라는 새로운 지위를 얻었지만 명칭이 바뀌었다고 시민의 삶이 저절로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례시에 걸맞은 행정·재정 권한을 얼마나 확보하고 이를 시민 편익과 도시 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가 핵심이다. 4개 구청 체제 역시 100만이 넘는 인구와 넓은 행정구역, 서로 다른 생활권을 기존 방식만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현실에서 출발한 만큼 앞으로는 조직 확대보다 행정서비스의 질로 평가받아야 한다.
화성의 균형발전은 정 시장이 풀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 화성은 하나의 도시 안에서도 지역별 성격이 크게 다르다. 동탄은 신도시와 첨단산업, 광역교통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병점·진안권은 기존 도심과 신규 개발이 맞물려 있다. 봉담을 비롯한 중부권 역시 주거와 교육, 산업 기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남양·향남을 비롯한 서남부권에는 산업단지와 농어촌, 해안·관광지역이 넓게 분포한다. 같은 화성이지만 필요한 정책과 행정수요가 다른 만큼 균형발전 역시 단순한 동서 간 예산 배분으로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동탄은 이미 확보한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고 병점은 구도심과 신규 개발을 연결해야 한다. 봉담권은 주거·교육·교통 기능을 강화하고 서남부권은 산업 성장과 함께 의료·문화·교통 등 정주환경을 끌어올려야 한다. 4개 구청 체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러한 권역별 차이를 정책에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으며, 이는 구청 설치의 실질적인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화성시의회에 공개된 ‘화성시 균형발전 기본계획(2025~2029)’에는 5년간 총 2조7,700억 원 규모의 52개 사업이 담겨 있다. 규모만 보면 상당하지만 사업비 자체가 균형발전의 성적표가 될 수는 없다. 도로와 대중교통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의료·문화시설 접근성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생활환경이 만들어졌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서남부권 주민이 실제 생활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리 큰 사업비를 투입하더라도 균형발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다.
미래산업 분야도 정 시장의 추진력을 확인할 중요한 시험대다. 화성은 이미 국내 대표 제조업 도시로 성장했고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한 탄탄한 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민선 9기에는 기존 산업 규모를 반복해서 강조하기보다 이 기반을 AI·반도체·미래차 등 미래산업과 어떻게 연결할지가 중요하다. 기업 수가 많다는 사실과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평가는 다른 만큼 투자기업의 인허가와 산업현장의 인력 확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전환, 산업단지 교통과 정주환경 개선까지 지방정부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결국 민선 9기 정명근 시장의 추진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새로운 사업을 얼마나 많이 발표하느냐가 아니다. 이미 시작한 사업을 얼마나 정확하게 실행하고 결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정 시장은 2022년 처음 취임했을 때와 달리 상당수 정책과 사업을 자신의 민선 8기에서 직접 추진한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전임 행정의 한계보다 자신의 지난 4년을 스스로 이어받아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위치에 선 것이다.
그만큼 시민의 질문도 구체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구청을 만들었다면 행정이 실제 가까워졌는지, 교통망을 추진했다면 출퇴근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기업도시를 강조했다면 투자와 일자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균형발전을 내걸었다면 서남부권을 비롯한 지역 주민이 생활환경 변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하고, 문화·복지를 확대했다면 시민이 실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시설로 연결돼야 한다.
이 지점에서 정명근 시장의 추진력은 민선 8기보다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받게 된다. 민선 8기가 급성장한 화성에 새로운 행정의 틀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그 틀 안에 시민의 삶을 채워 넣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4개 구청도 출범 자체가 끝이 아니라 권역별 행정과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
화성은 이미 100만 도시가 됐고 특례시라는 위상도 확보했다. 4개 구청이라는 새로운 행정체계까지 갖추면서 도시 규모에 맞는 기본적인 틀도 바뀌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도시의 크기를 설명하는 일이 아니라 100만 시민에게 걸맞은 행정의 품질을 보여주는 일이다. 산업 규모에 걸맞은 일자리와 정주환경을 만들고 지역에 관계없이 성장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민선 9기의 몫이다.
정명근 시장에게 민선 9기는 단순한 또 다른 4년이 아니다. 민선 8기에서 자신이 시작하고 추진한 사업을 자신의 손으로 완성해야 하는 시간이다. 만세·효행·병점·동탄구가 지역 특성에 맞는 행정을 펼치고, 미래산업과 광역교통망이 시민의 일자리와 이동 편의로 연결되며, 서남부권 균형발전이 계획서가 아닌 생활의 변화로 나타날 때 정 시장의 추진력은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행정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결국 정명근 시장의 민선 9기는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민선 8기에서 행정의 틀을 바꾸는 추진력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그 추진력을 시민의 삶으로 연결해야 한다. 방향과 실행, 그리고 결과까지 갖춰질 때 화성특례시는 ‘더 큰 도시’를 넘어 ‘더 나은 도시’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기자메모ㅣ화성의 모든 성장을 정명근 시장 개인의 성과로 돌리는 것은 정확한 평가가 아니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장기간 이어져 온 도시 성장과 행정과제를 민선 8기에서 얼마나 실제 변화로 연결했느냐다. 4개 구청 역시 민선 7기부터 논의됐지만 민선 8기 공식 공약으로 관리돼 실제 출범까지 이어졌다. 이제 평가 기준은 더 명확하다. 행정이 가까워졌는지, 교통이 편리해졌는지, 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지, 지역 간 생활격차가 줄어드는지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민선 9기 정명근 시정의 추진력이 이 질문에 답한다면 화성특례시의 성장은 규모를 넘어 질적인 변화로 평가받을 수 있다.
본지는 다음 [김병철 시선②]에서 정명근 시장의 기업·산업정책을 중심으로 화성특례시의 미래 성장동력을 살펴본다. 기존 제조업 기반이 AI·반도체·미래차 등 미래산업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분석하고 기업투자와 산업단지, 인재 확보, 교통·정주환경까지 함께 짚는다. 특히 국가사업과 민간기업 투자, 화성시 자체사업을 구분해 정명근 시장의 경제 분야 추진력이 실제 어디까지 행정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공식자료와 수치를 토대로 분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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