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된다…시흥도시공사, 제도개선으로 공기업 혁신의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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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변화는 내부에서 시작된다…시흥도시공사, 제도개선으로 공기업 혁신의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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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이번 정비는 단순한 행정 개선 사업이 아니다. 스스로 점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한 실천의 과정"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조직의 경쟁력은 거창한 구호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절차 하나, 익숙해서 바꾸지 못했던 관행 하나를 손보는 데서 진짜 변화는 시작된다. 그런 점에서 시흥도시공사가 올해 추진하는 ‘2026년 제도개선 및 사규 일제 정비’는 단순한 내부 정비 차원을 넘어 공기업 혁신의 방향을 보여주는 시도로 읽힌다.

공공기관은 안정성과 공공성을 우선해야 하는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변화의 속도가 더디고,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지고 행정 환경이 바뀌면서 공기업 역시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빠르게 변하는 행정 수요에 대응하고 시민 기대 수준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내부 절차부터 효율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시흥도시공사가 이번 정비를 통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사는 3월부터 10월까지 행정절차 효율성을 높이고 조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사규 정비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사업은 단순히 일부 부서가 제안을 내고 검토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 직원이 참여하는 의견 수렴 구조를 바탕으로 개선 과제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장 실무를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 방향을 제안하도록 한 것은 현실성과 실효성을 함께 고려한 접근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참여 방식’의 변화다. 공사는 모바일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들이 직접 개선 과제를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 차원을 넘어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직 내 개선 작업이 특정 부서나 일부 관리자 중심으로 이뤄지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이나 비효율이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 반면 누구나 쉽게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평소 묻혀 있던 문제점이나 관행적 비효율이 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다.

공기업 조직에서 이런 자율적 참여 기반을 넓히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내부 규정과 업무 체계가 촘촘한 조직일수록 구성원은 기존 방식에 익숙해지기 쉽고, 작은 불편은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제안하고 함께 바꾸자”는 메시지를 제도개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는 것은 조직 운영의 방향이 보다 수평적이고 실용적인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정비가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또 다른 이유는 단순한 아이디어 수집에서 끝나지 않고, 전담 TF팀을 통해 법령과 사례 검토까지 병행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제도개선은 의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제안이라도 법적 근거나 제도적 정합성을 갖추지 못하면 실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되, 이를 법령과 타 기관 사례에 비춰 검토해 실질적인 개선안으로 만드는 구조는 매우 중요하다.

이 같은 방식은 ‘현장성’과 ‘제도적 완성도’를 함께 확보하려는 접근으로 읽힌다. 즉 직원들이 체감하는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되, 그 해결 방식은 공공기관 운영 원칙 안에서 정교하게 설계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단지 내부 절차를 손보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운영 전반을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정비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시흥도시공사가 이미 지난해 제도개선 6건과 사규 정비 10건을 완료했다는 점도 이번 사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대목이다. 많은 기관이 혁신과 개선을 말하지만, 실제로 매년 일정한 성과를 쌓아가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전년도 실적이 있다는 것은 이번 정비 역시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지속적인 내부 혁신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지속성’이다. 공공기관 혁신은 한 번의 구호나 단기 프로젝트로 완성되지 않는다. 꾸준히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을 손질하고, 다시 현장 의견을 듣는 순환이 이어져야 한다. 시흥도시공사는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제도개선과 사규 정비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는 조직이 변화의 필요성을 일시적인 과제가 아닌 상시적인 경영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규 정비 역시 가볍게 볼 부분이 아니다. 사규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 책임 구조, 업무 기준을 담는 기본 틀이다. 공기업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현행 사규가 현실과 맞는지,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절차는 없는지, 새 행정 환경에 맞게 보완할 필요는 없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규 일제 정비는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공기업은 외부 사업 성과만으로 평가받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이제는 내부 행정이 얼마나 효율적이고 투명한지, 구성원이 얼마나 합리적인 환경에서 일하는지, 그 결과가 시민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는지까지 함께 평가받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시흥도시공사의 이번 조치는 내부 혁신을 통해 외부 신뢰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직원이 체감하는 효율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유병욱 사장의 메시지는 단순한 수사로만 들리지 않는다. 조직문화는 추상적인 개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업무 속도, 의사결정 방식, 협업 분위기, 책임감 있는 일 처리와 직결된다.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낡은 관행을 개선하며, 구성원이 보다 능동적으로 의견을 내는 구조를 만들면 결국 조직은 더 건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건강한 조직은 시민에게 더 나은 공공서비스로 답하게 된다.

시흥도시공사의 이번 추진 계획은 그런 선순환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장 의견을 듣고, 이를 제도화하며, 조직 운영의 틀 자체를 손보는 과정은 결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올해 이 과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내부 혁신 없이는 지속 가능한 공기업 경쟁력도 없다는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도개선의 성패는 결국 실행과 결과에서 판가름 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 첫걸음의 방향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전 직원 참여, 현장 중심 과제 발굴, TF 검토, 사규 정비라는 구조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계획이 아니라 실제 조직 변화를 염두에 둔 틀로 평가할 만하다.

공기업의 변화는 대규모 사업 현장보다 때로는 내부 행정의 작은 개선에서 더 선명하게 시작된다. 보고 절차 하나를 줄이는 일, 중복된 규정을 정리하는 일,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에 반영하는 일은 겉으로는 사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쌓이면 조직의 체질이 바뀌고, 그 체질 변화는 결국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과 공공 신뢰로 이어진다.

시흥도시공사의 ‘2026년 제도개선 및 사규 일제 정비’는 바로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혁신은 거창한 문장보다 실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서 완성된다. 조직 안에서 시작된 변화의 움직임이 공기업 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더 나아가 시민에게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하다.

기자수첩 한마디 "이번 정비는 단순한 행정 개선 사업이 아니다. 공기업이 스스로를 점검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한 실천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실천이 쌓일수록 시흥도시공사는 ‘관리되는 조직’을 넘어 ‘스스로 진화하는 조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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