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의 탄소 중립 논란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탄소 중립 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현재의 정책적 한계’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다, 이 논쟁은 탄소 중립 세계가 우리 눈앞에 있다고 보는 사람과, 2050년까지도 탄소 중립 세계가 무의미하다고 보는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탄소 중립은 ▷ 경제 시스템 전반의 급격한 변화 ▷ 막대한 초기 투자 ▷새로운 기술의 불확실성, 그리고 ▷ 국제 사회의 일관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는 각국의 경제적 이해 관계와 산업계의 반발,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대한 의존, 그리고 불균형적인 감축 부담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강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에 대한 ‘무시 정책’은 특별하다. 기존의 화석 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 활성화는 글로벌 탄소 중립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트럼프 정부 이후의 다른 정부에게도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본다.
1916년부터 1939년까지 미국 대법원에서 연방 대법관을 지낸 미국의 변호사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는 “세상에서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들 대부분은 실제로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불가능하다고 선언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은행, 금전 신탁, 거대 기업, 독점, 공공 부패, 대량 소비주의의 권력을 비판했는데, 이러한 모든 것이 미국의 가치와 문화에 해롭다고 생각했다.
즉,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대부분의 일들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단순한 희망 사항으로 치부되었고, 엄청난 노력 끝에야 비로소 실현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후 위기로 인해 세계가 계속해서 급격하게 더워지고 있는 가운데, 그러한 잠재적 목표 중 하나는 2050년까지의 넷제로(net zero)이다. 2015년 파리 협정에서 정의된 “넷제로”는 “자연과 기타 이산화탄소 제거 수단을 통해 흡수되고 지속 가능한 저장이 가능한 소량의 잔류 탄소 배출량으로 줄여 대기 중 탄소를 0으로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목표가 달성된다면, 지구 평균 기온이 1.5°C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을 막고 최악의 기후 위기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현재 107개국이 어떤 형태로든 탄소 중립 공약을 채택하고,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수천 개의 민간 기업, 교육 기관, 도시, 금융 회사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2030년까지 43% 감축이 필요한데, 이보다 2.6% 감축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먹고, 살고,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을 포함하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요원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국가, 사람, 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다하는 이상적인 세상에서도 2050년까지 탄소 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찬성 측은 ‘넷제로’ 세상이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고 주장하지만, 변화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러한 전환은 혁명적이라기보다는 진화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호주, 브라질 등의 전력 부문만 봐도 21세기 초에 비해 점점 더 친환경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열이나 원자력과 같은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 또한 처음으로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넷제로 세상으로 가는 길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일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전통적인 에너지 지표와 함께 고려해야 할 환경적 요인도 고려해야 하며,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비평가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탄소 중립 세계는 현재 불가능하며, 그렇게 하려고 시도하면 에너지 트릴레마(trilemma)의 세 가지 요소, 즉 ▶ 경제성 ▶ 신뢰성 ▶ 지속가능성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제의 첫 번째 부분은 지난 10년 동안 친환경 에너지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었지만, 그 대부분은 보조금과 인센티브(incentive)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센티브가 없어지면 수요가 급감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소비자이다.
둘째, 배터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바람과 태양에 의존하는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셋째, 친환경 에너지 도입을 고집하는 것은 특권적인 입장에서 비롯되는데, 현재 개발도상국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트릴레마로 인해 탄소 중립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100%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달성이 가능하며, 최근 발전 상황이 유망해 보이면서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주장과 100% 친환경 에너지 목표의 문제점은 에너지 난제, 즉 트릴레마(경제성, 신뢰성, 지속가능성)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되고 있다.
한국의 기후 정책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정권에 따라 친환경 대신 기존의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관점을 가진 보수 성향의 정권과 재생가능한 에너지, 즉 청정에너지가 미래를 보장하는 에너지정책이라며 적극성을 보이는 정권이 교차되면서, 탄소 중립은 시계추처럼 이쪽에서 저쪽으로 오가고 있다. 탄소 중립 진전이 더디기만 하다.
즉 탄소 중립은 “경제 생존 전략”이라는 진보적 주장과 “경제성장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보수적 주장으로 분열되어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의 중요성에서 볼 때, ▶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완화, ▶ 새로운 경제성장 기회 창출, ▶ 국제 사회의 요구 충족이라는 관점에서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이 더 밝은 미래를 만드는 전략이라는 생각이 중요해 보인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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