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는 상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이어야 하며, 캐나다 총리는 그 주지사에 불과하다는 발언, 또 브라질의 주권을 공격함으로써 좌파 성향의 룰라 대통령에게 정치적, 외교적 기회를 제공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거래 제일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8월 1일부터 모든 브라질 수출품에 대해 5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관세, 그리고 그의 대외정책과 이념적 충성심을 결합한 도발적인 움직임 속에서 트럼프는 특히 한국과 일본, 유럽 연합(EU) 등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어김없이 괴롭히고 있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를 무기로 상대국을 협박하는 일상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이러한 위협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서한을 통해 이뤄짐으로써 일부 국가들로부터 외교적 결례라며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한 한 통 보내는 트럼프의 행위는 주권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는 날 선 비판도 있다.
트럼프는 제안된 관세를 브라질의 두 가지 진행 중인 국내 문제와 명확히 연결했다. 극우 성향의 브라질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정치적 ‘마녀사냥’의 희생자로 묘사했고, 브라질 대법원이 트럼프의 전 동맹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의 X(엑스, 옛. 트위터)를 포함한 미국 기반 SNS 기업에 대한 최근 판결을 내렸다. 트럼프는 이것을 계기로 삼아 무역 분쟁을 브라질의 내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직접적인 시도로 확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 압력을 상용하고, 그 과정에서 국가의 주권을 훼손했다.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대통령은 신속하고 명확하게 “브라질은 독립적인 제도를 갖춘 주권 국가이며, 어떠한 형태의 (미국의) 보호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브라질 사법부는 자율적이며 간섭이나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법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은 폭력을 조장하거나 민주주의 제도를 훼손하는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삭제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을 지게 할 수 있다. 주권 국가의 당연한 권리이다.
세계 신경제 기금 부사장, 브라질 캄피나스 대학교 부교수인 페드로 로시는 “브라질 수출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는 경제적으로 파멸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 있으며, 심지어 변장한 축복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브라질은 이 폭풍을 헤쳐 나가고, 더욱 강해질 수 있는 회복력과 외교적 수단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로, 일반적으로 중국에 이어 2위이다, 유럽 연합을 단일 블록으로 볼 경우 3위를 차지한다. 브라질의 대미 수출 품목에는 엠브라에르 항공기, 철강, 원유, 커피, 준보석과 같은 산업재와 소고기, 오렌지 주스, 계란, 담배와 같은 농산물이 포함된다. 그 대가로 브라질은 기계, 전자제품, 의료 장비, 화학 제품, 정유 등 미국산 공산품을 대량 수입한다. 특히 미국은 지난 5년간 브라질과의 ‘무역 흑자’를 유지해 왔다.
워싱턴이 50%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경우, 브라질은 ‘경제상호주의법’(Economic Reciprocity Law)에 따라 여러 가지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여기에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 양자 무역 협정 조항 중단, 그리고 이번처럼 예외적인 경우, 미국 특허 인정 보류 또는 미국 기업에 대한 로열티 지급 중단 등이 포함된다. 미국 소비자들은 커피, 계란, 오렌지 주스와 같은 아침 필수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등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브라질에 친구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은 이미 브릭스(BRICS) 회원국(중국,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새로운 브릭스 참여 국가들과의 관계를 심화시켜 왔다. 이러한 갈등은 이러한 브릭스 통합을 가속화 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강화한다. 수출 시장을 다각화하고, 남남 협력을 수용하는 것은 단순히 이념적인 차원을 넘어 경제적으로 실용적인 측면을 지닌다. 글로벌 현실이다.
브라질 국내적으로는 이러한 긴장이 남미 통합을 되살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무역에서 인프라 구축에 이르기까지 협력 강화라는 오랜 지역적 꿈이 브라질이 국제 사회의 협력 관계를 재평가함에 따라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러한 협력 재편은 정체된 메르코수르 블록의 구상(Mercosur bloc initiatives)에 활력을 불어넣고, 점점 불안정해지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등 공격적인 행보는 브라질 내 룰라의 이념적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다. 보우소나루 지지자들(그의 가족 포함)은 미국 대통령의 개입을 칭찬했지만, 그보다 더 광범위한 정치적 결과를 간과했을지도 모른다. 소수의 친(親)트럼프 보우소나루를 도우려다 다수의 반(反)트럼프 세력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트럼프의 과거 해외 영향력은 종종 역효과를 낳았고, 캐나다와 호주 같은 나라의 우파 후보들이 그 대가를 치렀다. 브라질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예상되고 있다. 실용적이고 외교적이며 안정을 추구하는 국제적 인물로 꾸준히 자신을 내세워 온 룰라는 이번 사건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주권, 민주적 제도, 그리고 균형 잡힌 국제 관계를 옹호하는 그의 행보는 내년 선거를 앞둔 브라질 유권자들에게는 역량 있는 지도자로 비칠 가능성이 높다.
룰라 대통령은 7월 6~7일 이틀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다자주의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라고 주창하고, ‘세계의 왕을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 많은 지지를 얻었다. ’다자주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브릭스 회원국들이 주창하고 지지하는 것이지만, 트럼프는 이와 대조되는 ’보호주의, 미국 우선주의‘만을 줄기차게 부르짖고 있다.
룰라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의 일방적 관세 공격이 이 순간을 위기로 몰아넣는다고 볼 필요가 없다. 만일 한국 대통령에게도 트럼프가 무차별적이고 일방적인 압박을 가하더라도 국제적 연대의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어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
룰라 대통령의 브라질은 오히려 워싱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새롭게 부상하는 다극화 세계 질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주권 경제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룰라 대통령이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도발은 룰라에게는 외교적 승리뿐만 아니라 재선 가능성에도 상당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브라질을 응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는 그의 외교 정책적 야망과 해외 이념적 동맹들을 모두 약화시켰을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이같이 트럼프의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위협이나 주장은 우선 정당성 결여의 문제가 있다.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3자의 공감이나 지지를 얻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 3자의 위치라 할 수 있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연대는 트럼프의 일방적 위협을 벗겨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역풍이 유발될 수 있다. 작용과 반작용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일방적인 주장이나 위협은 반발심이나 집단 저항을 일으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위협받는 측이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 적극적 대응 즉 역공을 취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나아가 협상이나 쌍방 관계에서 일방적 태도는 신뢰를 잃고 고립되기 쉽다. 특히 국제 사회나 조직 내에서의 독단은 장기적 파트너십에 큰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트럼프식 자기주장만을 고집하고, 상대의 현실이나 여건을 무시할 경우, 실제 실행 가능성은 크게 저하된다. 목소리만 컸지 ’실속은 없는‘ 그야말로 ’빈 수레가 요란한‘ 가운데 상대는 실속을 차근차근 챙겨나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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