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불행을 날려버린 금빛 돌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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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불행을 날려버린 금빛 돌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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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회 선수, 경북도민체육대회 태권도 여자부 통합 웰터급 제패

^^^▲ 황인회 선수^^^
지난 6월 7일, 제46회경북도민체육대회 태권도 경기가 열린 영천 최무선관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고교부와 일반부가 합쳐져 열린 이번 대회에서, 전혀 뜻밖의 무명 선수가 여자부 통합 웰터급(59~67kg)을 제패한 것이었다.

황인회(상주여상2, 아라한 태권도장) 초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애초에 46회 경북도민체육대회는 5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AI사태로 인해 6월 5일로 개막이 늦춰졌다.

이것이 황인회 선수에게는 예기지 않은 행운으로 작용했다.

황인회 선수는 중3때 유단자가 되었고 운동 자체를 무척이나 즐겼지만, 말하기 곤란한 개인적 불행으로 잠시 태권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다시 운동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대회 2달여 전 어머니가 간암으로 돌아가시는 슬픔이 닥쳐왔다.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던가? 졸지에 발목인대 부상으로 제대로 된 실전연습도 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겹쳤다.

대회를 당연히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AI사태로 도민체육대회가 연기된 것이었다. 그나마 보름 남짓 겨루기를 하며 대회를 준비할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누가 봐도 금메달은 턱없어 보이는 상황이었다. 학교 태권도부 소속의 특기생이 아닌 지역 도장 소속인데다가(상주여상에는 태권도부가 없다) 제대로 된 대회 출전 경력도 일천했다.

라이트급과 웰터급이 합쳐졌고, 체육특기생은 물론 일반인까지 출전한 와중에 황인회 선수는 체격조건조차 불리했다. 167cm에 60kg이 채 안 되는 체구는 67kg에 달하는 상대 선수들에 비해 몹시 빈약해 보였다.

이런 악조건들 속에서 황인회 선수는 대전 상대들을 압도하며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관계자들은 경악했고, 이것이 상주시가 태권도에서 따낸 유일한 금메달이 되었다.

하늘에 계신 엄마에게 바친 금메달

사실 이번 대회는 본인의 말마따나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 또 경험을 쌓기 위해” 나간 대회였다. 그런데도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황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아라한 태권도장의 손정은 사범은 “소질도 있고 남자들과 겨루기를 할 정도로 겁이 없다. 시합이 시작되면 눈빛이 확 달라진다.”며 타고난 태권도 선수임을 강조했다.

황인회 선수는 학업을 도외시한 채 태권도에만 매달리는 ‘운동기계’가 아니다. 평소에 6시까지 학교수업을 모두 마치고 도장에 가서 하는 2시간 남짓의 연습이 황선수가 태권도에 쏟아 붓는 시간의 전부이다. 하지만 손정은 사범과 황인회 선수가 입을 모아 말하듯 “짧고 굵게” 하는 것이 실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이렇게 타고난 바탕에 “운동하는 것은 전혀 힘들지 않고 좋기만 하다.”는 황인회 선수이지만 운동을 제외한 나머지의 생활은 또래 친구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요즘 유행하는 써클렌즈를 즐겨 끼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보통 여고생이다.

그리고 아버지 황재연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대장질을 한다”고 귀띔했다. 활달한 성격 탓에 학교에서 인기가 많고, 밤늦게 배회하는 아이들에게는 “집에 들어가라. 이따 집에 전화해 본다.”고 협박(?)하면 바로 먹힐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의 노력 이외에 이런 평범한 여고생이 태권 유망주로 쑥쑥 커갈 수 있었던 환경적 요인은 무엇일까? 일단 아버지가 딸이 운동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밀어줘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또 써클렌즈가 동체시력이 중요한 태권도 선수에게 해롭지 않냐는 질문에 황선수의 또 다른 스승인 안현진 사범은 “비싼 걸 끼면 지장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선수에게 부담을 주지도, 억압하지도 않는 자율적 방식이 황선수가 운동을 즐길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경북을 제패한 황인회 선수는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일단 자신감을 얻었으니 더욱 본격적으로 준비해서 일단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을 진학하고, 계속 선수생활을 하며 국가대표에 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다.

내가 여기 나간 이유... 나의 길을 확실하게 시험하고 싶었다.
기대와 다르게 너무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했다. 처음 이 대회 나간다고 할 때
하늘에 있는 우리 엄마가 제일 좋아 했었지 ...ㅋㅋㅋ
그래서 그런지 나가서 꼭 뭐라도 따서 오고 싶었다.
우리 엄마가 하늘에서 지켜보면서 웃고 있기를 바랬기 때문이다.
항상 부정적인 생각이었던 나 ...ㅋㅋㅋ
이젠 긍정적이다. 우리 엄마를 위해^^
엄마 보고 있는 거지?
엄마 나 금메달 땄어. 제일 먼저 엄마한테 말해주고 싶었어.

황인회 선수의 미니홈피에 있는 글이다. 열일곱 태권소녀의 꿈과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넘어, 모든 불행과 역경을 넘어 그녀의 금빛 돌려차기가 세계를 날려버리는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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