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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 미 대통령아프리카 5개국 순방 중 세네갈 고리(Goree)섬에서 연설 중인 부시 대통령 ⓒ 사진/Reuters^^^ | ||
지난 7일부터 부시 미 대통령의 아프리카 5개국 첫 순방이 시작됐다. 아프리카는 통상 검은 대륙이요, 자원의 보고요 동시에 가난과 내전, 그리고 에이즈로 상징되어지는 미지의 대륙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프리카는 세계인구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지만, 무역은 전세계의 2%에 지나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거대한 잠재 시장이요 세계화와는 거리가 먼 대륙이었다. 그래서 아프리카는 미래의 대륙인지도 모른다.
유엔자료를 보면 아프리카 대륙 국가 중 절반에 해당하는 50여 개 국가는 10년 전보다 지금이 더 악화된 상태이다. 정치적 불안정, 내전, 가난, 부패 그리고 외국의 투자 기피로 과거보다 더 어려운 생활고를 겪고 있다. "자본은 아프리카를 겁낸다"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지난 달 한 연설에서 말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신문 인터넷 판은 9일 전하고 있다.
자유무역, 공정무역, 개발 등 시장기능에 맡긴다는 세계화의 내면 들. 아프리카는 세계화에서 지금까지 방관자였다. 세계화라는 요람 밖에서 묵묵히 서 있었다. 그런 아프리카에 부시 대통령이 첫발을 내 디뎠다. 그리고 슬슬 머릿속에 담아 두었던 아프리카 비전의 모습을 내보일 차례가 된 것 같다.
부시는 세네갈에 도착해 "지금 세계는 교역이 증가하는 시대다. 우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의 번영과 공정한 무역의 완전한 파트너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다. 드디어 잠자고 있던 아프리카가 세계무역의 일선으로 나오려는 순간이다. 검은 대륙의 어둠침침한 빛이 밝은 빛을 발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로 나오려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19세기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미국으로 흘러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세네갈의 한 섬에서 부시는 "노예는 역사상 가장 큰 범죄 중의 하나다"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맞다. 노예는 현대사회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노예로 팔려간 아프리카에 미국은 사과하고 보상해야 했는데 역사는 그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부시는 이참에 노예가 큰 범죄임을 알고 아프리카 현지에서 그와 같은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부시는 세네갈에서 서아프리카 지도자들과 만나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겨진 라이베리아에 미군 개입 가능성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미국이 라이베리아에 군대파견을 결정해야 할 과정에 있다고 부시는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이라크 보다 아프리카가 더 무서운 모양이다. 왜곡된 정보, 아니 거짓 정보를 진실인양 세계인들에게 천명하고 이라크를 침공한 그가 아프리카에서는 왜 그렇게 신중할까?
이번 아프리카 방문에서 부시는 아프리카의 미래를 더욱 확신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아프리카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길은 '원조'가 아니라 공정한 무역과 개발이며, 아프리카와 미국간의 자유무역협정이 필요하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아프리카 지도자를 찾는 것"이라고 외신은 전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미국은 많은 국가에 대해 원조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조'가 아니라 '무역과 개발'이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원조'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조는 '설득의 도구'라고 말한다. 원조는 종종 자비(慈悲)와 연결되어 선(善)의 이미지를 강화시킨다. 실질적으로 경제적 도움을 주기도하면서 인도주의가 전면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 말로 바꿔 말하면 '원조 마케팅(Aid Marketing)"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비, 선, 인도주의, 경제적 도움이라는 말로 포장한 상품을 뜯어보면 그 속에는 더 큰 미래의 '빨대(a drinking straw)"도 들어 있을 것이다.
원조의 목적은 앞서 말한 인도주의, 경제적 필요성을 필두로 정치적, 안보적인 측면도 포함된다. 수많은 예가 있다.
79년에 미국이 이집트에 원조한 적이 있는데 이스라엘과의 평화를 함께하라는 조건이 붙었다. 최근 이라크 전쟁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미국은 터키에 6억 달러를 제공했다. 미국과 연합군의 이동 통로를 내어 달라는 조건이었다. 98년도에는 미국은 파키스탄에 테러전쟁에서 동맹국이 돼 달라며 원조를 했다. 북한에 대한 원조는 어떠한가. 인도주의적 차원이라며 식량을 원조했다. 그러나 북한에 원조하면 굶주린 북한 사람들이 허기를 메우는 것인가 아니면 원조대금으로 핵 개발을 하는 것 아닌가하는 딜레마에 빠져 미국의 입장에선 속 시원한 자국의 이익이 별도 없어 보이는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원조라는 말이 좀 길게 늘어졌지만 하여튼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서 부시는 원조대신 무역과 개발을 말하고 있다.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의 무역과 개발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왜 그럴까?
무역을 하려면, 그리고 개발을 하려면 우선 시장이 열려야 한다. 시장의 문이 닫혀 있으면 아무 것도 안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아주 좋은 방법이다. 궁극적으로 교역에 있어 무관세로 내국 거래처럼 상품, 인력,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자유로워 질 것이다.
지난해 아프리카 성장과 기회를 위한 행동지침(AGOA=The African Growth and Opportunity Act)아래에서 아프리카의 대 미국 수출은 90억 달러에서 10% 성장했다고 미국은 말한다. AGOA는 사하라 아프리카 국가 38개국으로 구성됐고 AGOA에 등록된 모든 상품은 2008년 9월까지 관세(關稅)가 면제되도록 돼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대미 수출이 가장 많은 국가인 남아공의 경우 2001년도에 9억2천3백만 달러의 대미 수출을 기록했고 2002년도는 전년보다 상회했다.
그러나 AGOA는 당초 희망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의 비 정부 단체인 옥스팜(Oxfam)에 따르면, 38개국 중 수출 가능한 28개국에서 수출한 품목이 남아공을 포함해서 겨우 6개 품목만 수출량이 좀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도대체 미국에 팔 물건이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미국은 아프리카에 대해 "관세 장벽을 낮춰라, 시장을 이런 저런 방식으로 개방하라"는 주문을 할 필요가 없다.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이니까.
부시는 이번 순방에서 서아프리카 관세동맹(SACU=the Southern African Custom Union)을 구성하고 있는 5개국, 즉 남아프리카 공화국, 레소토, 스와질랜드, 보츠와나 및 나미비아에 자유무역협정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고 해서 미국을 위시한 서유럽국가들이 투자를 제대로 할 것인가를 관련 아프리카 국가들은 걱정하고 있다한다. 당연한 걱정이다. 있는 자들은 문은 열렸으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곳에 들어갈 수 있다. 장사든 교역이든 애초부터 손해 볼 요량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아프리카 산 의류, 아프리카 산 음식물, 아프리카 산 어린이 장난감 등 그런 교역은 부국들의 시선밖에 있을 것이다. 그들은 현재 아프리카 산 컴퓨터, 자동차, DVD플레이어, 기능성 섬유를 기대 하겠는가? 사갈 것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 아닌가.
분명 실속은 따로 있다. 아프리카에 공개무역을 주창해 성사시킨다. 장애물이 없어진다. 그러면 현재 중동 이외지역 아프리카에 부존 된 막대한 석유자원이 그들을 손짓하며 유혹하고 있는 데 무엇이 두려워 가만 있겠는가. 나아가 테러범들의 활동 근거지를 제거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의 실현을 염두에 두고 있을 지 모른다.
부시의 아프리카 비전. 그 전개 방향이 궁금하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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