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지 않은 북미대화, 북한 핵 군축 노려
가깝지 않은 북미대화, 북한 핵 군축 노려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21.06.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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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 대상을 구분해 모호하게 해석하는 것은 북한을 배려하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동시에 북-미 대화에 대한 길을 남겨두려는 의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임에는 변함이 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 대상을 구분해 모호하게 해석하는 것은 북한을 배려하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동시에 북-미 대화에 대한 길을 남겨두려는 의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임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과 북한의 대화 재개가 한미 정상회담(521, 백악관)이후 그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미국의 대북 정책의 골격이 드러났고, 한미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2018427)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2018612)을 지지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도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거듭된 대화 촉구에 북한이 선뜻 호응할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이유의 한 가운데에는 비핵화 대상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양측의 인식차이가 작지 않다. 북한은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핵 군축 협상을 끌고 가려는 속셈에 바이든 행정부는 쉽지 않은 대응을 강요당하고나 할까.

2일 태국을 방문 중인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북한이 이 기회를 잡기 바란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에 정통한 베테랑 외교관 성 김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은 북한과의 대화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역대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증을 바탕으로 대화에 기초한 치밀하고 현실적인 접근법을 통해 최종적인 비핵화의 진전을 이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비핵화 노력에 응하고, 제재완화 등 대가를 미국이 제공하는 이른바 단계적 비핵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지난 2월부터 북한에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북한의 반응은 63일 현재까지도 없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그러한 원인을 북한은 자신의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하는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적지 않은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은 처음부터 비핵화의 뜻이 없다고 분석해왔다.

지난 1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 바이든 주변에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하고, 핵 군축 협상에 응하라고 하면, 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후 검증을 거치고,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현행의 방침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골격을 잡았다. 북한도 이 같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 바이든 정부의 발목을 현재와 같은 완고한 자세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수석연구원은 미국 측에서 핵 군축 교섭을 용인하는 측에서는 북한의 현저한 미사일 능력 향상에 있다. 북한은 트럼프 전 행정부와의 약속을 지키며, 대륙간탄도탄(ICBM)시험발사를 동결해 왔다. 다만 그동안에도 미사일의 성능을 향상시켜 현재의 미국 본토 미사일방어시스템으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게 될 정도로 커졌다고 분석했다.

옛 냉전 아래의 미국과 소련 같은 핵군축 협상은 북한이 그토록 원해 왔다. 우리는 서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해야 한다. 북한과 협상 경험이 있는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당국자에 따르면, 과거 북-미 대화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렇게 요구했다고 한다. 비핵화는 미국이 한국과의 동맹을 끝내고 미군이 한반도에서 사라진 뒤에 검토해도 좋다고도 했다.

그는 521일 한미 정상회담(문재인-바이든) 후 나온 공동성명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4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의 공동성명에 명기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는 차이가 있다. 전자는 북한이 요구하는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반입이나 핵 탑재 전략폭격기 파견 금지 등도 함의해 원래 미국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비핵화 대상을 구분해 모호하게 해석하는 것은 북한을 배려하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동시에 북-미 대화에 대한 길을 남겨두려는 의도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목표가 (북한의) 비핵화임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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