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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국화의 반란”역시 재미 있다. 국화의 외도는 불륜인가? 아니면 사랑인가? 독자의 생각나름 이겠지만 지나 온 세월 속에서, 다가오는 내일의 세월 속에서 사람들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혹은 불륜이란 이름으로 되새김질 할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소설가 나성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고민이 아니었을까 싶다. 안국화는 시골에서 자랐다. 유년기부터 사상범인 부친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공부도 잘했다. 중학교부터는 서울로 유학을 갔다. 명문 S대학교 미술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외모도 출중했다.
주위에서 미스 코리아에 나가라는 권유도 받은 그녀였다. 아무튼, 바야흐로, 안국화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대학 2학년 축제 기간 중에, 고향의 선배에게 강간을 당한 것이었다. 선배를 피했지만, 그는 집요했다. 온갖 술수를 다 부리는 거였다. 안국화는 어쩔 수 없이 부친의 권유를 받아들여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안국화는 결혼 초부터 원만하지 못했다. 남편의 냉대와 심한 시집살이 때문이었다.
남편은 친정 아버지까지 끌여 들였다. 안국화가 존경하는 부친은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온갖 수모를 받았다. 뿐만이 아니었다. 시어머니와 남편이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했다. 안국화는 화가의 꿈을 중도에서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노름에 빠져 있는 거였다. 하지만 안국화는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하려고 노력했다. 시어머니에게 자금을 얻어 사업을 맡아 밤잠을 설쳤다.
다행이 사업이 잘되어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 그것을 남편이 노름에 탕진했다. 게다가 시어머니마저 치매에 걸렸다. 사업과 시어머니 수발로 정신과 몸이 망가져 갔다. 거기에 남편은 노름에서 벗어날 줄을 몰랐다. 안국화는 그 모든 것을 감내하며 자식들을 훌륭히 키웠다. 그러다 인생 황혼의 시작인 40줄에 들어서 나성진이라는 한 남자를 만났다. 나성진의 아내도 문제가 많은 여자였다. 안국화와 나성진은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는 지극히 통속적인 내용이다.
게다가 선정적인 내용도 많다. 작가 방영주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켜야 할지, 난감했을 것이다. 작가는 그럴 듯한 논리를 대며 이 불륜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사랑의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불륜인가? 사랑인가? 작가의 말대로, 그 판단은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일 것이다.
“나성진은 안국화 일생을 담은 ‘국화의 반란’을 쓰고 있다. 내용은 가급적 국화의 ‘비망록’에 있는 것을 그대로 옮길 셈이다. 선정적인 부분도 빼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문체와 구성에만 신경을 쓰면 될 터이다. 처음에는 물론, 비망록’을 놓고, 이것을 소재로 과연 소설을 쓸 것인가, 한동안 망설였다. 자신이 다뤄 온 작품 방향과는 거리가 먼 때문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천박한 통속소설로 전락하고 말 수도 있는 소재가 아니던가.
성진은 어쩐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은 것 같지 않다. 이제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쓰는 것이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터이다. 그리고 끝으로 국화에게 뭔가를 남기고 싶다. 만약 자신에게 허여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국화와 자신의 이야기를,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던져두고 싶은 것이다. 남이 국화와 자신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면서 뭐라고 한들, 그게 뭐 대수일까.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그릇에 담아, 독자에게 내놓는 사람이 아니던가.
그것을 먹고 안 먹고는 순전히 독자의 몫이다. 쓰다듬어 주든 돌을 던지든, 그것 역시 독자의 몫일 터이다. 국화는, 자신이 모친의 자궁으로부터 얼굴을 내밀고, 처음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아니, 그와 자신의 이야기를 어떤 용기에 담느냐가 관건이 될 터이다. ‘문체와 구성!’ 성진은 그렇게 생각하며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간결 정확하여 긴장감과 속도감 있는 문체, 치밀한 구성, 명확한 주제의식의 방영주 장편소설 “국화의 반란”.
선정적인 내용까지도 두 남녀의 통과제의로 승화시켜 문학적 격조를 높인 소설. 그들의 애정 행각은 사랑인가? 불륜인가? 독자들 스스로 판단하게 한 이 소설을, 불륜으로 일그러진 우리 사회에 던진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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