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하원 외교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는 “공격적인 행위”규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 담당 보좌관은 같은 보수주의자로서 같은 배를 탄 사람으로 한 때 트럼프 정권의 핵심 측근으로 보였으나, 보좌관 자리에서 밀려난 볼튼이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때리기에 나서자 트럼프-볼튼 두 사람의 설전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존 볼튼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부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내다 2019년 9월(17개월 재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격 해임됐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에 출간 될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과 비난의 내용들이 언론에 사전에 공개됨으로써 두 사람 사이에 설전이 오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 전 보좌관이 ‘미-북 관계를 후퇴시켰다’고 말하고, 볼튼의 회고록은 ‘허구’이며, ‘그는 미쳤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볼튼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한 행사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세상 사람들은 볼튼 전 보좌관이 대북 강경론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각) 볼튼 전 보좌관을 ‘미치광이(wacko)'라고 부르면서, 볼튼이 나라망신을 시켰다는 트윗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면서 “나와 매우 잘 지내고 있던 김정은이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그럴 만도 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은 볼튼을 옆에 두고 싶지 않았다”면서 “볼튼의 멍청한 주장이 북한과 우리를 형평 없이 후퇴시켰으며, 지금까지도 그렇다”면서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 봤는데 그는 답이 없었고 그저 사과했다. 그게 초기였다. 그때 해임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트윗은 볼튼 전 보좌관이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를 맹비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 발간 자체를 비판했다. 그는 ‘끔찍한 평점을 받고 있는 볼튼의 책은 거짓말과 지어낸 이야기 모음“이라며 ”모든 것이 나를 나쁘게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어리석다는 말들의 다수는 내가 한 적이 없는 것들이며 순전히 허구”라면서 “그저 그를 해임한 데 대한 되갚아주려는 것”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튼이 ‘무능’하고 ‘전쟁에만 참전하고 싶은 경멸적이고 지루한 바보’라면서 “(존 볼튼은) 따돌림을 당했으며 행복하게 버려졌다”고 덧붙였다.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출간된다는 뉴스가 나오자 백악관 측은 이 책에 대해 국가기밀누설법을 위반했다며 출판 금지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고록의 일부 내용이 미국 언론들을 통해 계속해서 공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한 질문에 그가 “법을 어겼다”면서 “그(존 볼튼)는 본 모습을 감추고 위장한 사람이었지만, 내가 기회를 주었다. 상원에서 인준을 받을 수 없었기에 상원 인준이 필요치 않은 직위를 준 것”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볼튼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면서 “{자신은 오래 전에 이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최초의 북-미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라는 메모 쪽지를 자신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외교 성공을 ‘제로(0)’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겉으로는 충신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은 속으로는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내용으로 대통령과 국무장관 사이를 이간질(?)한 것처럼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볼튼 전 보좌관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그저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이벤트 정도로 생각했다며, 싱가포르 회담 개최 결정은 어리석은 실수였다”고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이익과 국가적 이익을 구분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18일 미국 에이비시(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특히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북한 김정은과의 회동도 사진찍기에 방점을 뒀다며, 그 같은 회동이 미국의 협상 위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전혀 없거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볼튼은 “당시 두 정상이 단독 정상회담을 한 것은 북한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설명하고, “적대국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재선 승리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쉽게 이용하려 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또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중국의 신장) 위구르자치구를 겨냥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난민촌 조치를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의 상하원 의원들은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6월 16일 오후 2시 49분쯤)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공격적인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대북 외교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마키 의원은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 “김 씨 정권이 지속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자극하는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은 핵심 동맹국인 한국 편에 서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북한의 대미, 대남 강경 발언과 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 대체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공화당의 윌 허드 하원의원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같은 “이런 도발들은 북한 정권의 입지가 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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