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도공간> 포스터 ⓒ 씨네월드^^^ | ||
낡고 오래된 아파트로 혼자 이사를 온 얀은 죽은 사름들의 원혼을 보게 되고, 그들에게 시달리던 그녀는 정신과 의사 짐을 찾는다.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는 정신과 의사 짐의 따뜻한 보살핌은 얀을 완전히 치료하게 되고…
때로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환청 혹은 환각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진짜와 가짜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심해지면,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영화 <이도공간>의 공간은 진실인 동시에 거짓인 시간이다. 세월을 지배하는 시간과 공간은 주인공인 얀과 짐 각각의 기억 속에 있지만, 그들 자신은 진실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꿈 속에서 헤매거나, 단지 아픈 기억 속에 남아있는 환상으로 어렴풋이 회상할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뿐이다.
용서받지 못할 사랑의 기억이나 용서 못할 과거의 아픈 기억이 진실을 대면했을 때에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짐과 얀. 영화 <이도공간>은 사랑이란 소통의 공간을 환원시켜 우리 안에 내재하는 근본적인 진실에 대한 의미있는 물음을 던진다.
"당신이 믿을 때에만 귀신은 존재합니다" - 짐
존재하지 않는 그 어떤 것(추상적인)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은 진실 앞에서 떳떳해질 수 있으며, 상처는 덮어두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을 가지고 승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짐은 얀을 사랑으로 치유하지만, 얀은 짐을 사랑으로 치유하지는 못한다. 짐을 치유하는 것은 진실을 대면할 때에 보이는 눈물이며, 진실을 인정했을 때에 그는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이도공간>은 귀신이나 유령 등을 존재하지 않는 실체로서의 공포를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틱한 사랑의 기억과 개인의 상처를 공포로서 포장해, 색다른 공포영화의 유형을 제시한다. 과거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인정하고, 또 그것을 회피하기보다는 내면적인 진실로서 받아들인다면 공포의 순간은 사라질 것이다.
당면한 죽음 앞에서 진실이 밝혀지고, 승화된 짐과 얀의 사랑은 그들이 특별해서라기보다는 그들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논하고 싶지 않지만, 장국영의 죽음 앞에서 더욱 더 이 영화가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난 한번도 행복한 적 없었어"라는 짐의 대사가 너무나 의미심장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리라. 과연, 그는 이제 행복해졌을까? 짐과 얀의 행복을 뒤로 두고 장국영, 그는 쓸쓸히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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