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리뷰] ‘웃는 남자’ 수호, 아이돌에서 완벽한 ‘면윈플렌’으로 성장하기 까지의 여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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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리뷰] ‘웃는 남자’ 수호, 아이돌에서 완벽한 ‘면윈플렌’으로 성장하기 까지의 여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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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백아현 기자 ⓒ뉴스타운

지난 7월 10일 월드프리미어 이후, 한 달여 만에 누적관객 10만 명을 돌파해 최단기간 기록을 세운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가 다시 한 번 열정을 불태운다. 무엇보다 주인공 박효신, 엑소 수호, 박강현이 함께 표현한 그윈플렌의 순수한 열정에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단연 눈에 띄었던 것은 박효신, 박강현에 이어 ‘그윈플렌’ 역을 맡은 수호다. 작년 12월 15일 뮤지컬 더 라스트 키스에서 ‘황태자 루돌프’역을 맡아 성공적인 뮤지컬 데뷔를 마친 그는 아이돌이 아닌 한 명의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았으며,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진가를 또 한 번 발휘했다.

▲ 사진=백아현 기자 ⓒ뉴스타운

수호가 맡은 그윈플렌은 극 중 입이 찢어진 기형아다. 17세기 영국에서는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아를 만드는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가 그윈플렌의 입을 찢고 한 겨울날 눈밭 속에 그를 버린다. 그리고 그는 그 눈밭 속에 어머니 품에 안겨있던 한 아이 ‘데아’를 만난다. 어린 그윈플렌은 포대기 안겨있던 데아를 안고 우르수스를 찾아간다.

그들은 우르수스와 함께 자라면서 유랑극단을 시작하게 되고 곧 그윈플렌은 유명해진다. 바로 그 때 앤여왕의 사생아 동생 조시아나 공작은 유랑극단에서 노래하는 그윈플렌을 본 후 흥미를 느끼고, 그윈플렌을 갖고자 하는 욕망에 휩쓸린다. 갈등 끝에 그윈플렌은 가족을 향해 다시 돌아가고 그러는 와중 감옥에 잡혀가다가 앤여왕을 통해 본인의 원래 신분을 찾게 된다. 그러나 귀족으로서의 행복도 잠시였을 뿐. 그는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하층민과 귀족들의 간극을 메우고자 헌신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끝내 그러한 틈을 좁히지 못한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으며,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했던 데아는 돌아온 그윈플렌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웃는 남자’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블루스퀘어로 장소를 변경해 다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웃는 남자’의 무대는, 장치의 활용도가 굉장히 높아 보는 내내 놀랄만한 요소들이 많았다. 웅장하고 다양한 음악과 장치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화려하고 생동감 있게 꽃 피울 수 있도록 돋보이게 만들었다. 3년 동안 공을 들인 공연인 만큼 퀄리티가 높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 기대 이상의 무대를 선보였다.

그밖에 조형물을 비롯한 조명장치 활용도 역시 굉장하다. 밤하늘의 별을 표현하기 위해 전구를 촘촘하게 설치하고 이를 바라보며 노래하는 그윈플렌과 데아의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또한 극 중 중요한 공간적 배경인 시냇물 씬에서 실제 물을 사용한 점도 특별한 인상을 주었다. 실제 물을 활용했기에 시냇물을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느꼈다.

▲ 사진=백아현 기자 ⓒ뉴스타운

극 중 넘버들과 오케스트라 부분에 있어서도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배우들 모두 딕션이 좋고 실력이 뛰어나 모든 넘버들이 훌륭했지만 그래도 유독 기억났던 넘버가 있다. 무엇이든지 쉽게 손에 넣고 가질 수 있었던 조시아나 공작부인은 그녀의 유혹을 뿌리친 그윈플렌에 더욱 더 뜨거운 욕망과 소유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윈플렌 역시, 언제나 사람들에게 흉측한 괴물로 분류되고 우스운 구경거리에 불과했던 자신의 찢겨진 얼굴을 보고도 자신을 계속 원하는 공작부인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본인에게도 행복할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에 혼란스러워 하는 내면을 표현한 ‘CAN IT BE?'가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이 넘버를 부르는 그를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었고,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그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이처럼 프레스콜을 비롯해 매 회차마다 완벽한 공연을 선보이며, ‘면윈플렌’이라는 호칭이 붙여질 만큼 훌륭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수호는 극 중에서 두 개의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는 신분제도가 존재했을 당시의 최하층 단계의 천민. 그리고 정반대로 왕족 다음으로 높았던 신분인 귀족. 이 두 개의 역을 누구보다도 멋지게 소화한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어린 시절의 그윈플렌부터 데아와 우르수스를 만나 성인으로서 극 배우가 되기까지를 섬세하게 표현했으며, 조시아나 공작부인과의 만남과 천민과 귀족의 간극을 끝내 메우지 못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과정 역시 인간의 삶의 고뇌를 깊이 있게 담아냈다. 또 데아가 그윈플렌의 품에서 눈을 감는 모습은 진한 여운을 남겨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이 짧은 스토리에서 그윈플렌의 삶의 슬픔과 분노 그리고 희망을 모두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 사진=백아현 기자 ⓒ뉴스타운

인물의 감정 선에 대해 수호는 따뜻한 감성과 내면의 슬픔을 한 번에 토해내며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잘 살려냈다. 귀족의 신분을 되찾으면서 천민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현실에 부딪힌 분노까지 다양한 감정 선을 혼자서 노래 하나로 완벽히 표현해 낸 것이다.

그는 홀로 넓은 무대 위에서 울고 웃고 분노했다. 누가 ‘수호’를 그룹 EXO의 한 멤버로만 보았는가. 그날 내가 봤던 수호는 ‘그윈플렌’ 그 자체였다.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표현이 배우로서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더 라스트 키스’에 이은 두번째 뮤지컬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그의 능력은 생각보다도 훨씬 더 대단했다. 앞으로의 무대와 더 나아가 새롭게 맡아 연기할 제3의 배역도 더욱 기대된다. 지금 모습 그대로 ‘김준면 그 자체’를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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