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단체관광을 온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광호를 쉽게 발견할 수가 없었다. 광호는 상점 뒷문이 있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막 출발하는 버스에 무조건 탔다. 읍내 중심지에 도착할 무렵에 난감한 표정을 지며 버스를 잘 못 탔다고 기사에게 말했다. 버스에서 내린 광호는 택시를 잡아타고 서울로 향했다.
김 형사는 다 잡은 고기를 놓친 듯 안타까워했다. 빨리 체포하지 않고 기회를 노리다가 그만 놓쳤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었다. 김 형사는 광호가 머물던 김씨 집으로 갔다.
“이 사람을 아시죠?”
“네, 며칠 저녁 머물고 갔습니다.”
“어떻게 아십니까,”
“먼 친척이 됩니다. 그 집의 산자락을 부쳐 먹고 살지요.”
김 형사는 사진 한 장을 내밀며 김씨에게 물었다.
당황한 빛을 보이던 김씨는 형사라는 것을 알고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김 형사는 왜 빨리 신고를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김씨는 의리를 배반하는 것 같아서 못했다고 했다.
김 형사는 순박한 김씨의 마음을 읽은 듯 더 다그치지 못했다. 김 형사는 광호가 그곳을 찾은 이유를 알았다. 먼 친척이라는 점과 대를 이어온 끈끈한 인연으로 쉽게 신고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디로 간다고 했습니까,”
“그냥 아무 말 없이 슬며시 갔어요. 내가 텔레비전 뉴스를 본 것을 알고는 요.”
김 형사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없는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별다른 것이 발견되지 않았다. 명함 한 장을 내밀면서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해달라는 말을 했다.
광호는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검문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택시를 세웠다. 아까부터 운전사가 자기를 유심히 보는 것도 기분이 나빴다. 택시 요금을 몇 만원 더 집어 주며 잘 봐달라는 말을 했다.
운전사는 의외의 요금을 받자 고맙다는 말을 하며 재빠르게 사라졌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가방 속에서 다른 옷을 꺼내어 입고 또 다른 가발을 썼다. 그리고 검문소를 돌아서 가기 위해 산 쪽으로 향했다.
옛날에 여러 번 와 보았던 길이다. 산을 넘어서 오른 쪽으로 내려가면 마을이 있고, 그 마을을 끼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큰길과 만나게 된다. 그렇게 돌면 다소 멀기는 하지만 검문소를 피할 수 있다.
광호는 검문소를 빨리 벗어나려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이상한 사람이 따라오지 않는지를 살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였다. 다소 안심을 하며 자기 자신을 원망했다. 도망자가 된 것이 후회가 되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자수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빨리 도망가자는 생각만을 했다.
김 형사는 검문소에 있었다. 김씨로부터 광호가 이곳 지리에 밝다는 말을 듣고 검문소를 통과하지 않고는 못 도망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검문소 주위를 멀리까지 살피고 있었다. 빈 택시가 검문소에 와서 신고를 했다.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을 내려 주었다는 말을 들은 김 형사는 틀림없이 광호일 거라는 생각을 굳혔다. 김 형사는 검문소를 조금 벗어나 난 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나 광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광호는 김 형사가 검문소에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택시 운전사도 믿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생각했었다. 그래서 서울로 접어들었던 길을 포기하고 다시 여주 쪽으로 발을 돌렸다. 광호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김씨 집으로 갔다.
김씨는 반가워하는 척했다. 어디를 갔다 왔느냐는 인사를 했지만 광호는 다 알고 있지 않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김씨에게 돈 뭉치를 하나 꺼내주었다. 그리고 먹을 것을 해 달라고 했다. 김씨는 돈을 보고 너무 많다는 말을 했다.
광호는 너무 큰 신세를 진다는 말을 하며 입을 막았다. 광호는 배부르게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편안하게 잠을 잤다. 최소한 오늘은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무 일없는 사람처럼 곤하게 골아 떨어졌다.
김 형사는 검문소에서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는 광호가 이미 서울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서울로 갔다면 성호를 만나러 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성호를 만나 볼 생각으로 서울에 가는 버스를 탔다.
이미 늦은 저녁이 되었지만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허둥댔다. 하지만 광호를 잡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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