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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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무렵에 김 형사가 집으로 찾아 왔다. 성호에게 그 지간 아무 일이 없었느냐는 의례적인 인사를 했다. 그 말이 형은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이라고 생각되어 성호는 기분이 나빴지만 아무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형사는 특유의 웃음을 지며 형을 찾지 못함을 설명했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데다, 노름판으로만 떠돌아다녀서 어디에 있는지 종잡을 수 없다고 했다.

전주에 있는가 하면 다음날에 보면 광주에 가 있고, 그런가 하면 강릉에서 나타났다고 하여서, 어떻게 잡을 수가 없다고 했다. 다만 큰 도시로만 돌아다니는 점을 알뿐이라고 했다.

여러 말을 한끝에 교회와 광자 집에도 왔다 간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호는 누나 집에 왔다가 간 것을 알고 있는 것에 놀라워했다. 성호는 물어 보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참고 있었다.

공연한 질문을 해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입 조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김 형사는 묻지도 않았는데 형이 훔친 패물을 금방에서 팔았다는 말을 했다. 성호는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김 형사가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성호를 늘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저는 처음 듣는데요, 패물을 어디서 났을까요?"
"글쎄요. 모르는군요."
김 형사는 성호에게 알고 있지 않느냐는 뜻을 지닌 물음을 했다.

그리고 대답을 못하자 음흉한 웃음을 웃었다. 다 알고 있으면서 왜 말이 없느냐는 그런 표정이었다. 성호는 화가 치밀었지만 아무 말을 못했다.

"읍내 금방에서 확인을 했어요, 이거 누나 반지 아녀요,"
"누구요? 우리 누나요, 저는 모르지요."
"이거 누나 반지 같아요."
"그걸 어떻게 알아요?"
"금방 주인이 누나 반지라고 해서 샀다고 해요. 그래서 장물로 보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요,"

성호는 어이가 없었다. 형이 개까지 죽여 가면서 누나 집에서 패물을 훔친 것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매우 당황했다. 김 형사는 광자 집에 형이 다녀갔는데 왜 모르느냐고 성호를 다그쳤다.

성호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다만 도둑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김 형사는 다 알고 있으면서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수사에 협조해야 합니다. 가족들이 그렇게 감싸면 자꾸 문제가 커집니다."
"감싼 것이 무엇이 있나요.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요."
"얼굴도 보지 못하긴, 교회에도 나타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오늘 어머니에게서 들었습니다."
"물론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니까 모르신다고 하겠지만 광호의 행적으로 보아 돈이 떨어지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그러니 협조해야 합니다."
"물론 입니다. 협조를 해야지요."
"회사에 물건을 훔치러 올지 모릅니다."

김 형사는 옛날에 성호 회사의 물건을 훔쳐서 팔아먹은 것을 기억하는 듯 했다. 형이 친척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것도 중요한 단서로 보고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 했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나타나면 즉시 신고를 해야지요."
"빨리 해 주셔야 합니다. 왔다가 간 뒤에 신고해 봐야 잡을 수 없습니다."
"물론입니다. 즉시 신고하겠습니다."

김 형사는 이제 공갈 비슷한말을 서슴없이 했다. 성호는 기분이 몹시 상했지만 참았다. 김 형사는 여러 가지 상황을 말했다. 빨리 잡지 못하면 자기가 좌천되어 다른 곳으로 갈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했다.

한 번만 더 신고를 하지 않으면 범인 은닉죄를 적용하겠다는 말을 했다. 은닉죄가 아무 때나 적용되는 것처럼 말하는 김 형사에게 성호는 기분이 나빠서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

김 형사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대하고 화를 냈다. 여러 번 나타난 형을 신고하지 않고 감싸주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김 형사는 마지막으로 부탁한다는 말을 하고 돌아갔다.

화가 난 성호는 다시 읍내로 갔다. 금방 주인은 다시 찾아온 성호를 귀찮아하며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성호는 할 수 없이 신분을 밝혔다. 패물을 판 사람의 동생이라는 말을 했다. 금방 주인은 거짓말을 한 것 때문에 몹시 당황해 했다.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무슨 일은 요, 장물을 취득했잖아요."
"장물이 아니에요, 누나의 물건이라고 했어요, 주민등록증도 확인했어요."
"김 형사에게 훔쳐 갔다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사실대로 이야기 해 주세요."
"형사 분도 알고 있어요, 훔친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이외로 금방 주인은 당당했다. 형을 찾는데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알려 달라고 부탁을 하자 금방 주인은 무엇이 알고 싶은지를 물었다.

"어디로 간다는 말을 했습니까,"
"그런 말을 무엇 하러 하겠어요. 하지 않았습니다."
"팔은 돈은 얼마나 되나요,"
"그건 왜 묻습니까?"
"돈을 얼마나 가졌나 해서요."
"말할 수 없습니다."

금방 주인은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불리해지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언성을 높이고 다투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금방 주인은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말은 일체 하지 않았다.

성호는 할 수 없이 금방을 나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김 형사가 왜 왔었는지를 물었다. 성호는 할 수 없이 형이 누나의 집에서 패물을 훔친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했다.

그래서 읍내 금방에 갔다 오는 길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으셨다. 고개를 숙인 채 다시 기도를 시작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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