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차량 통행이 많은 주요도로를 곡선도로로 만들어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40㎞로 줄인 첫마중길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도심 차량 속도를 30~50㎞로 제한하려는 계획에 앞서 적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전주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안전한 도로를 만들기 위해 다른 교통 선진국처럼 도심에서는 차량 속도를 시속 50㎞ 이하, 보행자가 많은 생활도로 등에서는 시속 30㎞로 속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국가별 차량 제한속도는 미국이 40~64㎞/h, 영국 48㎞/h, 독일·스웨덴·스위스 30~50㎞/h, 프랑스·덴마크·스페인 등 대부분의 교통 선진국들도 50㎞/h이다.
이들 해외국가들은 도심에서 차량 제한속도를 줄인 결과, 교통사고 사망사고가 8~24% 줄어든 경험을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등의 경우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조정한 뒤 교통사고·사망자가 20~4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덴마크의 경우도 차량 제한속도를 50㎞로 줄여 사망사고 24%, 부상사고 9%로 각각 줄어드는 등 속도를 낮추는 게 안전한 도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에 앞서, 시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량들로 가득했던 백제대로를 기존 8차선에서 6차선으로 줄이고, 직선도로를 S자형 곡선도로로 바꾸는 첫마중길을 조성했다. 차량 속도를 기존 60㎞에서 40㎞로 대폭 제한한 첫마중길은 곡선도로를 통해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또 서곡~추천대교간 도로 역시 확포장 공사 과정에서 완만한 곡선으로 선형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안전한 도로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찰청이 지난 2009년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발생한 21만5822건의 교통사고 중 직선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는 19만7822건(91.7%)인 반면, 곡선도로의 경우 1만5879건(7.3%)으로 13배나 적었다.
전주시는 또 자동차에 빼앗긴 도로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대동맥인 기린대로에 자전거 전용도로 개설을 추진 중이며, 매월 둘째 주에는 자동차만 가득했던 전주시내 중심도로인 충경로를 사람과 생태, 문화로 채우는 ‘차 없는 사람의 거리’로 만들고 있다. 또 전주한옥마을의 경우, 토·일요일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첫마중길은 자동차보다는 사람, 콘크리트보다는 녹색생태, 직선도로보다는 아름다운 곡선이 있는 도로가 만들어져야 안전하고 가장 인간적인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자동차에게 내어준 도로를 원주인인 사람에게 제공해 가장 인간적인 도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심 차량 제한 속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28일 제주를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수원, 고양, 천안, 전주, 창원 등 10개 주요 도시를 돌며 ‘속도 하향 50-30세미나’를 진행한다. 지난해 세미나를 실시했던 서울과 부산 등 광역시들은 실제로 도심 제한속도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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