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린당 임시지도부의 동교동 방문과 관련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과 함께 민주당의 입장을 밝힌다.
동교동 공보비서관의 말에 의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면담 끝 무렵에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는데 여러분은 나와 당도 같이 하고 정치를 같이한 분들이다. 여러분은 나의 정치를 계승한 분들 아니냐”고 말씀하셨다는 것인데, 열린당에서 “정치적 계승자다”라고 발표한 것이다. 이를 또 일부 언론에서 ‘열린당이 나의 정치적 계승자’라는 보도가 나가자 결국 동교동에서 열린당에 전화해서 “어떻게 그런 엉뚱한 기사가 나온 거냐”라고 항의하면서 기사를 정정시키라고 요구했다. 동교동 비서관은 “이것은 특정 정당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라고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그런 말씀은 국민회의와 민주당에서 과거에 함께 정치를 했던 분들에게 늘 하시는 덕담이고, 민주당은 그런 비슷한 말씀을 열 번도 더 들었다. 지난 2월 17일에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방문했을 때는 50년 동안의 민주당의 업적을 쭉 열거하면서 “민주당 같이 훌륭한 정당이 우리나라에 어디 있는가. 지금 당이 어려운데 이렇게 된 데 대해 여러분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더 열심히 잘해서 당을 잘 발전시켜 달라”고 말해주었다.
지난 8월말에 1차 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찾아뵙고 위로를 드렸다. 이 때도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해주었는데, 우리가 몸 아프신 분 위로하러 가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갈 때도 비공개로 갔고 지금까지 내용을 공개하지도 않았다.
두 번째로 퇴원한 이후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한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하여 “문병 와줘서 감사하다. 내가 만나지 못해서 미안하다. 언제 한번 보자”고 했고 그 후 연락이 와서 이미 다음주 수요일(16일) 오후 4시에 당지도부가 동교동을 방문하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 이것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가서 위로 드리고 또 좋은 말씀 해주시면 우리가 앞으로 당을 운영하는데 참고하기로 하고 있었다. 김 전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실지는 몰라도 “민주당이 진짜 계승자다”라고 말해주어도 우리는 특별히 떠들썩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가지고 좋아할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덕담을 많이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교동에 찾아온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도 “박 대표야 말로 동서화합의 적임자다”라는 덕담을 해 주었다. 이것을 가지고 한나라당이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으로 지지선언했다’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부자되세요’라고 한 닥담을 ‘재산 다 주기로 했다’라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같은 교회에서 같은 성경으로 같은 하나님을 믿는 두 사람이 복싱경기에서 대결하게 되었을 경우 각자가 자기 이기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을 때 하나님이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라’고 한 것을 ‘하나님이 나 밀어주기로 했다’고 말하면 되겠는가.
어르신들은 원래 덕담을 잘한다. 이제 덕담도 맘 놓고 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어느 개그프로에 보면 ‘개그는 개그일 뿐 따라하지 말자’라고 하는데, ‘덕담은 덕담일 뿐 이용하지 말자’라고 바꿔서 말하고 싶다.
또 열린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용하고 있는데, 우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제 “분당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잘못된 것 아니냐”는 말로 열린당을 질책했다고 한다. 열린당은 이 말은 쏙 빼고 교묘하게 왜곡해서 아전인수 격으로 이용을 한 것이다.
김대중당 깨고 노무현당 만든 사람들이 이제 와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민주당과의 합당에 이용하는데, 언제 이 분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 허락받고 분당했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물어보고 분당했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 지시받아 분당했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사상과 노선을 계승해서 잘하면 되는 것이지 이렇게 한번씩 방문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열린당의 노선이탈을 여러 차례 질책했다. 대표적인 것이 강정구 교수 사건, 맥아더 동상 사건, 한미관계 등에 대해 하도 노선이탈이 많으니까 이런 질책을 하고 마지막에 격려성 덕담을 한 것이다. 어린애에게도 회초리 때리고 나면 ‘앞으로 잘해라. 너 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집권당이면 국정운영을 잘해서 평가받아야지, 다 큰 자식이 밖에서 얻어맞고 집에 와서 젖 달라고 징징대는 격인데 이것은 열린당이 아직도 정치적인 미숙아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한 대표가 오늘 평화방송 라디오 전화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하면 열린당과 합당을 검토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런 사태가 당장 오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 그런 사태가 온다면 헤쳐모여식 이야기는 할 수 있다”라고 대답을 했는데, 이것은 열린당의 해체를 의미한다. 민주당은 열린당의 창당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열린당과 당 대 당의 교섭이나 협상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힌다. 집단으로 군대에서 탈영한 사람들이 밖에다 부대를 차려놓고 두 부대를 합치자고 했을 때 그런 탈영자들과 교섭할 필요가 있겠는가. 탈영자들이 원대복귀 한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다.
2005년 11월 9일
민주당 대변인 유종필(柳鍾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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