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정운찬 총장이 교육부의 현 교육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대상은 이른바 '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라는 '3不정책'이다. 정총장은 다수의 공식석상에서 3불정책을 비판했고, 교육부는 국립 서울대 수장의 이러한 태도에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육 가치관의 차이'가 갈등의 원인
정운창 총장과 교육부의 대립은 양자가 서로 다른 '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운찬 총장은 '우수학생 선발을 통한 수월성 교육', 즉 '엘리트 교육'에 치중하는 반면, 교육부는 '공교육·평등교육'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
3불정책은 공교육기관인 학교의 내신성적을 중심으로 대학이 신입생을 선발하게 하고,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본고사 도입을 금지하고 고교간 내신성적 차별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학입학의 기회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기여입학제도를 금지하고 있다.
그 취지는 기본적으로 올바르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정 총장의 '엘리트 양성 교육'도 중요하다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는 양자 사이에서 최선의 접점을 찾는 것으로 논의를 풀어야 한다.
본고사 허용에서 타협점 찾아야
정운찬 총장은 얼마전 교육부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총장이 모인 자리에서,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는 현 시점에서 시행이 어렵겠지만, 본고사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평등'이라는 가치에 위배되는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는 양보할 수 있지만, 대학이 자율적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본고사는 교육부가 허용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 총장의 생각은 일방적인 '3불정책 반대' 입장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한 입장 변화를 나타낸다. 그리고 여기에서 교육부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최소한의 대학자율성 보장
'대학'이라는 공간은 태생적으로 자율성에서 출발했다. 최초의 대학으로 인정받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은 국가나 영주가 아닌, 학생들과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도 군부정권 시절 일부 예외적인 경우는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대학은 불가침의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대학의 자율성은 그만큼 중요하고 가능한 최대로 보장되어야 한다.
본고사 시행은 교육부의 '공교육·평등교육' 강조라는 현 기조에서, 유일하게 대학이 자율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대안이다. 내신강화로 인한 문제점들이 돌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제도도입이 공론화될 수 있는 것이다.
또, 기여입학제나 고교등급제와는 달리 국민들의 저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각계의 높은 신망을 얻고 있는 정운찬 총장이 끝내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문제인 만큼, 이번 한 번 쯤은 교육부도 그의 말을 경청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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