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보]‘위에서 시킨 것이니 군말 없이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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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보]‘위에서 시킨 것이니 군말 없이 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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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용지부담금 이대로 묻어간다면 강력한 조세저항 직면할 것”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학교용지부담금을 고지한 지자체 중 상당수가 고지서에 이의신청에 관한 안내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또 “이는 행정처분을 할 때 이의신청절차를 안내하도록 규정한 행정심판법 제 42조 및 행정절차법 제26조를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심판법 제 42조와 행정절차법 제26조에 의하면 행정청은 행정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지의 여부.행정심판청구절차 및 청구기간을 알려야 한다.

^^^▲ (左)천안시와 (右)화성시의 학교용지부담금 납부 고지서, 화성시는 이의신청 안내를 했지만 비해 천안시는 전혀 대조를 이루고 있다
ⓒ 학교용지부담금돌려달라^^^

“행정법을 굳이 적용시켜 본다면 잘못된 것이 맞을 것”

실제 본지가 취재한 결과 지자체들이 납세자들에게 발송한 고지서에는 감사원이 명시한 ‘90일 이내에 이의신청…’ 내용이 아예 들어있지 않거나 각 지자체들마다 내용이 달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정부에서 하달한 지침이 지자체 마음대로 변경한 것이어서 납세자들은 당연히 혼란을 겪게 된다. 또 이의 신청을 하고 싶어도 지자체에서 명확한 공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납세자들은 이러한 사안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넘어갈 수밖에 없다.

천안시의 경우 고지서 뒷면에 이의신청에 대한 공지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명백한 행정법 위반이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학교용지부담금)그것은 (천안시)시세가 아니고 (충청남도)도세이기 때문에 (고지서는)천안시 뿐 아니라 충청남도 전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식”이라며 “준조세이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기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행정법에 대한 얘기를 기자가 꺼내자 관계자는 “행정법을 굳이 적용시켜 본다면 잘못된 것이 맞을 것”이라며 애써 정당함을 내비췄다.

납세자들은 “(학교용지부담금)세금 걷을 때는 신속하게 고지서를 돌리고 ‘납부하지 않으면 가압류를 가한다’고 압박했으면서 환급 조치 때에는 왜 침묵하는지 모르겠다”며 “분명 이의신청으로 환급 조치를 받을 수 있다면 이에 대한 고지서 재발급도 신속히 처리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납세자들은 또 “교육인적자원부에 환급을 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하면 ‘당신들이 낸 세금으로 학교를 짓는 등 좋은 일에 사용했다 그런데 왜 자꾸 이의를 제기하나 돌려줘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면서 “국민을 위한 제도이기보다 정부를 위한 제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것은 마치 ‘위에서 시킨 것이니 군말 없이 따라라’는 식이나 다름없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납부할 세금에 대해 잘못된 부분은 무엇인지 여부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판단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이에 대해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고 있는 문용식(37)씨는 “세금은 당연히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지 않냐”며 “세금 하나 납부하기 위해서 전 국민이 관련 법률을 세세하게 공부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며 고지서에 문의 전화번호라도 기재했더라면 이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나 납세자 연맹에서는 행정심판을 통해 환급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몇몇 지자체에서는 ‘아직 교육인적자원부의 발표가 나지 않았는데 왜 이리 성급하게 환급신청을 하냐’며 잘 받아주지도 않고 있다.

^^^^^^▲ (左)천안시와 (右)화성시의 학교용지부담금 납부 고지서, 화성시는 이의신청 안내를 했지만 비해 천안시는 전혀 대조를 이루고 있다
ⓒ 학교용지부담금돌려달라^^^^^^
문 씨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위헌판결 이후에 분양을 받은 사람들은 학교용지부담금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을 보면 우리도 어떻게든 늦게 분양 받을 걸이라는 안타까움만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분양권 매수자 납부했어도 고지서가 없어 환급조치 전혀 받지 못해

그래도 고지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경우다. 분양권을 양도 받은 사람들은 고지서도 없고 부풀어질 대로 부풀어진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최초 분양자들은 관행처럼 학교용지부담금을 분양권과 함께 팔아왔으며, 이러한 분양권을 매수한 사람들은 학교용지부담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아무런 이의 없이 납부할 수밖에 없다.

또 해당 지자체에서는 고지서가 없으면 환급 조치를 해주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이의신청을 해도 환급 조치를 받는 것은 최초분양자일 뿐 분양권을 최종 매수한 사람은 증빙자료인 고지서가 없기 때문에 환급 조치를 전혀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납세자가 증빙자료를 잃어버렸을 경우 해당 지자체에서 구비한 자료를 증빙자료로 사용될 수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납세자에게만 자료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도 형평성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납세자들은 주장한다.

이같이 정부는 세금에 대해 환급만 해줄 뿐 최종 분양권자에 대한 해결책은 전무한 상태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 학교용지부담금 특별법을 발의한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
ⓒ 이상민 의원 홈페이지^^^
“납세자들의 강력한 조세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

헌재의 위헌 판결 이후 교육인적자원부는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못하고 있다. 납세자들은 지자체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계속해서 미루고 있는 실정.

납세자들에 따르면 위헌판결 이후 교육인적자원부는 2주후에 발표하겠다는 답변이 있었지만, 언제쯤이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는 말도 이제는 사라졌다고 한다.

납세자들은 “교육인적자원부가 5월 초 쯤에 공식입장표명할 것이라고 알렸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그래도 미룬다면 교육인적자원부는 납세자들의 강력한 조세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교용지부담금 특별법을 발의한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도 “애당초 법 자체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니 만큼 정부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만약 (학교용지부담금이) 이대로 묻어간다면 향후 조세저항은 당연히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부담금 개발사업자 넘겨도 부담은 고스란히 납세자 몫”

이번에 위헌 결정이 난 조항은 지난 3월 개정돼, ‘300가구 이상’에서 ‘100가구 이상’으로 대상 규모가 줄었으며, 부담금 부과 대상도 분양 계약자가 아닌 개발사업자로 바뀌었다. 부과 요율도 분양가의 0.4% 수준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학교용지부담금돌려달라’ 조성희 운영자(대전)는 “개정된 조항을 보면 공무원들이 책상에 앉아 만든 법안임을 금세 알 수 있다”며 “개발사업자한테 걷으면 국민들은 잠잠해질 것으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건설사에 부담을 지우면 그 부담은 분양가에 고스란히 포함된다는 생각을 안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31일 위헌결정에 대해 “의무교육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지 않고 특정 집단으로부터 징수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힌 바 있어 위헌소지 논란도 뒤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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