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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 저자 정순열 씨 ⓒ 이창훈^^^ | ||
그런데 이런 신성한 교과서를 두고 감히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어느 날 불현듯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2003년 발간)의 저자 정순열 씨다. 이 책이 나올 무렵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정 씨의 주장을 옳게 여겨 초빙했고, 그는 20∼30명되는 교사들 앞에서 교과서의 잘못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교사들에게 강연을 할 정도라, 기자는 이 사람의 정체가 자못 궁금해졌다.
“저는 솔직히 교육전문가는 아닙니다. 그저 자그마한 논술교육원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희곡이나 몇 편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라며 정 씨는 자신을 소개했다.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춘 프로라고 여겼건만 그것이 아니어서 기자는 솔직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 사람 아마추어 아닌가!’
“제가 이러한 활동을 한다고 해서 저에게 득이 될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줄기차게 교과서의 잘못됨을 지적하는 것은 ‘이 나라 교육이 대체 어떻게 되려나’하는 걱정 때문이죠.”
정 씨는 교과서의 잘못을 지적하는 활동에 있어 ‘엄마 교과서가 잘못됐어요’를 발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청와대, 교육청 등에 ‘교과서의 잘못을 시정하라’는 내용의 민원을 무려 6개월에 걸쳐 줄기차게 제기한 것. 그러나 그 어느 곳에서도 정 씨의 민원에 이렇다 할 답변이나 해명은 전혀 없었다. 또한 책이 발간될 당시 몇몇 국회의원들이 정 씨가 제기한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다루겠다고 했지만 이것 역시 말뿐이었다.
“한번쯤은 해당 부처에서 교과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교과서를 놓고) 괜한 딴지나 걸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잘못된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린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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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타운^^^ | ||
“아이들에게 ‘부정’ 상세히 가르쳐”
교과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설명하는 정씨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황새의 재판’이라는 제목의 글을 살펴보겠다. 옛날, 꾀꼬리와 뻐꾸기, 따오기가 모여서 서로 자기 목소리가 좋다고 싸우고 있었다. 하루는 꾀꼬리가 ‘이렇게 싸우지만 말고 재판을 받아 보자’며 지혜있고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황새에게 재판을 맡겼다.
하지만 따오기는 자기의 목소리에 자신이 없어 먹을 것을 잔뜩 담아가지고 황새에게 찾아갔다. 잠을 자던 황새는 따오기의 목소리에 놀라 눈을 떴고 ‘이 밤중에 나타났으니 무언가 부탁하려고 온 게 틀림없어. 가져온 것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생각하며 따오기에게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따오기는 꾀꼬리와 뻐꾸기와 자신 중 자신이 이길 수 있도록 도와 주셨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했다. 이에 황새는 염려말고 돌아가라고 했고 재판에서 따오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관 황새는 따오기가 부르니까 벌써 짐작하고 대기하는 모습입니다 ‘가져온 것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해야 겠군’은 뇌물을 받아먹는 처신을 당연한 것처럼 가르치고 있는 것 같아 슬프기조차 합니다” “여기서 참고할 사항은 따오기가 황새의 취향을 연구하여 그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을 놓고 좋은 것을 가르친다고 말하긴 어렵겠죠” 정 씨는 ‘황새의 재판’에 대해 잘못을 찾아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르치거나 개선점을 연구해보라는 내용이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 씨는 또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오른쪽이와 동네한바퀴’라는 글에 대해 “아이들이 이글을 보고 난 뒤 특히 남자아이들은 뭐든 차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라며 교과서의 영향력이 아이들에게 실로 크다고 지적했다.
‘오른쪽이와 동네한바퀴’는 ‘오른쪽이’라는 운동화가 보이는 것은 뭐든 차고 다니다가 자신이 채이게 돼 결국은 반성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실제 글의 내용은 오른쪽이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있지 않아 교사의 지도가 없으면 아이들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 씨는 자신의 사무실에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이 글을 놓고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하는지 물었고, 아이는 ‘선생님이 아무 말도 안하셨구요, 저희는 그저 읽기만 했어요’라고 답했다 한다.
‘참교육 지향한다’는 전교조 역시 ‘교과서 개선하자’ 목소리 전혀 없어
“저는 교과서가 이렇게 잘못된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정 씨는 (논술교육원에서)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는 입장이라 어느 날 교과서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교과서가 잘못됐구나’를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제가 학교를 다닐 적엔 아이들의 실력이 미진할 경우 교사들이 책임을 졌지만, 요즘은 아이들 거의가 학원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교사도 학원에서도 그 누구도 아이들을 책임 지지 않아요. ‘참교육을 지향한다’는 전교조 조차도 교과서의 잘못을 시정하자는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교과서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는 정 씨, 그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결과적으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더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다. 하지만 정 씨의 행동에 많은 사람들은 ‘왜 지난이야기 갖고 들쑤시느냐 지금도 잘 되고 있는데’라며 무척 귀찮아했다.
“바로 그러한 정서가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껏 잘 해왔지만 교과서도 결국엔 사람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분명 단점은 존재합니다. 잘못된 부분들을 알았을 때 지속적으로 고쳐나가야 발전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 씨가 주장하는 내용들 중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면도 없지는 않다. 그리고 공인된 근거들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마추어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로들조차 제기하지 ‘못한’ 아니 ‘안한’ 문제를 아마추어가 제기하고 시정하려는 노력자체는 우리 사회에 있어 꽤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공은 이제 내 손에서 떠났다’는 정 씨, “앞으로는 누군가가 제가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 연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하고 현실화 시키는 일을 해야겠지요.”라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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