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티만 입고 트롯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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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만 입고 트롯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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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에는 대장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자 뺨치는 여장부도 있다. 더욱이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비지니스가 몸에 배인 여성이라면 남자들도 입을 딱 벌릴 정도로 과감하다. 어찌보면 00찬 남자들이 창피해서 쥐구멍으로 들어가야 할 정도의 여장부들이 간혹 있다.

언론사 여자 선배(50대 중반)중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 큰손이라는 애칭을 가진 여장부가 있었다. 한때 언론사를 그만두고 큰 사업까지 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이 선배와 가끔 만나 지난날도 되새길겸 쓴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한다.

하루는 퇴근시간에 맞춰 후배 몇명과 만났는데 식당에서 소주 몇잔을 걸치던중 난데 없는 여자들이 있는 술집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이 여장부 선배 가만히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것도 추억이라고 사업할 때 술상무 하면서 겪었던 야시꾸리한(야한)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이르렀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당연히 장단 맞춰 장구치는 주당이 있기 마련이다. 후배 주당 한명이 “선배님 진짜 그런데 가 보았나요”하면서 은근히 유도를 하자 성질까지 급한 여장부 선배 “너 한번 가볼끼여”하면서 60%정도의 사인을 보냈다.

만약 가고 싶다면 큰 칼 한번 뽑겠다는 것이었다. 어찌 주당들이 그 말에 “아니오”란 대답을 하겠는가. 당연히 “예스”로 귀결됐고 소주집을 나와 종로 모처의 술집으로 날아갔다.

남자 넷에 퉁퉁한 여자 한명이 들어오니 웨이터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 하자 여장부 선배 “어이 예쁜 아가씨들로 4명 보내”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양주가 들어오고 아가씨가 안착하니 양주 몇병이 순식간에 없어졌다. 취기가 살짝 오르는가 싶더니 갑자기 여장부 선배 지갑에서 만원짜리 열장 정도를 턱 꺼내더니 아가씨들을 향해 “야 느그들 오늘 화끈하게 노는거야”하면서 팁을 주는데 보통 솜씨(기술적인 문제는 청소년 보호차원에서 상상에 맡김)가 아니었다.

이윽고 아가씨들의 솜씨가 발휘되자 뒤따라 우리들에게도 넥타이 풀고 확실히 놀라는 주문을 하고서는 자신도 위에 걸친 겉옷을 벗어 던지고 탑(어깨 끈만달린 티 종류)차림으로 아가씨들을 요리하는데 주눅이 들어 제대로 놀 수가 없었다. 사실 남자들만 놀 때는 나 역시도 한수하는데는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는데 왜 그렇게 초라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게 웬일인가. “야 머슴아들은 팬티와 런닝만 걸치고 좀 제대로 놀아봐라”며 주문을 하는데 옆에 있던 아가씨들이 합세하는 바람에 졸지에 남자 4명은 몽땅 런닝과 팬티만 걸치고 술을 마시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사실 술집에서 트렁크 팬티에 런닝만 걸치고 트롯을 간드러지게 불렀다는 상상만 해도 토픽감 아니겠는가. 그것도 여자 선배 앞에서 말이다.

어찌보면 한심하고 어찌보면 재롱떠는 것 같고…. 참 술 마시다 별 경험을 다한다고 생각했지만 한가지 교훈이라면 “술판은 분위기다”라는 것을.

이일은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또 한번 가자고 할까봐 사전 차단 차원에서 이글을 쓰니 혹시 보면 용서해주길 바랄 뿐이다. 선배 죄송하게 됐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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